요즘 들어 시애틀에서 살다 보면 가장 짜증스러운게 교통체증이에요.

예전에도 러쉬아워인 출퇴근 시간엔 좀 막히긴 했지만 요즘은 밀려도 너무 밀립니다. 다들 어디를 그렇게 가는지...

특히 5번 프리웨이 그러니까 I-5는 이제 '언제 막히지 않을까'가 아니라 '언제 안 막히나'를 고민하게 될 정도입니다.

아침 7시쯤만 돼도 이미 북쪽 린우드 방향은 브레이크등으로 이어지고, 남쪽 타코마 쪽으로 향하는 차들은 거북이걸음을 시작하죠. 퇴근 시간엔 말할 것도 없고요.

오후 3시 반부터 이미 도심 구간은 교통량이 폭발하기 시작해서, 4시 반~6시 사이엔 거의 주차장 수준이에요. 예전에는 이 정도로 막히면 '사고 났나?' 했는데, 요즘은 그냥 평상시예요.

왜 이렇게 막히나 싶어서 보면 단순히 차가 많아서가 아니더라고요. 코로나 이후로 다시 사무실 출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도심 통행량이 확 늘었고, 그 와중에 도로 공사 구간이 여기저기 생겼어요. 노스게이트 근처에서 진행 중인 차선 확장공사나, 다운타운 주변의 진입램프 보수공사 같은 것들이 동시에 진행되니까 평소보다 흐름이 훨씬 느려집니다.

게다가 시애틀에 새로 유입되는 인구가 많아지면서 통근 차량 수도 폭증했죠. 시애틀은 일자리는 계속 늘어나는데, 집값이 워낙 비싸서 많은 사람들이 린우드나 에버렛, 페더럴웨이, 타코마 쪽으로 밀려나 살아요.

그러다 보니 그 모든 사람들이 하루 두 번씩 I-5로 오가게 되는 구조예요. 도심 중심에 교통량이 몰릴 수밖에 없죠.


재미있는 건 이제 이걸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여요. "오늘은 30분이면 되겠지" 하면서도 결국 1시간 넘게 걸려도 그저 라디오 틀고 커피나 홀짝 홀짝 차안에서 마시며 묵묵히 버팁니다. 그런데 솔직히 요즘은 그 여유도 점점 사라지는 느낌이에요. 날씨라도 좋으면 좀 덜 답답할 텐데, 비까지 내리면 시야도 좁아지고 사고도 잦아지거든요.

특히 비 오는 날 아침 5번 프리웨이의 남북 방향 교통은 완전히 멈춰버리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면 네비게이션이 대체로 405번으로 돌아가라고 안내하지만, 거기도 만만치 않게 막히긴 마찬가지죠. 그래서 요즘은 출퇴근 시간을 피해서 일찍 움직이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저도 몇 번 시도해봤는데 확실히 한두 시간 차이로 도로 상황이 완전히 달라져요. 새벽 6시 반 전에 나서면 비교적 수월한데, 7시만 넘어도 바로 정체가 시작됩니다.

도시가 커지는 건 반가운 일인데 교통만큼은 점점 사람들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느낌이에요.

그래도 막히는 와중에도 가끔은 도심을 스쳐보이는 스페이스니들 호수 위로 뜨는 아침 안개를 보면 '그래, 이게 시애틀이지' 하며 마음이 조금 누그러지기도 합니다.

막히는 도로 위에서도 여전히 풍경 하나로 위안을 주는 도시 그게 시애틀의 매력인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