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한 가족이 오래된 단독주택 계약을 앞두고 인스펙션 리포트를 들고 왔습니다. 지붕, 전기, 보일러까지 꼼꼼히 적혀 있었는데, 정작 마당 밑 하수관 이야기는 한 줄도 없었습니다.
그분들은 인스펙터가 당연히 하수관도 봤을 거라고 생각하고 계셨어요. 그런데 그건 오해입니다.
미국 홈 인스펙터 협회인 ASHI와 InterNACHI의 기준을 보면, 일반 홈 인스펙션은 눈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을 점검하는 일이고 땅속 하수관은 범위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인스펙터가 집 안에서 물을 틀어 보고 배수가 잘 빠지는지 확인하는 것까지는 합니다. 하지만 집에서 도로 쪽 본관까지 이어지는 관 속 상태는 카메라를 넣어야만 알 수 있지요.
그래서 따로 신청하는 것이 하수관 카메라 검사, 흔히 말하는 sewer scope입니다. 클린아웃이라는 점검구로 작은 카메라를 밀어 넣어 관 내부를 영상으로 확인하는 방식입니다.
이 동네에서 이 검사가 더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모건타운 유틸리티 보드(MUB)는 수리 책임이 수도 계량기, 그리고 집 하수 지관이 본관에 연결되는 지점까지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그 연결 지점부터 집까지의 관이 깨지면 수리는 집주인 몫이라는 뜻입니다. MUB도 이 관들이 땅속 깊이 묻혀 있어 수리비가 수천 달러에 이르는 일이 드물지 않다고 설명합니다.
MUB가 HomeServe와 손잡고 하수관 보증 상품을 안내하는 것도 이런 배경 때문입니다. 다만 보증은 사고 이후의 이야기이고, 살 집의 현재 상태는 사기 전에 확인하는 게 순서라고 봅니다.
그렇다면 모든 집에 다 해야 할까요. 제 생각에는 특히 꼭 넣어야 하는 집이 있습니다.
첫째는 지은 지 오래된 집입니다. 여러 비용 가이드와 인스펙션 업체들은 대체로 20년이 넘은 집이라면 검사를 권하고 있습니다.
둘째는 1945년에서 1972년 사이에 지어진 집입니다. 이 시기에는 오렌지버그(Orangeburg) 파이프라는 하수관이 쓰인 경우가 있습니다.
오렌지버그 관은 나무 펄프와 피치를 섞어 만든 관으로, 2차대전 무렵 금속이 부족하던 시절 싸게 쓰던 재료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눌리고 찌그러지는 성질이 있어서 지금 남아 있다면 상태를 반드시 봐야 합니다.
셋째는 점토관, 즉 클레이 파이프가 묻혀 있을 가능성이 큰 오래된 동네의 집입니다. 짧은 토막을 이어 붙인 구조라 이음매가 많고, 그 틈으로 나무뿌리가 파고들기 쉽습니다.
넷째는 집과 도로 사이에 큰 나무가 서 있는 집입니다. 뿌리는 물을 따라가기 때문에 하수관 경로 위의 큰 나무는 그것만으로도 확인할 이유가 됩니다.
다섯째는 지하실 바닥 배수구 주변에 물자국이 있거나, 셀러가 배관 청소를 한 기록이 있는 집입니다. 오래 비어 있던 집도 물을 거의 안 써서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을 수 있으니 같은 범주로 봅니다.
비용은 어느 정도일까요. 비용 정보 사이트 HomeGuide는 홈 인스펙션에 추가로 붙일 때 100달러에서 250달러 선을 제시합니다.
단독으로 부를 때는 125달러에서 500달러 범위로 안내하고 있고요. 집 안 배수구로 들어가거나 변기를 떼어내야 하면 추가 비용이 붙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하수관 수리는 어떨까요. 같은 계열 자료들을 보면 큰 하수관 공사는 5천 달러에서 2만 달러 이상까지 나올 수 있다고 합니다.
숫자를 나란히 놓고 보면 망설일 이유가 별로 없습니다. 몇백 달러짜리 검사로 몇천, 몇만 달러짜리 위험을 미리 들여다보는 셈이니까요.
예전에는 이 검사를 권하면 너무 깐깐한 것 아니냐는 반응도 많았습니다. 요즘은 바이어 쪽에서 먼저 물어보는 경우가 늘었고, 그만큼 인식이 달라졌다고 느낍니다.
검사를 할 때 몇 가지는 챙기시길 권합니다. 영상 파일을 꼭 받아 두세요. 리포트 글만으로는 문제의 위치와 심각도를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관이 어느 지점까지 확인됐는지도 물어보세요. 카메라가 중간에 막혀 본관까지 못 갔다면 그 뒤는 여전히 모르는 영역입니다.
문제가 나오면 인스펙션 컨틴전시 기간 안에 배관업체 견적을 받아 두는 게 좋습니다. 그래야 가격 조정이나 수리 요청을 근거 있게 할 수 있습니다.
뿌리 몇 가닥이 보이는 정도와 관이 꺼지거나 깨진 상태는 대응이 완전히 다릅니다. 영상 하나로 성급하게 계약을 깨기보다는 전문가 판단을 한 번 더 듣는 편이 낫습니다.
계약 조건과 보증 범위는 집마다, 계약서마다 다르니 최종 결정 전에는 담당 에이전트나 배관 전문가와 꼭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앞서 말씀드린 그 가족은 결국 카메라 검사를 추가했습니다. 다행히 큰 파손은 없었고, 뿌리 제거 정도만 하면 된다는 결과를 받았습니다.
저라면 오래된 집, 큰 나무가 있는 집, 1970년대 이전 집은 고민하지 않고 이 검사를 넣겠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이 가장 비싸게 돌아오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봤으니까요.

왕눈꼽선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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