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op 1604 도로공사는 10년이 기본이라는 기막힌 사실 - San Antonio - 1

산안토니오로 이사 처음 왔을 때 가장 눈에 띄었던 것 중 하나가 프리웨이 공사였습니다.

Loop 1604를 비롯해서 여기저기 콘크리트 장벽이 세워져 있고 차선은 좁아져 있고, 밤에는 출구가 막히거나 길이 갑자기 바뀌는 일이 흔했습니다.

처음 1년은 그러려니 했습니다. "도시가 커지니까 도로 확장하는 모양이구나. 한두 해 지나면 좋아지겠지." 그런데 3년을 살아보니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3년 전에도 공사 중이었는데 지금도 공사 중입니다. 문제는 공사가 조금씩 진행되는 것은 보이는데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가끔 "이 속도면 10년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자료를 찾아보니 진짜 가능성 있는 이야기였습니다. 나의 관찰력이란.....

TxDOT의 Loop 1604 North Expansion은 약 23마일에 걸친 14억 달러 규모의 대형 사업입니다.

하나의 공사가 아니라 여러 구간으로 나눠 진행하고 있습니다. 일부 구간은 2021년에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구간에 따라 완공 예정이 2026년, 2027년, 2028년이고 Judson Road에서 I-35까지 이어지는 구간은 2026년 말 공사를 시작해 2029년 완공 예정입니다.

결국 어떤 운전자 입장에서는 2021년부터 2029년까지 거의 계속 공사판을 보게 되는 셈입니다.

그럼 도대체 왜 이렇게 오래 걸릴까요?

처음에는 저도 그냥 "미국 도로공사가 느린가 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내용을 보면 단순히 아스팔트 몇 차선 더 까는 공사가 아닙니다. 기존 프리웨이를 매일 수많은 자동차가 이용하는 상태에서 공사를 해야 합니다.

도로를 통째로 폐쇄하고 몇 년 동안 공사한 다음 다시 열 수 있다면 훨씬 빠르겠지만 현실적으로 그럴 수가 없습니다.

기존 차를 계속 통과시키면서 옆에 새 차선을 만들고, 교량을 만들고, 램프를 옮기고, 다시 차선을 바꾼 뒤 기존 구조물을 철거합니다.

그 다음 또 다른 부분을 공사합니다. 특히 I-10과 Loop 1604가 만나는 곳은 단순한 교차로가 아닙니다. 여러 방향의 차량을 연결하는 대형 인터체인지 공사이고, Loop 1604 전체에는 HOV 차선과 새로운 램프, 교량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Blanco Road에는 아예 Diverging Diamond Interchange라는 새로운 형태의 교차로까지 만들었습니다. 이곳만 해도 교량과 도로를 단계적으로 공사하면서 기존 차량을 계속 통과시켜야 했습니다.

여기에 산안토니오의 빠른 성장도 문제입니다. 공사를 시작했는데 몇 년 사이 주변에 아파트와 상가가 또 들어섭니다. 차량은 계속 늘어납니다. 도로를 넓히기 위해 공사하는 동안 그 도로를 이용하는 차량 자체가 증가하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시민 입장에서는 참 답답합니다. 몇 년 동안 좁은 차선과 콘크리트 벽 사이를 운전하고, 어느 날 가보면 익숙했던 출구가 바뀌어 있고, 주말에는 또 프리웨이를 막습니다. 그러면서도 완성된 모습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사실 대형 도로공사는 지하 배수시설이나 기초공사처럼 운전자가 볼 수 없는 작업도 많습니다. 교량 하나를 만들어도 기초부터 기둥, 빔, 상판, 포장까지 순서대로 해야 하니 겉으로 보기에는 몇 달 동안 아무것도 안 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그래도 주민 입장에서는 그런 사정을 매일 생각하면서 운전할 수는 없습니다. 3년 동안 공사판을 보고 살았으면 푸념 정도는 할 만합니다. 더 재미있는 것은 하나가 끝나면 또 다른 공사가 기다리고 있다는 겁니다. TxDOT 자료를 보면 I-35 Northeast Expansion도 구간에 따라 2027년부터 2029년까지 이어지고, 다른 주요 도로 사업도 계속 예정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어느 날 아침 산안토니오 사람들이 일어나 보니 "드디어 모든 프리웨이 공사가 끝났다!" 하는 날은 아마 쉽게 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도시가 계속 커지는 이상 도로도 계속 뜯고 넓혀야 하기 때문입니다. 처음 산안토니오에 왔을 때는 공사가 끝나면 편해질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3년이 지난 지금은 생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여기서는 공사가 끝나는 것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그냥 공사 중인 프리웨이에 익숙해져야 하는 것 같습니다.

이제 2029년이라는 숫자를 보니 한숨부터 나옵니다. 설마 그때 또 이런 말을 하고 있지는 않겠죠.

"아직도 공사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