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에이 살다가 북쪽 파사디나 이사오면서 제일 먼저 부딪히는 문제가 바로 아이들 학교 문제였어요.
한국에서는 그냥 집 근처 학교로 가는 게 당연했는데, 미국은 "학군"이라는 게 집값, 렌트비, 생활비 전반에 큰 영향을 줍니다. 특히 파사데나는 교육열이 높은 도시라서, 어디에 집을 잡느냐에 따라 아이가 다니는 공립학교 수준이 크게 달라져요.
저도 이사 올 때 제일 먼저 알아본 게 아이들 학교 등록 서류와 학군 정보였고, 지금도 이웃 엄마들이랑 만나면 "어느 학교가 좋다더라"라는 얘기를 늘 나눕니다.
먼저 공립학교 등록에 필요한 서류를 살펴보면, 기본적으로 세 가지가 있어요.
첫째, 거주 증명서. 렌트 계약서나 모기지 서류, 전기·가스·수도 같은 공과금 고지서가 필요합니다.
둘째, 아이 출생 증명서. 한국에서 가져온 서류라면 영어 번역본과 공증을 붙여야 하고, 여권으로 대체하기도 해요.
셋째, 예방접종 기록. 미국 기준으로 업데이트된 서류가 필요하고 부족한 예방접종은 현지 소아과에서 다시 맞아야 할 수 있습니다. 추가로 이전 학교에서 받은 성적표나 생활기록부도 있으면 반 배치나 학사 진행에 도움이 돼요. 저도 아이 예방접종 기록 때문에 한동안 병원을 오가야 했는데, 파사데나 지역 소아과에서 다시 정리해 주면서 해결했어요.
그다음은 학군 선택 문제예요. 파사데나는 전반적으로 학군이 괜찮다고 알려져 있지만, 동네별로 학교 수준이 조금씩 달라요. 파사데나 통합교육구(PUSD) 산하 학교들은 평가가 엇갈리는데, 북쪽 일부 지역 학교는 점수가 낮은 편이고, 사우스 파사데나나 아케이디아(Arcadia), 라카냐다(La Cañada) 같은 인접 지역은 학군이 매우 우수해서 인기가 많습니다.
당연히 집값과 렌트비도 학군 따라 차이가 큽니다. 사우스 파사데나에선 방 2~3개 아파트 렌트가 월 3000불 전후로 형성돼 있고, 라카냐다에 집을 사려면 최소 150만 불 이상 잡아야 해요. 반면 파사데나 중심부는 상대적으로 렌트비가 조금 낮지만, 학교 평점이 다양하게 갈립니다. 그래서 어떤 부모님들은 생활비 절약을 위해 파사데나에 살면서, 교육은 사립학교나 보충 학원으로 보완하기도 합니다.
렌트비와 집값을 비교하면 확실히 학군이 좋은 지역일수록 부담이 커요. 사우스 파사데나와 라카냐다 같은 곳은 렌트비가 비싸고 매물도 한정적이라 경쟁이 치열합니다. 파사데나 도심이나 노스 파사데나는 렌트비가 조금 낮지만, 생활 환경과 학군 평점은 그만큼 차이가 있어요. 저도 현실적으로 렌트비와 아이 교육을 동시에 맞추려다 보니, 중간선에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음식비도 중요한 부분이에요. 파사데나는 한인타운(LA 코리아타운)과 차로 20~30분 거리라서 한국 마켓 접근성이 좋아요. 주말에 차 몰고 가면 김치, 라면, 불고기 재료 같은 걸 쉽게 살 수 있고, H마트나 시온마켓도 가까운 편이라 한식 재료 구하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다만 미국 전체적으로 물가가 올라서 장바구니 물가는 꽤 무겁게 느껴지죠. 학군 좋은 교외 지역에 살면 장보기가 조금 불편할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차 유지비와 교통비도 빼놓을 수 없어요. 파사데나는 대중교통이 있긴 하지만, 아이 키우는 가정은 차가 필수예요. 학교, 학원, 친구 집까지 다 데려다 줘야 하니까요. 보통 두 대는 있어야 하고, 개스값은 캘리포니아 주 세금 때문에 미국 평균보다 훨씬 비쌉니다. 여기에 보험료와 유지비까지 합치면 한 달에 몇 백 불은 기본으로 들어가요. 대신 파사데나는 LA 다운타운과 가깝고 프리웨이가 잘 뚫려 있어서, 직장이나 외출할 때 접근성이 좋은 게 장점입니다.
정리하자면, 미국 공립학교 등록은 서류만 제대로 준비하면 어렵지 않지만, 문제는 학군을 어디로 잡느냐예요. 학군 좋은 곳은 렌트비와 집값이 크게 오르고 생활비 전반이 부담되지만, 교육 환경이 안정적이고 아이 성장에 유리합니다.
반대로 생활비를 줄이고 싶다면 파사데나 내에서 학군이 중간 정도인 지역을 고른 뒤, 사교육이나 다른 방법으로 보완하는 선택도 가능합니다. 결국 각 가정이 아이 교육과 생활비 사이에서 어떤 균형을 찾을지가 핵심이에요.
저 역시 파사데나에 살면서 "사우스 파사데나로 옮겨야 하나, 그냥 여기서 보완하면서 살까" 늘 고민하는 중이지만, 한인 커뮤니티 접근성과 생활 편리함을 생각하면 지금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