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칠 전 강가 산책로를 걷다가 오랜만에 이웃 한 분을 만났어요. 반가워서 안부를 물었는데, 지난달에 대상포진을 앓고 나서 아직도 옆구리가 찌릿하다고 하시더라고요.
혹시 백신은 맞으셨냐고 여쭤봤더니 한 번은 맞았는데 두 번째는 잊어버리셨대요. 그 말을 듣고 집에 와서 제 기록부터 다시 찾아봤습니다.
대상포진은 어릴 때 앓은 수두 바이러스가 몸속 신경에 숨어 있다가 나이가 들거나 면역력이 떨어질 때 다시 깨어나서 생기는 병이에요. 그래서 수두를 앓은 기억이 없어도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CDC에 따르면 1980년 이전에 태어난 미국 성인의 99% 이상이 수두 바이러스에 노출된 적이 있다고 해요. 본인이 기억 못 할 뿐 거의 다 몸에 지니고 있다는 뜻이죠.
CDC는 미국인 3명 중 1명이 평생 한 번은 대상포진을 겪는다고 설명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위험도 같이 올라가고요.
이 숫자를 처음 봤을 때 솔직히 좀 놀랐어요. 주변에 앓았다는 분이 왜 그렇게 많은지 단번에 이해가 되더라고요.
지금 미국에서 쓰는 대상포진 백신은 싱그릭스(Shingrix)예요. 예전에 쓰던 조스타박스(Zostavax)는 미국에서 더 이상 판매되지 않습니다.
권장 대상은 50세 이상 성인이에요. 면역이 약해졌거나 약해질 예정인 19세 이상 성인도 맞도록 권하고 있고요.
여기서 핵심은 싱그릭스가 두 번 맞는 백신이라는 점입니다. 첫 번째 접종 후 2개월에서 6개월 사이에 두 번째를 맞도록 되어 있어요.
면역저하자처럼 빨리 보호가 필요한 경우에는 첫 접종 후 1~2개월 만에 두 번째를 맞을 수도 있습니다. 이건 담당 의사가 판단할 부분이에요.
그럼 6개월을 훌쩍 넘겨버린 분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CDC 지침은 생각보다 간단해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필요 없이 생각났을 때 바로 두 번째를 맞으면 됩니다.
저도 이 대목에서 마음이 놓였어요. 늦었다고 포기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거니까요.
두 번 다 맞았을 때 효과는 꽤 높게 나왔습니다. 면역이 건강한 50~69세에서는 대상포진 예방 효과가 97%, 70세 이상에서는 91%였다고 CDC가 밝히고 있어요.
대상포진이 지나간 뒤에도 신경통이 몇 달씩 남는 경우가 있는데, 이걸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라고 해요. 50세 이상에서 이 후유증을 막는 효과도 91%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막상 두 번째를 끝까지 맞는 사람은 생각만큼 많지 않아요. 메디케어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첫 접종 후 6개월 안에 두 번째까지 마친 비율은 78%였습니다.
50~64세는 조금 더 낮았어요. 6개월 안에 마친 비율이 70% 정도, 12개월 안에는 80% 정도였다고 합니다.
GSK가 발표한 장기 추적 자료에서는 두 번 접종한 50세 이상에서 보호 효과가 최소 10년 이어진 것으로 나왔어요. 한 번 제대로 끝내 두면 꽤 오래 든든하다는 얘기라서, 두 번째를 미루는 게 더 아깝게 느껴졌습니다.
열 명 중 두세 명은 반쪽짜리로 남는 셈이라 좀 아쉬웠어요. 대부분은 바빠서 잊어버린 경우일 거예요.
예전에 조스타박스를 맞았던 분도 싱그릭스를 다시 맞는 게 권장됩니다. 조스타박스 접종 후 최소 8주가 지났으면 됩니다.
이미 대상포진을 앓은 분도 맞는 게 좋다고 해요. 다만 지금 발진이 있는 상태라면 다 나은 뒤에 맞아야 합니다.
부작용도 미리 알아두면 덜 당황해요. 팔이 뻐근하거나 붓고, 피곤함, 근육통, 두통, 열이 날 수 있는데 보통 2~3일이면 가라앉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바깥 일정이 없는 주말 전날에 맞는 걸 추천하고 싶어요. 하루 이틀 푹 쉬고 나면 한결 낫거든요.
임신 중이거나 백신 성분에 심한 알레르기가 있는 분, 지금 대상포진을 앓고 있는 분은 접종을 피해야 해요. 지병이 있거나 복용 중인 약이 있다면 맞기 전에 꼭 의사나 약사와 상의하세요.
비용 이야기도 빠질 수 없죠.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덕분에 2023년부터 메디케어 파트 D 가입자는 싱그릭스를 본인 부담 없이 맞을 수 있습니다.
주의할 점은 싱그릭스가 파트 B가 아니라 파트 D로 처리된다는 거예요. 그래서 대부분의 가입자는 동네 약국에서 맞고, 병원에서 맞으면 청구가 안 돼서 비용을 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직장 보험이나 개인 보험이 있는 50~64세라면 보험사나 약국에 미리 커버 여부를 물어보시는 게 안전해요. 약국 앱으로 예약하면서 확인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제 기록을 찾아보니 다행히 두 번 다 맞았더라고요. 그래도 이번 일로 접종 날짜를 휴대폰 메모에 따로 적어두었어요.
혹시 기억이 가물가물하다면 다니는 약국에 접종 기록을 물어보세요. 첫 번째만 맞은 게 확인되면 그 자리에서 두 번째를 예약하시면 됩니다.
가을 바람이 선선해지고 강변 나무들도 조금씩 물들기 시작하는 요즘, 독감 주사 맞으러 가는 길에 이것도 한 번 챙겨보셨으면 해요. 나라면 이번 주 안에 약국에 들러서 확인부터 하겠습니다.

moonlight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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