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디슨으로 이사 오고 나서 한국 사람이라면 한 번쯤 부딪히는 문제가 있다.
"김치하고 고추장은 도대체 어디서 사지?"
시카고나 LA처럼 커다란 한인타운이 있는 도시가 아니다 보니 처음에는 한국 식재료 구하기가 상당히 어려울 것 같다.
그런데 막상 찾아다녀 보니 생각보다 선택지가 많다. 중요한 건 어느 마켓에 무엇이 많은지를 알아두는 것이다.
가장 먼저 기억해둘 곳은 Asian Midway Foods다. 301 S. Park St.에 있는데 매디슨에서 오래된 대표적인 아시안 식료품점이다.
매장이 엄청 화려하거나 대형 슈퍼마켓처럼 넓지는 않다. 대신 안으로 들어가 보면 작은 공간에 물건이 정말 빽빽하게 들어차 있다.
쌀과 면, 소스, 냉동식품부터 두부와 아시아 채소, 생선과 고기까지 있어서 한식뿐 아니라 중국, 동남아 요리를 자주 해먹는 집이라면 상당히 유용하다.
그런데 한국 식재료가 목적이라면 K-Food Market도 알아두는 게 좋다. 주소는 1206 S. Park St.이다.
예전 Oriental Food Mart로 알려졌던 곳으로 규모는 작지만 한국 식료품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일반 미국 마트에서는 찾기 어려운 한국 양념이나 식재료를 찾을 때 이런 작은 전문점이 오히려 편하다.

서쪽에 산다면 Lee's Oriental도 괜찮다. 3240 University Ave.에 있으며 한국과 일본 식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한다.
고추장 같은 한국 양념은 물론 한국식 반찬도 판매하고, 돌솥이나 한국식 바비큐 용품 같은 주방제품까지 취급한다.
한국 식료품점을 찾는 사람에게는 그냥 '아시안 마켓'보다 목적이 분명한 곳이다.
그리고 2026년 들어 매디슨의 아시안 장보기 환경이 한 단계 좋아졌다.
University Ave.에 Enson Market이라는 대형 아시안 마켓이 3월 새로 문을 열었다. 기존의 작은 전문점과 달리 넓고 현대적인 슈퍼마켓 형태라서 냉동식품, 과자, 소스, 면류 같은 아시아 식품을 한꺼번에 구경하기 좋다. 서쪽에 사는 사람에게는 특히 반가운 변화다.
동쪽에서는 Global Market & Food Hall을 빼놓을 수 없다. 2161 Zeier Rd.에 있는데 규모가 상당하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 육류, 냉동식품, 생선과 해산물까지 취급한다. 여기는 장만 보고 나오는 곳이라기보다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바로 옆에 여러 아시아 음식을 파는 푸드홀이 붙어 있어서 가족끼리 가면 한 사람은 장을 보고 다른 사람은 밥을 먹는 식으로 이용하기도 좋다.
서쪽의 A-Mart Asian Grocery도 기억해둘 만하다. 680 S. Whitney Way에 있으며 중국, 베트남, 필리핀, 태국, 일본, 한국 등 여러 나라 식품을 취급한다. 신선한 채소와 고기, 해산물도 있어서 특정 한국 제품만 찾는 게 아니라 아시아 요리를 두루 해먹는 집에 잘 맞는다.
Monona Drive 쪽에는 Viet Hoa Market도 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베트남과 동남아 식재료가 강하지만 한국 라면이나 김치, 소스처럼 비교적 일반적인 한국 식품도 찾을 수 있다.
이렇게 정리하고 보니 매디슨에서 한국 음식 해먹기가 생각만큼 어렵지는 않다.
한국 제품이 우선이면 K-Food Market이나 Lee's Oriental을 먼저 보고, 이것저것 한꺼번에 많이 사려면 Global Market이나 새로 생긴 Enson Market을 이용하면 된다. Park Street 가까이 산다면 Asian Midway Foods가 상당히 실용적이다.
물론 시카고 교외의 대형 한인마트처럼 모든 한국 브랜드가 줄줄이 있는 수준은 아니다.
그래도 불고기 재우고, 된장찌개 만들고, 라면과 만두를 냉동실에 채워놓는 일상적인 한국 식생활은 매디슨 안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
매디슨에 처음 왔을 때는 한국 음식 한번 해먹으려면 어떻하나 싶었는데, 알고 보니 문제는 어디에 있는지를 몰랐던 것이었다.
그리고 가끔 원하는 브랜드가 없다는 핑계로 시카고까지 장 보러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한국 사람에게 장보기란 가끔 여행이 되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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