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일인지 요즘은 일하다 보면 전에 없던 짜증이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똑같은 업무도 괜히 피곤하고 예전 같으면 웃고 넘겼을 말 한마디에 신경이 바짝 서죠. 젊을 땐 밤새 일하고도 다음 날 또 웃으며 출근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은 "오늘은 여기까지다" 몸이 먼저 짜증내는 느낌입니다. 체력이 떨어지니 인내심도 덩달아 빠져나가고 마음의 여유도 예전만 못합니다.

책임이 더 무거워진 것도 이유입니다. 30대까지는 실수해도 "다음엔 잘하면 되지"라며 넘겼지만, 40이 넘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내 뒤에는 감당해야 하는 현실이 버티고 있으니 작은 일에도 예민해지고, 누군가 일 대충 처리하면 괜히 내가 뒷감당해야 할 것 같아 억울해집니다. 책임은 늘어나는데 보상은 늘 제자리라는 생각이 들면 짜증은 자연스러운 결과입니다.

여기에 기술 변화는 또 다른 스트레스입니다. 예전엔 서류에 도장 찍으면 끝이었는데 요즘은 로그인하고 계정 연동하고 파일 변환하고 클라우드에 올려야 합니다. 배우면 되지 않느냐지만 머리보다 귀찮은건 사실입니다.

업무 효율이나 일처리 속도도 예전 같지 않고, 집중력도 오래 유지되지 않습니다. "이걸 왜 이렇게 복잡하게 만들었지?" 이 말이 습관처럼 튀어나오는 순간 나도 모르게 40대 후반 넘긴 걸 인정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큰 이유는 '일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란 걸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계속 이렇게 사는 게 맞나? 내 시간은 언제 챙기지?" 건강, 여유, 삶의 질이 우선순위에 올라오니 같은 업무에도 예민해집니다. 젊을 때는 회사에 잘 보이려 애썼다면 지금은 내 몸과 마음을 챙기는 게 더 중요하다고나 할까요.

그렇다고 짜증이 늘었다고 해서 나빠진 것만은 아닙니다. 오히려 자신을 챙길 줄 알게 되었다는 신호입니다.

참기만 하던 시절을 지나, "이건 아닌데?", "이 정도는 거절할 수 있지"라고 말할 수 있는 기준과 용기가 생긴 겁니다. 누군가는 까다롭다 할지 몰라도 이건 경험에서 온 건강한 변화입니다.

결국 일하며 짜증이 나는 이유는 몸은 예전 같지 않고, 책임은 늘었고, 일보다 내 삶이 소중해졌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덜 스트레스 받으며 의미 있는 하루를 보내고 싶은건 나 혼자 생각이 아닐까.. 생각해 보고 두서 없는글을 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