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루클린에 처음 정착한 한인들에게 교회는 단순히 일요일에 예배드리러 가는 곳만은 아니었다.
특히 영어가 익숙하지 않고 미국 생활 정보도 구하기 어려웠던 이민 1세대에게 교회는 지금으로 치면 한인 커뮤니티 사이트와 카카오톡 단체방, 생활정보센터를 전부 합쳐놓은 곳에 가까웠다.
"어디에 한국 식품점 있어요?" "한국말 하는 의사 아세요?" "아파트 구해야 하는데 괜찮은 동네가 어디예요?"
이런 질문을 교회에 가면 누군가는 알고 있었다. 브루클린에도 오랫동안 한인 신자들이 모이는 교회들이 자리 잡아 왔다. B
rooklyn Korean Church를 비롯해 여러 한인 교회와 한인 신앙 공동체가 형성됐고, 주일 한국어 예배뿐 아니라 성경공부, 기도모임, 청소년 프로그램 등을 통해 한인들이 만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왔다.
특히 예전 이민자들에게는 교회 인맥이 상당히 중요했다.
뉴욕에 아는 사람 하나 없이 왔어도 교회에 몇 번 나가다 보면 직장을 소개받기도 하고, 집을 구할 때 부동산 정보를 얻기도 했다. 변호사나 회계사, 병원 같은 생활정보도 자연스럽게 오갔다. 누가 이사를 하면 교인들이 도와주고, 아픈 사람이 있으면 음식을 가져다주는 식이었다.
지금처럼 인터넷 검색 몇 번이면 웬만한 정보를 찾을 수 있던 시대가 아니었으니 교회의 역할이 훨씬 컸던 것이다.
브루클린의 재미있는 점은 워낙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산다는 것이다.
특히 Sunset Park 같은 지역은 중국계와 다른 아시아계 주민, 히스패닉계 주민들이 많이 살고 있어 교회 풍경도 다양하다. 한인 교회 역시 한인들끼리만 모이는 공간에서 벗어나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봉사하거나 다른 문화권 주민들과 교류하는 경우가 있다.
세대가 바뀌면서 교회의 모습도 달라지고 있다.
이민 1세대에게 한국어 예배가 중요했다면 미국에서 태어나거나 어린 나이에 이민 온 1.5세, 2세들에게는 영어가 훨씬 편하다. 그래서 한인 교회 가운데는 영어 예배와 EM, 즉 English Ministry를 별도로 운영하는 곳도 있다.
부모는 한국어 예배를 드리고 자녀는 영어로 예배를 드리는 모습이 이제는 전혀 낯설지 않다.
물론 요즘 젊은 세대에게 교회가 예전만큼 절대적인 생활정보 창구는 아니다. 부동산도 인터넷으로 찾고 맛집도 휴대전화로 검색한다. 한인 커뮤니티 역시 온라인으로 상당 부분 이동했다.
그래도 브루클린에 처음 이사 온 한인이라면 한인 교회가 꽤 든든한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특히 아이가 있는 가정이나 미국 생활이 처음인 사람, 한국말로 편하게 이야기할 사람들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더욱 그렇다.
결국 브루클린 한인 교회의 역사를 보면 한인 이민사와 상당히 닮아 있다.
처음에는 낯선 미국 땅에서 서로 의지하기 위해 모였고, 시간이 지나면서 자녀들이 영어권 세대로 성장했다. 이제는 한인만을 위한 공간에서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교회로 조금씩 변하고 있다.
건물은 교회지만 그 안에서 이루어진 일들을 보면 예배당 이상의 공간이었다.
브루클린에서 살아온 수많은 한인들에게 교회는 미국 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 손을 잡아준 작은 고향 같은 곳이었다.

닥터자르트
VelvetSky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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