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샌프란시스코 아침 공기는... 음, 솔직히 말해서 너무 시원하다 못해 춥다.
반팔 입고 나갔다가 후회하고, 결국 돌아와서 얇은 니트나 가디건 꺼내 입는다.
보통 여름이면 아이스커피 들고 다녀야 하는데, 올해는 핫라떼가 손에서 떨어지질 않는다.
마크 트웨인이 했다는 (사실은 아니지만) 그 유명한 말.
"The coldest winter I ever spent was a summer in San Francisco"
"샌프란시스코에서 보낸 가장 추운 겨울은 여름이었다"
올해는 그게 농담처럼 안 들리고 ㅋㅋㅋ 요즘 이곳의 현실이다.
올여름 샌프란시스코는 지난 수십 년 중 가장 추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7월 평균 기온이 낮과 밤 포함해서 59도.... 이게 예년보다도 1도 정도 낮은 수치라고 한다.
낮 최고 기온도 64도 선에서 머물고 있고, 70도를 넘긴 날은 올해 전체를 통틀어 14일밖에 안 된다.
원래 6월 1일부터 7월 25일 사이에는 최소한 70도 넘는 날이 14일쯤은 있어야 한다는데 거의 반토막 수준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금 샌프란시스코는 1982년 이후 가장 추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그 이유는 강한 해양층(Marine Layer)이 땅 위로 두껍게 깔리면서 햇빛을 막고, 차가운 바다 안개가 도시 위를 감싸고 있기 때문.
그래서 시도 때도 없이 흐리거나 안개가 가득하고, 날씨 앱에 해 그림이 뜨는 날은 오히려 낯설 정도다.
올해는 특히 7월 중 'No-Sky July'라는 말이 괜히 생긴 게 아니다.
보통 7월은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건조한 달인데, 이번에는 비가 내린 날이 무려 7일 중 4일. 이건 예년보다 무려 여섯 배나 많은 강수량이라고.
내가 사는 동네도 예외가 아니다. 오전 9시에 산책을 나가도 한기가 느껴지고, 그나마 햇빛이 나도 바람이 63~65도쯤 되니 반팔 입기는 애매하다.
아파트 단지에서 만난 백인 할머니는 "It feels like October, not July!"라며 파카를 입고 계셨다.
나도 요즘은 아예 여름이라는 생각을 안 하고 산다.
반팔 옷들은 한켠에 밀려나 있고, 얇은 니트와 후드티가 요즘 데일리 룩이다.
친구들은 "에어컨 안 틀어서 좋겠네~" 하지만... 솔직히 선풍기조차 필요 없는 여름이긴 한데.... 가끔은 "쨍쨍한 햇빛 좀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다행히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이런 서늘한 날씨는 8월 초까지는 계속될 거라고.
물론... 이렇게 쿨한 여름도 샌프란시스코만의 매력이겠지.
근데 다음엔 좀만 덜 '쿨'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