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산책 후 강아지 발가락 사이를 꼭 봐야 하는 이유 - Jersey City - 1

어제 저녁 산책 다녀와서 소파에 앉았는데, 우리 집 강아지가 앞발 하나를 붙잡고 한참을 핥고 있었어요. 처음엔 그냥 그루밍인가 했어요.

그런데 10분이 지나도 안 멈추길래 발을 뒤집어 봤습니다. 발가락 사이 털 속에 바늘 같은 풀씨 하나가 반쯤 박혀 있었어요.

솔직히 좀 소름 돋았습니다. 겉에서 보면 멀쩡한 발인데, 털을 벌려야만 보이는 위치였거든요.

그래서 오늘은 가을 산책 후에 왜 발가락 사이를 꼭 봐야 하는지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별거 아닌 것 같은데, 알고 나면 그냥 못 넘어가요.

첫 번째 범인은 폭스테일(foxtail)이라고 부르는 풀씨입니다. 강아지풀처럼 생긴 이삭에서 떨어지는 씨앗인데, 끝이 뾰족하고 미세한 가시가 한 방향으로 나 있어요.

이 구조 때문에 한 번 박히면 앞으로만 파고듭니다. 뒤로 빠지는 법이 없는, 아주 고집 센 녀석이죠.

수의사 자료들을 보면 폭스테일이 가장 잘 끼는 곳 중 하나가 바로 발가락 사이 물갈퀴처럼 얇은 피부라고 합니다. 거기서 피부 아래로 계속 파고들면 붓고 아픈 혹이 생길 수 있대요.

폭스테일은 보통 늦봄부터 여름, 그리고 초가을까지 많이 보인다고 해요. 지금 시기에 풀이 바싹 마른 공터나 산책로 가장자리는 그야말로 씨앗 자판기입니다.

두 번째는 진드기예요. 가을이면 진드기도 끝났겠지 하는 분들 많은데, 이건 완전히 반대입니다.

뉴저지 쪽 자료를 찾아보니 사슴진드기라고도 부르는 블랙레그드 틱(blacklegged tick) 성충은 10월과 11월이 가을 활동 피크라고 합니다. 날이 선선해질수록 오히려 바빠지는 셈입니다.

게다가 영하로 떨어지지 않는 따뜻한 겨울날에도 성충이 활동할 수 있다고 해요. 뉴저지에는 진짜로 진드기 걱정 없는 달이 없다는 말까지 있어요.

CDC도 반려동물 진드기 확인 부위로 발가락 사이를 콕 집어 넣어 두었습니다. 목줄 아래, 귀 안팎, 꼬리 주변, 뒷다리 사이, 앞다리 겨드랑이, 눈꺼풀 주변도 같이 보라고 하고요.

그리고 밖에 나갔다 온 날은 매일 확인하라고 권합니다. 손가락으로 털을 살살 누르면서 작은 돌기가 만져지는지 보는 방식이에요.

참고로 진드기는 개만 무는 게 아니에요. 강아지 몸에 붙어 집 안으로 들어온 진드기가 소파나 침대로 옮겨갈 수도 있으니, 현관에서 확인하는 습관이 사람한테도 이득입니다.

세 번째는 낙엽 밑에 숨은 것들입니다. 가을 산책로는 젖은 낙엽이 깔려 있어서 그 아래 뭐가 있는지 사람도 잘 모르잖아요.

도토리 껍질 조각, 가시 달린 씨앗 뭉치, 깨진 유리 조각 같은 게 낙엽 아래 숨어 있다가 발바닥이나 발가락 사이에 끼기 쉽습니다. 젖은 털에 붙은 이물질은 마른 털보다 훨씬 잘 안 떨어지고요.

그럼 그냥 두면 어떻게 되느냐. 이물질이나 자극 때문에 발가락 사이에 염증성 혹이 생기기도 하는데, 이걸 인터디지털 시스트(interdigital cyst)라고 부릅니다.

VCA 동물병원 자료에 따르면 이 혹은 아프고, 다리를 절게 만들 수 있고, 계속 핥거나 씹게 만든다고 해요. 핥으면 더 자극되고, 자극되면 또 핥는 악순환이 시작되는 거죠.

그래서 제가 보는 신호는 딱 세 가지입니다. 한쪽 발만 집요하게 핥는지, 걸을 때 살짝 절뚝이는지, 발가락 사이가 붓거나 진물이 나는지요.

확인하는 방법은 어렵지 않아요. 현관에 들어오자마자 발을 하나씩 들어 발가락을 살짝 벌리고, 털 사이를 손끝으로 쓸어 보면 됩니다.

순서도 정해 두면 빠뜨리지 않아요. 왼쪽 앞발, 오른쪽 앞발, 왼쪽 뒷발, 오른쪽 뒷발, 마지막으로 목줄 아래까지 훑으면 끝입니다.

털이 긴 견종이면 발바닥 털을 짧게 정리해 두는 게 훨씬 편해요. 숨을 데가 줄어드니까요.

젖은 날은 미지근한 물로 헹구고 발가락 사이까지 꼼꼼히 말려 주는 게 좋습니다. 축축한 상태로 두면 피부가 짓무르기 쉬워요.

풀씨가 보이면 겉에 살짝 걸친 정도일 때만 조심스럽게 떼어내세요. 이미 피부 속으로 들어갔거나 끝이 안 보이면 억지로 파내지 말고 동물병원에 가는 게 맞습니다.

진드기도 마찬가지예요. 맨손으로 비틀어 뽑다가 머리가 남는 경우가 있으니, 처음이라면 수의사에게 제거 방법부터 물어보는 걸 추천합니다.

그리고 이건 꼭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진드기 예방약이나 발 상태에 대한 판단은 강아지 나이, 체중, 건강 상태마다 다르니 다니는 수의사와 꼭 상의하세요.

저는 이번 일 이후로 현관에 수건 한 장이랑 작은 손전등을 아예 걸어 놨습니다. 집에 온 친구가 무슨 공항 검색대냐고 웃었죠.

근데 이 검문소, 생각보다 30초면 끝나요. 강아지도 몇 번 하니까 알아서 발을 내밀더군요.

가을 산책은 정말 좋은 계절의 보너스예요. 다만 그 보너스에 작은 무임승차자들이 따라붙는다는 것만 기억해 두시면 됩니다.

나라면 오늘 저녁 산책 끝나고 딱 한 번만 발가락 사이를 벌려 보겠어요. 아무것도 없으면 다행이고, 뭐라도 나오면 그 30초가 병원비를 아껴 준 셈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