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터레이, 여행으로는 천국인데 실제로 살면 어떨까? - Monterey - 1

캘리포니아에서 바다 예쁜 도시를 이야기하면 저는 몬터레이(Monterey)를 빼놓을 수 없다고 봅니다.

LA나 샌프란시스코하고는 느낌이 완전히 달라요. 도시 자체가 크지 않고 조용한데 바다는 정말 기가 막힙니다. 한번 가보면 "여기서 은퇴해서 살면 좋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어요. 그런데 여행하는 것과 실제로 사는 것은 또 다른 문제잖아요. 그래서 생활비부터 학교, 병원까지 한번 따져봤습니다.

일단 집값이 만만치 않습니다. 몬터레이 지역에서 집을 사려고 하면 대략 100만 달러 안팎은 생각해야 합니다. 물론 시기와 동네, 집 상태에 따라 차이가 상당합니다.

바다가 보이거나 해안 가까이 가면 가격은 훨씬 올라갑니다. 작은 오래된 집인데도 가격표를 보고 "이게 이렇게 비싸?" 싶은 경우가 있습니다.

렌트도 싸지 않습니다. 2베드룸 아파트를 찾으면 대략 월 2,800달러에서 3,800달러 정도까지 생각해야 합니다. 좋은 위치나 새로 리모델링한 집은 그 이상도 나옵니다. 그러니까 몬터레이가 작은 도시니까 생활비도 싸겠지 생각하면 안 됩니다. 캘리포니아 해안 프리미엄이 제대로 붙어 있는 곳입니다.

반면 생활환경은 참 좋습니다.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날씨예요. 여름에 캘리포니아 내륙이 화씨 100도를 넘나들 때 몬터레이는 바닷바람 때문에 선선합니다. 아침에는 안개가 끼고 긴팔이 필요한 날도 있습니다. 더위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천국인데, 반대로 뜨거운 캘리포니아 여름을 좋아하는 사람은 좀 춥고 흐리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병원은 Community Hospital of the Monterey Peninsula, 흔히 CHOMP라고 부르는 병원이 이 지역의 중심 역할을 합니다. 도시 규모를 생각하면 의료 환경은 괜찮은 편입니다. 은퇴해서 살 생각이라면 병원이 얼마나 가까운지도 중요하잖아요. 기본적인 응급진료와 전문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은 분명 장점입니다.

먹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Fisherman's Wharf나 Cannery Row 쪽으로 가면 해산물 식당이 정말 많습니다. 관광지라 가격이 만만치 않은 곳도 있지만 바닷가에서 클램 차우더나 생선요리 먹는 재미가 있습니다. Whole Foods와 Trader Joe's 같은 익숙한 마켓도 있고 Farmers Market도 있어서 장보는 데 크게 불편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몬터레이 하면 역시 Monterey Bay Aquarium이죠. 그냥 동네 수족관 정도가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Cannery Row도 관광객이 많지만 평일에 천천히 걸어보면 분위기가 좋습니다. 조금만 이동하면 Pacific Grove가 나오고 그 아래로 Carmel-by-the-Sea까지 이어집니다. 자동차로 17-Mile Drive를 한번 돌아보면 사람들이 왜 이 지역 집값이 비싼지 이해가 됩니다.

아이 있는 집이라면 학교도 봐야 합니다. 공립은 Monterey Peninsula Unified School District가 있고 Monterey High School 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지역은 사립학교도 유명합니다. York School이나 Santa Catalina School 같은 학교를 알아보는 부모들도 있습니다. 대학은 Monterey Peninsula College가 있고, Middlebury Institute of International Studies at Monterey도 있습니다. 근처에는 Naval Postgraduate School까지 있어서 작은 도시치고 교육기관이 다양합니다.

경제는 아무래도 관광산업의 비중이 큽니다. 호텔, 식당, 관광시설이 많고 해양연구와 교육, 군 관련 기관들도 지역 경제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대신 LA처럼 직업 선택이 끝도 없이 많은 도시는 아닙니다. 그래서 직장을 먼저 구하지 않고 무작정 이사하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교통은 자동차가 있으면 크게 불편하지 않습니다. Highway 1을 타고 해안 도시들을 다닐 수 있고 Monterey Regional Airport도 있습니다. 다만 대도시의 큰 국제공항을 생각하면 안 됩니다. 장거리 국제선 여행을 자주 하는 사람이라면 San Jose나 San Francisco 쪽 공항까지 이동해야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제가 몬터레이를 한마디로 정리한다면 "돈만 어느 정도 준비되어 있다면 정말 살기 좋은 작은 해안도시"라고 하고 싶습니다. 바다 좋아하고, 시끄러운 도시생활 싫어하고, 산책이나 골프 좋아하고, 여름 더위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반대로 젊어서 밤마다 놀러 다니고 새로운 직장을 계속 찾아야 하는 사람에게는 조금 심심할 수도 있습니다. 집값도 결코 만만하지 않고요. 여행으로 와서는 무조건 예쁜 도시지만 실제로 살려면 결국 돈과 직업을 먼저 계산해야 합니다. 그래도 아침에 일어나 바닷바람 맞으면서 산책할 수 있다는 것 하나만 놓고 보면, 왜 사람들이 몬터레이에서 한번 살아보고 싶어 하는지는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