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고메리 남부 음식 문화. BBQ 한번 맛보면 잊을 수가 없어요 - Montgomery - 1

처음 앨라배마에서 돼지고기 BBQ를 먹었을 때는 사실 그렇게 대단한지 몰랐습니다.

한국 사람 입맛에는 삼겹살처럼 바로 구워서 뜨겁게 먹는 고기가 익숙하잖아요.

그런데 며칠 지나니까 이상하게 그 훈제 냄새와 부드러운 고기가 다시 생각나는 겁니다.

남부 BBQ가 그런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처음 한입보다 두 번째, 세 번째 먹을 때 맛을 알게 됩니다.

앨라배마 BBQ는 돼지고기가 중심입니다. 소고기 브리스킷이 주인공인 텍사스 BBQ와는 분위기가 확실히 다릅니다.

주로 돼지 어깨살이나 갈비를 낮은 온도에서 장시간 훈제합니다.

히코리 같은 나무를 사용해 천천히 익히기 때문에 고기에 연기 향이 깊게 배어듭니다.

제대로 익힌 돼지고기는 칼로 힘주어 자를 필요도 없습니다. 이렇게 찢은 고기가 바로 흔히 말하는 pulled pork입니다.

번 사이에 풀드포크를 듬뿍 넣고 코울슬로와 소스를 올려 먹는 샌드위치도 남부에서는 아주 흔합니다.

처음에는 "이게 햄버거야 BBQ야?" 싶은데 먹다 보면 부드러운 돼지고기와 아삭한 코울슬로 조합이 꽤 괜찮습니다.

앨라배마 BBQ를 이야기할 때 화이트 소스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마요네즈와 식초를 기본으로 만든 새콤하고 고소한 소스인데, 특히 훈제 치킨으로 유명하지만 돼지고기와 곁들이는 곳도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갈색 BBQ 소스하고는 완전히 다릅니다.

몽고메리 같은 도시에서는 유명 체인부터 오래된 동네 BBQ집까지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식당 근처에 가면 장작 타는 냄새부터 나는데, 나중에는 그 냄새만 맡아도 배가 고파집니다.

한국의 삼겹살이 불판 앞에 앉아서 바로 구워 먹는 재미라면, 앨라배마 BBQ는 몇 시간 동안 연기를 먹여 만들어낸 고기를 천천히 즐기는 음식입니다.

둘 중 뭐가 더 맛있냐고 물으면 저는 삼겹살을 고르겠습니다. 그런데 가끔 아무 이유 없이 생각나는 건 이상하게도 그 앨라배마 훈제 돼지고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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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앨라배마까지 갔다면 BBQ만 먹고 오기는 조금 아깝습니다.

제가 남부 음식에서 재미있다고 느끼는 건 한 접시에 이것저것 담아 먹는 방식입니다.

프라이드 치킨이나 미트로프에 콜라드 그린, 맥앤치즈, 콘브레드 같은 사이드가 따라옵니다.

처음 보면 별것 아닌 것 같은데 먹다 보면 한국 백반하고 묘하게 비슷한 느낌도 납니다.

밥 대신 콘브레드가 있고 김치 대신 콜라드 그린이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Martin's Restaurant 같은 오래된 식당에 가면 이런 남부식 가정요리를 경험하기 좋습니다. 매일 메뉴가 조금씩 달라지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여름에 앨라배마를 여행한다면 복숭아도 한번 먹어볼 만합니다.

특히 Chilton County가 복숭아로 유명합니다. 길을 다니다 보면 제철 복숭아를 파는 곳도 만날 수 있는데 차갑게 먹으면 정말 맛있습니다.

메기도 남부에서 흔하게 먹습니다. 한국에서는 메기 하면 매운탕부터 생각나는데 여기서는 콘밀을 입혀 바삭하게 튀겨버립니다.

레몬 조금 짜고 타르타르소스를 찍어 먹으면 이것도 나름 특유의 감칠맛이 있어서 계속 먹다보면 꽤 중독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앨라배마 해안 지역까지 간다면 West Indies Salad도 있습니다.

게살에 양파와 식초 등을 넣어 차갑게 먹는 음식으로, 이름과 달리 앨라배마 Mobile 지역에서 만들어진 음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결국 남부 음식은 건강식이라고 말하기는 좀 어렵습니다. 튀기고, 훈제하고, 버터도 많이 들어갑니다.

그런데 여행 가서 매일 샐러드만 먹을 것도 아니잖아요.

앨라배마에 갔다면 BBQ 한 접시 먹고, 다음 날에는 프라이드 캣피시와 콘브레드도 한번 먹어보세요.

그래야 "미국 남부에 갔다 왔다"는 느낌이 제대로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