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서 친하게 지내는 권사님 남편분이 얼마 전에 급성 간염 진단을 받으셨는데요,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안타깝더라고요.

처음에는 NJ FamilyCare 덕분에 기본 검사와 약 처방은 받을 수 있었대요. 그런데 문제는 더 정밀한 검사가 필요했을 때였죠. 보험사에서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거예요.

사전 승인이라는 것은 본래 불필요한 검사나 치료를 줄이기 위해, 의사가 특정 치료나 검사를 하기 전에 보험사로부터 허락을 받아야 하는 절차입니다.

하지만 이게 얼마나 복잡하고 긴지 아세요? 기록 제출하고, 심사 기다리고, 또 추가 요청이 오고... 몇 주가 지나도 답이 없었다는 거예요. 그 사이에 권사님 남편분 몸 상태는 점점 나빠졌고요. 그러던 어느 날 눈과 피부가 심하게 노랗게 되고 말도 제대로 못하셔서 부랴부랴 911앰뷸런스를 불렀고 바로 응급실로 가셨다는 거죠.

응급실에 들어가자마자 상황이 달라졌대요. 검사랑 치료가 몇 시간 만에 진행됐고, 꼭 필요했던 약물도 바로 투여되었답니다. 외래 진료로는 몇 주가 걸릴 절차가 응급실에서는 하루 만에 다 해결된 거예요.

그런데 여기서 더 씁쓸한 건 응급실이 가장 비싼 의료 서비스라는 사실이에요. 환자들은 빠른 치료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응급실을 선택하지만, 결국 보험료와 본인 부담금으로 훨씬 더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하고, 시스템 전체의 의료비도 올라간다는 거죠. 그래도 환자 입장에서는 살기 위해 그 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거예요.

왜 이런 일이 생길까요? 결국 보험사의 운영 방식 때문이에요. 보험사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사전 승인 절차를 까다롭게 만들고, 치료 승인을 늦추거나 아예 거부하면서 돈을 아낍니다. 그런데 환자가 그 사이에 병을 키우다 응급실로 가게 되면, 더 비싼 비용이 청구되고, 그 부담은 결국 환자와 사회 전체로 돌아오게 되는 거죠.

결국 환자는 "덜 아플 때 저렴하게 치료받기"와 "더 아플 때 비싸게 치료받기" 사이에 늘 끌려 다니는 셈이에요.

권사님 남편분도 그랬대요. "보험사랑 몇 주씩 실랑이하다가 병 키우는 것보다는, 차라리 응급실 가서 비싼 돈 내더라도 바로 치료받는 게 낫다." 이 말 속에 미국 의료의 모순이 그대로 드러나 있더라고요. 보험은 원래 환자를 보호하려고 있는 건데, 오히려 환자를 더 비싼 길로 내몰고 있으니 아이러니한 거죠.

그래서 지금 응급실은 미국 의료 시스템의 아주 급한 상황에서 정상 작동하는 의료 시스템이 되어버렸습니다.

원래는 생명이 위태로운 환자들을 위해 존재하는 곳인데, 이제는 보험사 승인에 막혀서 상태가 안좋아져버린 환자들까지 몰려들고 있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 환자는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의료비 부담도 늘어나는데, 정작 의료 체계는 환자를 제대로 지켜주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 반복되고 있는 거라고 합니다. 이거 어려운 내용을 블로그로 쓰다보니 스트레스가 어마어마 하네요. 글쓰시는 분들 존경합니다....

어쨌든 어서 미국 의료보험 시스템이 좋은 시스템으로 바뀌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