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 1960년대 거리를 보면 당시 도로 한가운데를 느릿하게 지나가던 작은 전차 이야기가 유명합니다. 앞에 딱 하나 달린 헤드라이트, 누가 봐도 '외눈박이'처럼 보이던 그 전차 말입니다. 요즘 전기버스나 세련된 라이트 레일에 익숙한 사람들은 상상도 못 하겠지만, 그 전차는 멋쟁이도 아니었고, 세련된 디자인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색이 항상 바랜 차체, 약간 녹슨 듯한 금속 느낌, 그리고 웃기게 길어 보일 정도로 늘씬한 몸통. 그 모습이 어쩐지 사람들에게 친근했어요. 마켓 스트리트, 12번가, 40번가 근처를 덜컹거리는 소리를 내며 지나갈 때면, 그 하나의 불빛이 어둠 속에서 고개를 내밀고 "나 아직 여기 있어"라고 말하는 것 같았죠.

당시 사람들은 이 전차가 지나가는 시간을 은근히 생활 신호로 삼았습니다. 저녁 장사 마치고 귀가하던 상인들은 "저 전차 지나가면 집으로 가야 할 때"라고 생각했고, 학생들은 전차 불빛을 보며 "막차 놓치지 말자"고 뛰어가곤 했어요.

요즘처럼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도착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었으니, 이 외눈박이 전차 하나가 그냥 교통수단이 아니라 '시간을 알려주는 동네 시계' 같은 역할을 했던 겁니다.

물론 불편한 점도 많았습니다. 헤드라이트가 하나뿐이니 비 오는 밤엔 시야도 탁하고, 덜컹거리며 흔들리는 좌석은 엉덩이를 제대로 때려댔죠. 골목길에서 차들이 무심히 끼어들면 서행하느라 답답할 때도 많았고, 사람들로 꽉 차면 문이 닫히지도 않을 만큼 붐비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불편함 속에도 사람들은 이 전차를 미워하지 않았습니다. 왜냐면 이 느릿하고 정직한 전차는 도시를 배신하지 않았으니까요. 기계지만 사람처럼 꾸준히 제시간에 나타나고, 묵묵히 제 길만 갔습니다.

지금은 대부분 새 전차로 바뀌고, 도로도 정리되고, 옛 철로 자취는 공사와 아스팔트에 묻혀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그 길을 걷다 보면 가끔 느껴져요. 낡은 건물 앞 전봇대 마모된 흔적, 골목 바닥의 금속 자국 같은 것들이 말없이 들려주는 이야기. "여기, 외눈박이 전차가 다닌 길이었어." 그 기억은 마치 오래된 흑백 영화 한 장면처럼 도시 속에 남아 있습니다.

필라델피아는 완벽하게 반짝이는 도시가 아니고, 일부러 꾸미지 않아도 자기 색깔을 가진 도시입니다. 그래서 1960년대 그 작은 전차는 단순히 사람들을 태운 기계가 아니라, 도시의 성격 그 자체를 보여주는 상징이었습니다. 하나뿐인 헤드라이트로도 밤길을 밝혔고, 볼품없어도 묵묵히 제 길을 걸어갔던 그 모습처럼, 필라델피아는 지금도 과하게 꾸미지 않은 채 자기 방식대로 살아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