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시피 잭슨 지역은 일단 눈이 거의 오지 않는 지역이다. 미국 남부 깊숙한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기후 자체가 따뜻하고, 겨울이라고 해도 북부처럼 차갑지 않다.

그래서 잭슨에서 눈을 본다는 건 말 그대로 "특별한 날씨 패턴이 딱 맞아떨어졌을 때"에만 가능한 일이다. 보통은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부는 정도가 겨울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그렇다면 눈이 내리는 경우는 어떤 상황일까? 가장 중요한 건 두 가지 조건이 동시에 충족될 때다.

하나는 북쪽에서 강하게 내려오는 찬 대륙성 공기(대개 캐나다발 아크틱 에어), 그리고 또 하나는 멕시코만에서 올라오는 습한 공기다. 이 둘이 잭슨 상공에서 부딪히면 기온이 갑자기 급격하게 내려가면서 강수 형태가 비에서 눈으로 바뀔 수 있다. 하지만 이 조합이 매년 일어나는 건 아니고, 대략 몇 년에 한 번 정도 찾아오는 희귀한 패턴이다.

특히 잭슨은 겨울철 평균 기온이 낮 동안 10도 전후, 밤에도 영하로 거의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눈이 쌓일 만큼 추운 날은 매우 드물다. 눈이 내린다고 해도 대부분은 비슷한 속도로 녹아버린다. 도로에 살짝 얹히는 정도지만, 그마저도 해 뜨면 곧 사라진다. 그래서 잭슨 주민들은 눈만 살짝 보여도 난리가 난다. 마트는 붐비고, 학교는 휴교를 검토하고, 도로는 미끄럼 사고 대비로 통제되기도 한다. 눈이 몇 센티만 쌓여도 "이건 비상 상황"이라는 분위기가 되는 이유다.

2021년 2월, 미시시피 잭슨에도 보기 드문 눈폭탄이 내려 도시가 한순간에 멈춰 섰다.

평소라면 비만 내릴 겨울인데, 그해는 북쪽에서 내려온 아크틱 한파가 남부까지 밀고 내려오면서 기온이 급격히 떨어졌고, 여기에 습한 공기까지 겹치며 제대로 된 적설이 만들어졌다. 잭슨 주민들 입장에서는 거의 몇 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풍경이라 다들 놀라 밖으로 나와 사진 찍고 난리가 났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

도로는 순식간에 얼어붙고, 도시에는 제설 장비가 거의 없어 움직이는 것 자체가 위험했다. 학교·관공서가 잇따라 문을 닫고, 전력 공급도 불안정해 일부 지역은 정전까지 겪었다. 이때 텍사스도 엄청난 피해를 입었는데, 똑같은 북극 한파의 영향이었다. 전력망이 버티지 못해 대규모 정전, 수도관 파열, 난방 중단까지 이어지며 사실상 '남부 전체가 얼어붙은 겨울'이 됐다. 잭슨 역시 그 한파의 연장선에 있었고, 평소 눈에 익숙하지 않은 도시답게 작은 적설에도 큰 혼란을 겪었던 사건으로 남아 있다.

결국 잭슨의 눈은 일상적인 겨울 풍경이라기보다, 가끔 놀러 오듯 찾아오는 이벤트 같은 존재다.

몇 년 만에 눈이 오면 아이들은 밖으로 뛰쳐나와 작은 눈사람 하나 만들려고 애쓰고, 어른들은 "올해는 진짜 특별하네"라며 사진을 찍는다. 도시 전체가 잠깐 들뜬 분위기가 되지만, 동시에 도로 사정은 엉망이 되기 쉽다. 남부 도시답게 제설 장비가 거의 없고 운전자들도 눈길 운전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잭슨에서 눈을 본다는 건 흔한 일이 아니지만, 그렇기에 한 번 내릴 때마다 도시 전체에 색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내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