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커 배럴(Cracker Barrel).
남부에 살다보면 고속도로 옆에서 한 번쯤은 보게 되는 그 간판, 시골 감성 물씬 풍기며 배럴에 기대 서 있는 수염 아저씨. 바로 그 로고가 55년 동안 브랜드의 얼굴이었죠. 그런데 회사가 이걸 얼마전에 한 번 손봤다가... 정말 말 그대로 쪽박 찰 뻔했습니다.
얼마 전 크래커 배럴은 "좀 더 젊고 세련된 이미지로 가보자!"라며 로고를 싹 갈아엎었습니다.
현대적으로 배럴형태만 남기고, 그 옆에 있던 덥수룩한 수염 아저씨(일명 허셜 아저씨)는 증발.
결과는 하루 만에 주가가 7%나 곤두박질치면서 9,400만 달러가 사라졌습니다. 간판 하나 바꾸고 돈벼락이 아니라 돈폭탄을 맞은 셈이죠.
고객들의 반응은 냉랭 그 자체였습니다. 온라인에는 불만이 폭주했고, 특히 보수 성향의 단골 손님들이 들고일어났습니다.
"허셜 아저씨 없는 크래커 배럴은 그냥 배럴이잖아."
"전형적인 각성(woke) 마케팅이군."
"정체성을 잃은 브랜드에 충성은 없다."
이쯤 되면 단순히 로고 문제가 아니라, 오랜 세월 쌓아온 고객의 추억과 감정을 건드린 거죠. 간판만 바꿨을 뿐인데도, 사람들은 "음식 맛까지 변한 것 같다"고 느끼는 게 브랜드의 힘이자 무서움입니다.
크래커 배럴 측은 "허셜 아저씨는 매장과 메뉴에 여전히 있다. 단지 로고에서만 빠졌을 뿐"이라고 진화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이건 마치 "사람은 그대로인데 사진만 바꿨다"는 말 같았죠. 문제는 그 사진이 곧 추억이고, 정체성이라는 겁니다.
결국 회사는 고객 반발을 이기지 못하고 다시 원래 로고로 돌아가는 방법을 찾는다고 합니다.
마케팅 전문가 켈리 오키프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보통이라면 단순한 로고 교체에 그쳤을 일이지만, 요즘은 모든 게 정치화돼서 파장이 커졌다."
그리고 또 다른 전문가 케빈 달스트롬은 "고객이 애정하는 브랜드는 절대 버리면 안 된다"고 직격했죠. 크래커 배럴은 그 경고장을 몸소 보여준 사례가 됐습니다.
생각해보면 아이러니하죠. "더 현대적으로 가자"던 회사의 야심찬 리브랜딩이 결국 '시대착오적인 실패'로 기록됐으니 말입니다.
손님들은 여전히 '허셜 아저씨와 배럴'을 보며 팬케이크를 먹고 싶었던 건데, 그 아저씨를 지워버린 순간, 회사는 자기 집 기둥을 뽑아버린 거나 다름없었던 겁니다.
미국 전역에 660개 매장을 가진 55년 역사의 대형 체인도 간판 하나 잘못 건드리면 하루 만에 주가가 폭락합니다.
로고는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수십 년 동안 사람들의 마음속에 쌓인 정체성이라는 사실.
결국 크래커 배럴이 고객에게서 배운 교훈은 단순합니다.
"애정 어린 추억이 담긴 브랜드는, 절대 장난으로 바꾸면 안 된다."
이 일 때문에 앞으로 회사 로고 바꾸는 프로젝트들은 당분간 주춤할수밖에 없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