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 무협물 보면 소설이건 웹툰이건 무협이란 게 죄다 회귀, 회귀, 또 회귀라서 지겹다.

그런데 광마회귀는 이상하게 욕하면서도 계속 보게 되는 물건이다.

무협 클리셰 회귀물 똑같이 들고 시작하는데, 줄거리 내용을 비틀어서 새 맛을 낸다.

마치 라면에 치즈 하나 얹었는데 갑자기 미슐랭 느낌 나는 그런 경험.

게다가 배경도 남다르다. 대부분 무협이 송·명 시대 놓고 등장인물 서사를 푸는데, 얘는 갑자기 오호십육국 시대로 가버린다.

"구파일방? 그런 거 아직 없던 시절이야~" 하고 세계관 자체를 싹 뒤집는다.

그러니까 기존 무협 팬들 입장에서는 역사 생성형 시뮬레이션 구경하는 맛이 있다.

주인공이 발로 뛰면서 구파일방이 생겨나는 과정을 직접 만든다고 생각해봐라.

그쯤 되면 신선하다고 안 하면 양심이 없는 거지.

근데 진짜 코어 매력은 개그다. 이자하가 전생 광마였다는 설정을 풀로 활용해서 서술이 계속 미쳐있다.

그냥 미친 놈 시점이다. 제4의 벽도 필요 없고, 무협 클리셰도 필요 없다. 운기조식 묘사하면서 "허공을 병신같이 휘젓는다"고 하고, 기혈 폭주하는 장면에다 대고 "지랄염병"이라고 한다.

난 처음에 웹소설 중이병 걸린놈이 쓴 줄 알았다.

장력대결도 "다 큰 남자 둘이 손바닥 맞대고 멍하니 쳐다보는 꼴"이라며 조롱한다. 이쯤 되면 독자가 아니라 작가가 광마다.


실제로 문피아·대여점 세대 중장년 독자층은 극찬, 반대로 네이버 독자는 혹평하는 진영 갈림이 리뷰에서 뚜렷하게 드러난다.

주인공 이자하는 전생에 점소이 출신으로 핍박받으며 살다 결국 광마가 되었던 인물.

회귀 후에는 점소이, 상인, 기녀 같은 평범한 이들의 삶을 지키는 다크 히어로가 되기로 다짐한다.

무림인들을 냉소하며 비웃지만, 동시에 약자가 짓밟히는 것을 참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인간성을 가진 캐릭터다.

사마외도를 때려죽이고, 하오문을 조직해 이들을 보호하며 전생에서 잃었던 인간성도 서서히 회복해간다.

단순 폭력 먼치킨처럼 보이지만 작품 전체는 오히려 성장·회복에 가까운 구조를 가진다.

세계관 세력 구성도 일반적이지 않다.

정파·사파·마교 같은 익숙한 분류 대신, 제자백가의 후예인 서생 세력이 강력한 축으로 등장해 예측 불가능한 균형을 만든다.

무협에서 보기 드문 설정이라 이 또한 신선함으로 평가된다.

작가 유진성은 이전에도 수상 경력이 있는 무협 작가였지만, 메이저급 히트작은 없었다.

그러나 광마회귀에서 필력이 폭발했다는 평가가 많으며, "작중 후반부는 마치 작가가 신내림 받은 듯한 몰입감"이라는 반응도 있다. 댓글에서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평생 필력을 여기 다 쏟았다"는 말이 있을 정도.

스토리 템포와 구성도 장점이다. 웹소설에서 흔히 나오는 고구마 구간, 늘어짐, 캐릭터 무너짐이 거의 없고 완급 조절이 뛰어나며 플롯 전환이 매끄럽다.

개인적으로 감동적인 장면도 많아 회귀·광기만 있다는 첫인상과 달리 왕도적 성장 서사로 마무리가 싱당히 좋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