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칠 전 프랑코니아 로드 신호에서 옆 차를 봤는데, 운전석 앞 거치대에 폰이 세로로 꽂혀 있고 화면 속에 댓글이 줄줄이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운전하면서 라이브방송을 하던 거죠. 신호가 바뀌자 그 차는 그대로 495 쪽으로 사라졌습니다. 운전자는 화면 속 시청자와 계속 대화하는 눈치였습니다.
그 장면을 보고 문득 생각났습니다. 올해 7월 1일부터 버지니아에서는 이게 엄연히 불법이 됐다는 사실 말이에요.
법 이름은 House Bill 320이고, 프레데릭스버그 지역구의 조슈아 콜 하원의원이 발의했습니다.
스팬버거 주지사가 서명해 2026년 법률 제1047장이 됐고, 버지니아 교통법 46.2-818.3조로 들어갔습니다.
내용은 생각보다 구체적입니다. 버지니아 도로에서 움직이는 차를 운전하는 사람이 라이브 스트림을 시작하거나, 참여하거나, 기기를 조작해 라이브와 상호작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댓글에 답하려고 화면을 톡톡 누르는 것도 여기에 들어갑니다.
라이브가 계속 돌아가도록 기기를 만지는 행위도 따로 금지돼 있습니다. 출발 전에 켜두고 손을 안 대면 괜찮겠지, 하는 생각은 접어두는 게 좋겠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라이브 스트림은 소셜미디어 플랫폼으로 실시간 영상이나 음성을 내보내는 것을 뜻합니다.
그러니까 인스타그램 라이브, 틱톡 라이브, 유튜브 라이브 같은 것들이 정확히 여기에 해당합니다.
반대로 영상통화나 화상회의 앱은 이 정의에서 빠져 있습니다. 출퇴근길에 줌 회의에 들어가는 건 이 조항 대상이 아니라는 뜻이죠. 법을 만든 쪽에서도 일부러 선을 그어둔 걸로 보입니다.
다만 그렇다고 마음 놓을 일은 아닙니다. 버지니아는 2021년부터 운전 중 휴대폰을 손에 드는 것 자체를 이미 금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핸드헬드 금지 조항은 46.2-818.2조인데, 첫 위반 125달러, 두 번째부터 250달러입니다. 공사 구간에서 걸리면 처음이라도 250달러가 의무로 붙습니다. 그러니 영상통화라도 폰을 손에 들고 있으면 이 조항에 걸릴 수 있습니다.
이번 라이브 금지법의 벌칙은 한 단계 더 셉니다. 첫 위반은 최대 500달러 벌금입니다.
두 번째 위반부터는 면허가 30일 정지되고, 세 번째 이후로는 90일 정지입니다. 법원 재량으로 제한 면허가 허용되는 경우는 있습니다.
라이브 도중 사고까지 났다면 최대 500달러의 추가 벌금이 더해질 수 있습니다.
솔직히 처음 읽었을 때 면허정지까지 간다는 대목에서 좀 놀랐습니다. 벌금만 생각했는데 출퇴근이 전부 차인 이 동네에서 30일 정지는 생활이 멈추는 얘기니까요. 아이 픽업도, 장보기도, 출근도 전부 남에게 부탁해야 하는 상황이 됩니다.
그런데 이 법에는 재미있는 단서가 하나 있습니다. 경찰은 라이브방송을 이유로만 차를 세울 수 없습니다.
그렇게 세워서 얻은 증거도 어떤 절차에서든 증거로 쓸 수 없도록 법에 적혀 있습니다. 이른바 2차 위반 성격인 셈이죠.
콜 의원은 이 부분이 구실 단속을 막기 위해 들어갔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렇다고 빠져나갈 구멍이라고 보면 오산입니다.
주 경찰 관계자는 사망 사고가 난 뒤 지인이 그 장면이 온라인에 올라갔다고 말하면, 사후에 영장을 받아 처리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생각해보면 라이브는 기록이 남는 방송입니다. 본인이 증거를 실시간으로 만들어 올리는 셈이라, 오히려 피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워도 누군가 화면을 녹화해 뒀을 가능성은 늘 남아 있고요.
예외도 분명히 정해져 있습니다. 응급 상황이나 범죄를 신고하기 위해 라이브를 하는 건 이 조항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블랙박스처럼 녹화만 하고 실시간으로 내보내지 않는 장치도 괜찮습니다. 회사 차량에 달린 안전용 녹화 시스템도 마찬가지입니다.
또 이 법이 경찰에게 영장 없이 휴대폰을 뒤질 권한을 주는 것도 아니라고 명시돼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아쉽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페이스타임이나 운전 중 영화 시청은 이 법이 다루지 않으니 범위가 좁다는 지적이죠.
뉴욕이나 사우스캐롤라이나처럼 휴대폰 사용 전반을 넓게 묶는 주와 비교하면 버지니아 방식이 꽤 독특한 건 사실입니다.
저는 이 정도 선이 오히려 현실적이라고 봅니다. 문제가 되는 행동을 콕 집어 막되, 단속 남용 여지는 줄였으니까요.
애넌데일이나 센터빌 쪽 한인 식당, 부동산, 보험 하시는 분들 중에도 SNS 라이브로 홍보하시는 분들이 꽤 계십니다. 차 안이 조용하다 보니 이동 중에 방송을 켜는 경우도 종종 보입니다.
이동 중 짬 내서 라이브 켜는 습관이 있다면 이제는 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에 하시는 게 맞습니다. 이 법은 움직이는 차를 운전할 때만 적용되거든요. 오 분만 일찍 출발하면 해결되는 문제입니다.
저라면 차에 타는 순간 폰을 방해금지 모드로 돌려두겠습니다. 벌금 500달러보다 마음 편한 출퇴근길이 훨씬 값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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