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크에서 살면서 생각보다 무시 못 하는 생활비가 바로 유틸리티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렌트비나 집값, 자동차 보험 같은 큰돈만 생각했지 전기요금이야 얼마나 나오겠어 했거든요.
그런데 첫 여름을 보내면서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버크 여름은 에어컨 없이 버티기가 쉽지 않습니다. 밖은 덥고 습하고 집에 들어오면 하루 종일 에어컨이 돌아가니까 어느 순간 전기회사에서 날아온 청구서를 보고 잠깐 멈추게 됩니다.
EnergySage 자료를 기준으로 보면 버크 지역 주택의 평균 전기요금은 한 달에 약 200달러 수준입니다. 평균 전력 사용량을 월 1,477kWh 정도로 보고, 전기요금은 kWh당 약 14센트 정도로 계산한 수치입니다.
한 달 200달러면 별거 아닌 것 같지만 1년이면 2,400달러입니다.
그래도 전국 평균 연간 전기요금과 비교하면 버크가 특별히 비싼 편은 아닙니다. 문제는 평균이라는 숫자가 우리 집 청구서를 보장해주는 건 아니라는 거죠.
특히 6월부터 8월까지는 에어컨을 얼마나 돌리느냐에 따라 차이가 큽니다.
오래된 단독주택인데 단열까지 좋지 않다면 "평균이 200달러라면서 우리 집은 왜 이래?" 하는 상황이 충분히 생길 수 있습니다. 반대로 비교적 작은 아파트나 에너지 효율이 좋은 집이라면 훨씬 적게 나올 수도 있고요.
겨울이 되면 이번에는 가스비가 등장합니다.
버크의 많은 주택이 천연가스를 난방에 사용하는데 겨울철에는 월 100달러 안팎의 가스비가 추가될 수 있습니다. 추운 달에는 전기와 가스를 합쳐 300달러 이상 나오는 집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결국 여름에는 에어컨이 돈을 먹고 겨울에는 히터가 돈을 먹습니다.
그나마 봄과 가을이 효자입니다.
창문 조금 열어놓고 에어컨도 히터도 거의 사용하지 않는 달에는 청구서가 눈에 띄게 내려갑니다. 그럴 때 괜히 기분이 좋아집니다. 내가 뭘 절약한 것도 아닌데 날씨가 돈을 벌어준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버크에서 집을 구할 때는 렌트비만 보면 안 됩니다.
월세가 100달러 저렴하다고 좋아했는데 오래된 창문에 단열이 좋지 않은 집이라 냉난방비가 매달 100달러 더 나온다면 결국 똑같은 셈입니다.
집을 볼 때 HVAC가 얼마나 오래됐는지, 창문은 이중창인지, 난방은 가스인지 전기인지 정도는 물어보는 게 좋습니다.
버크에서 살아보니 생활비 계산은 큰돈보다 이런 작은 숫자에서 차이가 나는 것 같습니다.
렌트비는 계약할 때 한 번 놀라고, 전기요금은 매달 조금씩 놀라게 하니까요.
결국 버크 생활비를 제대로 계산하려면 월세 옆에 조그맣게 한 줄 더 써놓는 게 좋습니다.
'전기 + 가스, 계절 따라 방심 금지.'

출산드라블록
foxforestbuilder1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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