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 산타로 가족 선물비 확 줄인 집들의 규칙 정리 - Leonia - 1

추석 지나고 단톡방에 누가 "올해 크리스마스는 어떻게 할까?"라고 올렸어요. 그 순간 다들 조용해지더라고요.

작년 연말에 카드 명세서 보고 한숨 쉰 기억이 아직 생생해서 그런 것 같아요. 가족이 많으면 선물이 곱하기로 늘어나니까요.

그래서 요즘 주변에서 진지하게 얘기 나오는 게 시크릿 산타예요. 다 같이 사지 말고, 제비뽑기로 한 사람씩만 맡자는 거죠.

먼저 숫자부터 보고 갈게요. 미국소매협회(NRF)가 작년 가을에 낸 조사에서 연말 지출 계획은 1인당 평균 890.49달러였고, 조사 역사상 두 번째로 높은 금액이었어요.

1위는 바로 그 전해의 901.99달러였어요. 그중 가족과 친구 선물에만 627.93달러를 쓰겠다고 답했으니 지출의 대부분이 선물인 셈이에요.

올해 전망도 크게 다르지 않아요. PwC가 올해 6월에 미국 소비자 4,093명을 조사했는데, 선물 예산 평균이 708달러로 나왔어요.

아이가 있는 집은 875달러, 없는 집은 635달러였어요. 애들 있는 집이 확실히 더 무겁네요, 장난감 가격표 보면 이해는 가지만요.

같은 조사에서 소비자 열 명 중 여덟 명은 올해 어떤 식으로든 예산 전략을 쓰겠다고 답했어요. 다들 줄이고 싶은 마음은 똑같다는 얘기죠.

더 아픈 건 빚이에요. LendingTree 조사에서 지난 시즌 소비자의 37%가 연말 때문에 빚을 졌고, 평균 금액은 1,223달러였어요.

그 전해 평균 1,181달러보다도 올랐어요. 게다가 빚진 사람 중 41%는 그 전 해 연말 빚도 아직 갚는 중이라고 했고, 47%는 그렇게 많이 쓴 걸 후회한다고 답했어요.

솔직히 이 숫자 보고 좀 놀랐어요. 선물 주고받는 기분은 한 달인데 갚는 건 일 년이라니요.

그럼 시크릿 산타로 바꾸면 얼마나 줄까요. 성인 여덟 명이 연말에 모이는 집을 예로 들어서 간단히 계산해볼게요.

각자 나머지 일곱 명에게 40달러짜리 선물을 사면 한 사람당 280달러예요. 여덟 명 합치면 2,240달러가 오가는 셈이죠.

시크릿 산타로 한도를 50달러로 정하면 한 사람당 50달러면 끝나요. 선물 하나는 오히려 더 좋은 걸 받는데 지출은 5분의 1도 안 돼요.

계산기 두드려보고 바로 마음이 기울었어요. 이건 거의 반칙 수준이에요.

게다가 쇼핑 시간도 줄어요. 일곱 명 취향을 고민하며 몰을 몇 바퀴 도는 대신 한 사람만 깊게 생각하면 되니까 오히려 선물 고르는 게 재밌어져요.

실제로 해본 집들 얘기를 들어보면 규칙 몇 가지가 꼭 따라붙어요. 첫째는 금액 한도를 숫자로 딱 정하는 거예요.

"적당히"라고 하면 꼭 누군가는 100달러짜리를 사 와요. 그러면 다음 해에 다들 눈치 싸움이 시작되죠.

둘째는 위시리스트예요. 받고 싶은 것 세 개 정도를 미리 적어두면 고르는 사람도 편하고 반품하러 다시 가게 갈 일도 줄어요.

셋째, 추첨은 무료 온라인 추첨 사이트나 앱으로 하는 게 깔끔해요. 종이 제비는 꼭 자기 이름을 뽑는 사람이 나오고, 멀리 사는 식구는 참여하기도 어렵거든요.

아이들은 따로 빼는 집이 많아요. 어른끼리는 시크릿 산타로 하고, 아이들 선물만 각자 챙기거나 어른들이 돈을 모아 한 번에 사주는 방식이에요.

애들한테 "올해는 하나만 받아"라고 하면 표정이 바로 굳으니까요. 이건 현실적인 타협이라고 봐요.

어른들 쪽은 오히려 반기는 분위기예요. 부모님 세대는 원래 선물보다 다 같이 밥 먹는 걸 더 좋아하시잖아요.

한인 가족이면 연말 지나고 얼마 안 있어 설날 세뱃돈과 용돈 봉투도 기다리고 있어요. 그래서 연말 선물 쪽에서 미리 줄여두는 게 더 의미가 있어요.

시크릿 산타가 너무 진지하게 느껴지면 화이트 엘리펀트 방식도 있어요. 각자 한도 안에서 선물 하나씩 가져와 번호 순서대로 고르거나 뺏어오는 게임이에요.

물론 단점도 있어요. 누가 누구를 뽑았는지 몰라서 선물이 영 엉뚱하게 갈 때도 있고, 위시리스트를 안 쓰는 사람이 꼭 한 명은 있어요.

그래도 그게 또 웃음 포인트가 되더라고요. 작년에 누군가 받은 형광 양말 세트는 아직도 단톡방에서 회자되는 레전드예요.

시작하려면 지금이 딱 좋아요. 11월 들어서면 이미 각자 쇼핑을 시작해버려서 바꾸기 어렵거든요.

단톡방에 날짜, 한도, 위시리스트 마감일 세 가지만 먼저 올려보세요. 의외로 다들 기다렸다는 듯이 찬성할 거예요.

처음 제안하는 게 좀 민망할 수는 있어요. 그럴 땐 "올해 물가가 장난 아니라서"라는 한마디면 충분하고, 누구도 반박하기 어려워요.

나라면 한도는 50달러, 추첨은 추수감사절 전, 아이들은 예외로 두겠어요. 이 정도면 누구도 서운하지 않으면서 지출은 확 줄어요.

선물 개수가 줄어도 연말이 덜 따뜻해지진 않아요. 오히려 카드 명세서 걱정 없이 웃을 수 있는 게 진짜 선물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