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pringfield에 처음 와서 정착할 때 제일 먼저 했던 게 생활비 계산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이민 와서 처음 자리 잡을 때는 집부터 구해야 하고 차도 필요하고, 장도 봐야 하니까 돈이 얼마나 필요한지가 제일 현실적인 문제잖아요.
자료를 찾아보니 Springfield의 생활비 지수가 미국 평균을 100으로 봤을 때 약 141 정도라고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전국 평균보다 41% 정도 비싸다는 얘기인데 처음에는 숫자만 보고 그냥 그런가 보다 했습니다. 그런데 직접 집을 알아보고 마트에서 장을 보기 시작하니까 그 41%라는 숫자가 조금씩 이해가 됐어요.
특히 집값이 만만치 않습니다. 중간 주택 가격이 약 64만6천 달러 정도이고 월세 중간값도 2,143달러 수준입니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처음 오거나 생활비가 저렴한 주에서 이쪽으로 오는 분이라면 생각했던 것보다 주거비가 비싸다고 느낄 수 있어요. 여기에 자동차 보험, 전기, 인터넷, 식비까지 더하면 한 달에 나가는 돈이 금방 커집니다.
그런데 또 몇 년 살아보면 왜 생활비가 비싼데도 사람들이 이 지역에 계속 사는지는 이해가 됩니다.
제가 이민자 입장에서 가장 편하게 느꼈던 부분은 사람들이 정말 다양하다는 거예요. 2024년 기준 Springfield 인구의 약 40.2%가 외국 출생이라고 합니다. 아시아계와 히스패닉을 비롯해서 여러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같이 살아요.
그래서 처음 와도 나만 외국인이라는 느낌이 별로 없습니다. 마트에 가도 여러 언어가 들리고 식당도 다양하고, 영어에 억양이 있는 사람도 흔하게 볼 수 있어요. 영어가 완벽하지 않다고 해서 이상하게 쳐다보는 분위기가 아니라는 게 처음 미국 생활을 시작하는 사람에게는 생각보다 큰 장점입니다.
일자리도 Springfield가 비싼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이곳의 중간 가구소득은 약 11만7,598달러로 높은 편입니다. 주민들의 직업을 보면 관리직이나 컴퓨터·수학 관련 직종, 사무직 등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Springfield 자체에 모든 일자리가 몰려 있는 것은 아니지만 DC, Arlington, Alexandria까지 생활권이 연결되어 있다는 게 중요합니다. 연방정부 관련 직장이나 Pentagon 주변 방산업체, IT와 컨설팅 회사 등으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평균 통근 시간이 약 29분 정도인 것도 이런 지역 특성을 보여줍니다.
물론 불편한 점도 있어요. 제일 먼저 생각나는 건 교통입니다. 출퇴근 시간에 I-95나 I-495 쪽으로 잘못 들어가면 정말 꼼짝 못 할 때가 있습니다. Springfield Interchange, 흔히 Mixing Bowl이라고 부르는 곳도 처음 운전하면 정신이 없어요.
대중교통이 있기는 하지만 차 없이 모든 생활을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장보고 아이들 데려다주고 병원 다니려면 결국 자동차가 있는 게 훨씬 편합니다.
그리고 Springfield 자체가 화려한 동네는 아니에요. 밤늦게까지 놀고 멋진 레스토랑과 도시 분위기를 즐기고 싶다면 Arlington이나 DC 쪽이 훨씬 재미있습니다. Springfield는 오히려 집에 돌아와서 조용히 생활하는 주거지역에 가깝습니다.
그래도 이민자로 처음 미국에 정착한다는 기준에서 보면 이야기가 달라져요.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고, 학교와 생활 인프라가 갖춰져 있고, DC권 일자리까지 접근할 수 있습니다.
생활비가 싸서 선택하는 동네는 분명 아닙니다. 하지만 조금 비싸더라도 안정적으로 자리 잡고 직장을 다니면서 가족과 생활하기 좋은 곳을 찾는다면 Springfield는 꽤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살아보면 비싼 데는 또 나름대로 이유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동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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