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면 당뇨병은 그냥 생기는 걸까요? - Centreville - 1

나이 점점 먹다보니까 주변에서 당뇨 이야기 정말 많이 듣게 되는 것 같아요.

친구 만나서 밥 먹다가도 "나 이번에 당화혈색소가 높게 나왔잖아", "남편이 당뇨 전단계래" 이런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오거든요.

그러다 보니 저도 궁금했어요. 당뇨병이라는 게 나이 먹으면 혈압처럼 그냥 자연스럽게 생기는 건가?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는 않아요. 나이가 들수록 제2형 당뇨병 위험이 높아지는 건 맞지만, 나이 든다고 누구나 당뇨병에 걸리는 건 아니에요.

우리가 밥이나 빵, 과일 같은 음식을 먹으면 혈액 속에 포도당이 늘어나잖아요.

그러면 췌장에서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을 내보내서 포도당이 세포 안으로 들어가 에너지로 사용되도록 도와줍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근육량은 줄고 활동량도 떨어지기 쉬워요.

거기에 배 주변으로 내장지방까지 늘어나면 몸이 인슐린에 예전만큼 잘 반응하지 않는 '인슐린 저항성'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러면 췌장은 혈당을 낮추려고 인슐린을 더 열심히 만들어냅니다.

처음 몇 년은 어떻게든 버티는데 이 상태가 오래 계속되면 결국 혈당을 정상으로 유지하기 어려워지는 거예요.

제2형 당뇨병이 이런 과정을 거쳐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50대, 60대가 되면서 갑자기 당뇨가 생긴 것처럼 보여도 사실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닐 수 있어요.

특히 가족 중에 당뇨가 있거나, 배가 많이 나오고 운동을 거의 하지 않는 경우, 혈압이나 콜레스테롤 문제가 함께 있는 경우에는 더 신경 써야 합니다.

한국 사람도 조심해야 해요. 아시아인은 서양인과 비교해 체중이 그렇게 많이 나가지 않아도 제2형 당뇨병 위험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별로 뚱뚱하지 않은데 건강검진에서 혈당이 높게 나오는 사람이 주변에 있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에요.

그리고 당뇨가 무서운 이유가 초반에는 별 느낌이 없다는 거예요.

어디가 아픈 것도 아니고 밥도 잘 먹고 회사도 잘 다니니까 괜찮은 줄 알았는데 검사해보니 공복혈당이나 당화혈색소가 높게 나오는 거죠.

심하게 진행되면 물을 자꾸 마시거나 소변을 자주 보고, 피곤하거나 체중이 이유 없이 빠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중요한 건 단것을 무조건 끊는 것보다 생활 전체를 보는 것 같아요.

밥을 적당히 먹고 채소와 단백질을 같이 챙기고, 체중을 관리하고, 걷기라도 꾸준히 하는 게 도움이 됩니다.

특히 근육은 포도당을 사용하는 중요한 조직이라 나이가 들수록 걷기뿐 아니라 가벼운 근력운동도 중요해요.

그리고 건강검진 때 혈당 숫자도 그냥 지나치지 말아야 합니다.

공복혈당뿐 아니라 필요하면 당화혈색소도 확인해서 지금 정상인지, 당뇨 전단계인지 알아두는 게 좋습니다.

그러니까 "나이 먹으면 당뇨 정도는 다 생기는 거지" 하고 넘길 일은 아니에요.

나이는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지만 체중, 운동, 식습관은 아직 손댈 수 있잖아요.

저도 이제 오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먹고 싶은 것 먹으면서 내 발로 잘 돌아다니는 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