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리 유급병가 폐지 후 직장인에게 달라진 점 총정리 - Columbia - 1

지난주 동네 식당에서 계산을 하다가 계산대 직원이 연신 기침을 하는 걸 봤습니다. 쉬지 그러냐고 했더니 쉬면 그날 돈이 안 나온다며 웃더군요. 그 웃음이 한동안 마음에 걸렸습니다.

생각해 보니 불과 1년 반 전만 해도 미주리에서는 이 대답이 조금 달랐을 겁니다. 법으로 보장된 유급병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그 유급병가가 어떻게 생겼다가 사라졌는지, 그리고 지금 일하는 사람 입장에서 무엇이 달라졌는지 차분히 정리해 보려 합니다.

시작은 2024년 11월 5일 선거였습니다. 미주리 유권자들은 주민발의안 Proposition A를 57.6%의 찬성으로 통과시켰습니다.

이 발의안에는 두 가지가 들어 있었습니다. 최저임금을 단계적으로 시간당 15달러까지 올리는 것, 그리고 민간 고용주에게 유급병가를 의무화하는 것이었습니다.

유급병가는 2025년 5월 1일부터 시행됐습니다. 30시간 일할 때마다 병가 1시간이 쌓이는 방식이었습니다.

한 해 쓸 수 있는 한도도 정해져 있었습니다. 직원 15명 이상 사업장은 56시간, 15명 미만 사업장은 40시간이었습니다.

재계는 시행 전부터 반발했고 소송도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2025년 4월 미주리 대법원은 이 법을 유지하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법원에서 막지 못하자 무대는 주의회로 옮겨갔습니다. 주의회는 2025년 5월 유급병가 조항을 없애는 법안 HB 567을 통과시켰습니다.

마이크 키호 주지사는 2025년 7월 10일 이 법안에 서명했습니다. 효력은 2025년 8월 28일부터였고, 그 전날인 8월 27일까지만 기존 의무가 유지됐습니다.

결국 주민이 직접 만든 유급병가는 시행 넉 달 만에 문을 닫은 셈입니다. 투표로부터 따지면 열 달도 채 안 걸렸습니다.

그렇다면 최저임금은 어떻게 됐을까요. 많은 분들이 헷갈려 하시는데, 15달러 인상 자체는 살아남았습니다.

2026년 1월 1일부터 미주리 최저임금은 시간당 15달러입니다. 다만 2027년부터 물가에 맞춰 매년 자동으로 오르게 돼 있던 조항은 HB 567로 삭제됐습니다.

그러니 지금 상태로는 내년에 예정된 자동 인상이 없습니다. 올해 받는 15달러가 당분간 기준선이라는 뜻입니다.

이제 직장인에게 실제로 달라진 점을 짚어 보겠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병가가 법적 권리에서 회사의 선택으로 돌아갔다는 점입니다.

주 법이 요구하지 않으니 유급병가를 줄지, 얼마나 줄지는 고용주가 정합니다. 연방 차원에서도 민간 기업에 유급병가를 강제하는 일반 법은 없습니다.

연방 FMLA가 있지 않느냐고 묻는 분도 계십니다. 그 제도는 직원 50명 이상 사업장 등 조건을 갖춘 경우의 무급 휴가이고, 그것도 최대 12주까지입니다.

그렇다고 모든 병가가 사라진 건 아닙니다. 회사가 직원 핸드북이나 계약서에 유급병가를 적어 두었다면 그 약속은 여전히 회사 규정으로 남습니다.

그래서 제가 먼저 권하는 건 핸드북을 다시 펴 보는 일입니다. 작년 8월 이후 개정판이 나왔는지, 병가 항목 문구가 바뀌었는지 확인해 보십시오.

그동안 쌓아 둔 병가 시간이 어떻게 처리되는지도 인사팀에 물어볼 만합니다. 회사마다 정리 방식이 달라서 서면으로 답을 받아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전국 통계를 보면 이 문제가 누구에게 더 무거운지 드러납니다. 노동통계국 자료로 2025년 3월 민간 부문 노동자의 80%가 유급병가를 쓸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직군별로 보면 차이가 큽니다. 관리직과 전문직은 93%였던 반면 서비스직은 65%에 그쳤습니다.

식당, 마트, 세탁소, 미용실처럼 한인들이 많이 일하고 운영하는 업종이 바로 그 65% 쪽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이번 변화가 우리 동네에는 더 직접적으로 닿습니다.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님 입장에서는 숨통이 트였다고 느끼실 수도 있습니다. 인건비 부담과 서류 관리가 줄어든 것은 분명한 사실이니까요.

다시 되돌리려는 움직임도 있었습니다. 지지 단체는 같은 내용을 주 헌법에 넣는 개헌 청원을 추진했고, 2026년 5월 3일까지 유효 서명 170,215개가 필요했습니다.

그러나 올해 11월 투표용지에 유급병가 개헌안은 올라가지 않았습니다. 대신 노동단체들은 폐지에 찬성한 의원들을 겨냥한 100만 달러 규모의 선거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지역 언론이 전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을 조금 덧붙이자면, 저는 이번 일에서 병가 자체보다 절차가 더 마음에 걸립니다. 주민이 표로 정한 일을 의회가 1년도 안 돼 뒤집을 수 있다면, 다음 주민발의는 어떤 무게를 갖게 될까요.

물론 법을 고칠 권한은 의회에 있고, 기업의 부담을 걱정한 쪽의 논리도 이해합니다. 다만 아픈 사람이 일터에 나오는 구조는 결국 동료와 손님 모두의 비용으로 돌아온다고 봅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최저임금 15달러는 유지되고, 자동 인상과 법정 유급병가는 사라졌으며, 지금 병가는 회사 규정이 결정합니다.

구체적인 적용은 회사와 고용 형태마다 다르니, 궁금한 부분은 인사 담당자나 노동법 전문가에게 직접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저라면 이번 주 안에 핸드북 한 번, 급여명세서 한 번은 꼭 들여다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