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음반시장을 뒤흔든 노래, Warren G의 ‘Regulate’ - Buena Park - 1

1994년 Warren G 와 Nate Dogg이 발표한 'Regulate'는 정말 센세이셔널하게 음반시장을 뒤흔든 메가 히트곡입니다.

이 노래가 지금까지 1억 달러, 우리 돈으로 1,300억 원 이상의 수익을 창출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벌었다해도 Regulate 정도는 아닌것 같습니다.

이노래는 아직도 라디오에 많이나오고 당시 빌보드 싱글 차트 2위, 앨범 미국 판매 트리플 플래티넘이라는 기록만 봐도 얼마나 대단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궁금한 것이 당시 흑인, 백인, 아시아계 주민들은 이 노래를 각각 어떻게 받아들였을까요?

가사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단순한 사랑 노래가 아닙니다.

워런 지가 롱비치의 밤거리를 돌아다니다 길거리에서 주사위 도박을 하는 사람들과 마주칩니다.

그런데 분위기가 험악해지더니 강도를 당하고 목숨까지 위협받습니다.

그때 친구 네이트 독이 등장해 총으로 상대방을 제압하고 워런 지를 구해냅니다.

이후 두 사람은 여성들을 만나고 파티 분위기로 넘어갑니다.

요즘 기준으로 봐도 상당히 폭력적인 내용입니다. 그런데 음악은 기가 막히게 부드럽습니다.

마이클 맥도널드의 1982년 노래를 샘플링한 멜로디 위에 네이트 독의 낮고 감미로운 목소리가 흐릅니다. 바로 이 모순이 성공의 비결이었습니다.

당시 롱비치나 사우스센트럴 LA의 거리 문화를 알고 있던 일부 흑인 청취자들에게는 단순한 갱스터 이야기가 아니었을 겁니다.

동네에서 벌어지는 위험한 상황, 친구 사이의 의리, 경찰보다 자기 사람을 믿어야 한다는 거리의 정서가 담겨 있었으니까요.

물론 흑인이라고 모두 그런 환경에서 살았던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워런 지가 묘사한 세계는 당시 남가주 일부 지역의 현실과 맞닿아 있었습니다.

실제로 워런 지 역시 이 노래가 자신과 친구들이 경험하거나 목격한 사건에서 나왔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백인 청취자들에게는 조금 다른 매력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특히 오렌지카운티나 샌퍼낸도밸리의 교외 지역에서 자란 젊은이들에게 롱비치의 거리 이야기는 자신들이 일상적으로 경험하지 못한 세계였습니다.

그런데 귀에 익숙한 팝 멜로디가 깔리니 거부감 없이 들을 수 있었던 것이죠.

기존 갱스터 랩이 다소 위협적으로 느껴졌던 사람들에게도 'Regulate'는 접근하기 쉬운 음악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당시 LA 한인타운이나 가디나, 토런스 등에 살던 아시아계 젊은이들에게는 어땠을까요?

제 생각에는 가사를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해도 즐길 수 있었다는 점이 컸을 겁니다. 영어 슬랭이나 거리 문화를 잘 몰라도 네이트 독의 목소리와 반복되는 리듬만으로 충분히 매력적이었으니까요.

당시 남가주에서는 인종별로 생활권이 나뉘는 경우가 많았지만, 자동차 라디오와 MTV, 학교와 파티에서는 같은 음악을 공유했습니다.

'Regulate'는 그런 문화적 접점에 놓인 노래였습니다.

물론 인종별 반응을 정확하게 비교한 통계가 있는 것은 아니므로 어디까지나 당시 지역 문화에 대한 해석입니다.

무엇보다 재미있는 건 노래의 정서가 갱들간의 강도 사건을 이야기하면서도 음악은 마치 태평양 해안도로를 달리는 것처럼 느긋합니다. 남가주 특유의 햇살과 야자수, 자동차 문화가 음악 속에 녹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30년이 지난 지금 들어도 촌스럽지 않습니다. 단순한 갱스터 랩이 아니라 1990년대 남가주의 분위기를 소리로 기록한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워런 지의 재산도 궁금해서 찾아봤습니다. 인터넷에서는 그의 전체 자산(Net Worth)을 음악 로열티와 부동산, 개인 사업 등을 합쳐 약 600만 달러 이상으로 추정하기도 합니다. 다만 이 역시 공식적으로 검증된 재산 규모는 아닙니다.

한때 미국 전역을 흔들었던 히트곡의 주인공치고는 의외로 적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돈보다 오래 남은 것이 지금도 'Regulate'의 첫 멜로디만 들으면 1994년 캘리포니아의 여름이 떠오른다는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