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텍사스 엘파소의 여름은 연중 300일 넘게 해가 비치는 '선 시티(Sun City)'라는 별명답게, 이곳의 태양은 정말 사람을 녹일 듯 쏟아집니다. 그런데 그 뜨거운 태양 아래, 사막 한가운데 펼쳐진 오아시스 같은 공간들이 도시 곳곳에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단연 으뜸은 지역민들이 40년 넘게 사랑해 온 워터파크 Wet-n-Wild Waterworld입니다.
엘파소 북쪽 앤서니(Anthony)에 위치한 웻앤와일드는 1979년에 문을 연, 이 지역 여름 문화의 상징 같은 존재입니다. 이곳이 단순한 워터파크를 넘어 특별한 이유는 가족 중심의 자유로운 분위기에 있습니다.
가장 놀라운 점은 아이스박스와 바비큐 그릴 반입이 허용된다는 사실입니다. 대부분의 미국 워터파크가 음식물 반입을 엄격히 제한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커다란 나무 그늘 아래 가족들이 돗자리를 펴고 고기를 굽고, 아이들은 수영복 차림으로 물놀이를 하다 와서 수박을 먹고 다시 뛰어가는 풍경이 이곳의 일상입니다.
시설 역시 충실합니다. 60피트 높이에서 수직 낙하하는 스크리머(Screamer)는 어른들에게도 짜릿한 공포를 선사하고, 여섯 명이 함께 타는 아마존 튜브 슬라이드는 가족 단위 방문객들의 인기 코스입니다. 파도풀은 텍사스 서부의 건조한 열기를 단번에 날려버리는 명소로, 한여름이면 가장 붐비는 구역입니다. 아이들을 위한 리틀 라군도 잘 구성돼 있어 연령대 구분 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주말에는 인파가 몰리기 때문에 개장 시간 전에 도착해 그늘 좋은 자리를 먼저 확보하는 것이 현지인들의 노하우입니다. 시즌 패스는 두 번만 방문해도 본전을 뽑는 구조라, 엘파소 거주자라면 거의 필수 아이템입니다.
최근 엘파소 시 정부는 도시 전역에 새로운 워터파크 네 곳을 개장하며 여름 인프라를 크게 강화했습니다. 웻앤와일드가 전통 강자라면, 지금 소개하는곳들은 최신 시설과 접근성이 강점입니다.
노스이스트의 캠프 코헨은 캠핑 테마로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자랑하고, 이스트사이드의 오아시스는 엘파소 유일의 긴 유수풀을 갖춰 여유로운 힐링 코스로 인기가 높습니다. 웨스트사이드의 로스트 킹덤은 마야와 아즈텍 문명 콘셉트로 이국적인 분위기를 풍기며, 로우어 밸리의 차포테오는 축제처럼 화려한 색감이 특징입니다.
규모는 웻앤와일드보다 작지만, 집 근처에서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최고의 동네 워터파크로 자리 잡으며 엘파소 베드타운 생활의 만족도를 크게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엘파소의 여름은 해가 지고 나서도 끝나지 않습니다. 웻앤와일드 바로 옆에 위치한 웨스턴 플레이랜드는 오래된 놀이공원이지만, 저녁이 되면 네온사인 불빛 아래서 묘하게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소형 롤러코스터 엘 반디도는 생각보다 스릴 있고, 데이트 코스로도 의외로 만족도가 높습니다.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는 웨스트사이드의 탑골프가 가장 핫한 장소입니다. 골프를 몰라도 상관없습니다. 음악, 음식, 음료가 어우러진 파티 같은 분위기에서 스트레스 없이 놀 수 있어 직장인 모임 장소로도 인기가 높습니다.
어드벤처 존은 고카트, 미니 골프, 범퍼 보트까지 갖춘 가족형 놀이공간으로 초등학생 자녀를 둔 가족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습니다. 엘파소 여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자외선 관리와 수분 보충입니다. 자외선은 상상을 초월하므로 래시가드와 모자, 선크림은 필수입니다. 건조한 기후 탓에 땀이 나자마자 증발하니 갈증을 느끼기 전부터 계속 물을 마셔야 합니다. 엘파소에 거주할 예정이라면 시즌 패스 활용은 거의 필수입니다. 하루 입장권으로 두 번 방문하는 비용이면 시즌권이 나옵니다.
엘파소는 화려한 테마파크 도시는 아니지만 매년 여름이면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가족과 함께 물놀이를 즐기고, 저녁에는 산 너머로 지는 장엄한 노을을 보며 놀이공원을 거니는 여유가 살아 있는 도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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