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 켜자마자 바싹 마른 집, 실내 습도 몇 %가 맞을까 - Fargo - 1

지난주 아침 버스를 기다리는데 입김이 처음으로 하얗게 나오더라고요. 그날 밤 결국 집 난방을 켰어요. 그리고 딱 이틀 만에 손등이 당기고 입술이 갈라지기 시작했답니다.

문고리 만질 때마다 정전기가 탁탁 튀는 것도 이맘때 시작이죠. 아침에 일어나면 목이 칼칼하고 코 안이 바싹 말라 있어요. 매년 겪는데도 매년 처음처럼 당황스러워요.

그래서 올해는 감으로 하지 말고 제대로 알아보기로 했어요.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와 환경보호청(EPA) 자료를 찾아 읽어 봤는데, 생각보다 내용이 구체적이었어요.

먼저 기준 숫자부터요. CPSC는 집 안 상대습도를 가능하면 30%에서 50% 사이로 유지하라고 권해요.

반대로 60%를 넘기면 습기가 실내에 쌓여 표면에 물방울로 맺힐 수 있다고 해요. 그 자리에 세균과 곰팡이가 자리를 잡는다는 거죠. 촉촉하게 하려다 곰팡이를 키우면 정말 억울하잖아요.

습도를 재는 도구는 습도계(hygrometer)라고 하는데, 동네 철물점에서도 살 수 있다고 CPSC 자료에 나와 있어요. 저도 하나 사서 거실 책장 위에 올려 두었어요.

난방 켠 첫날 밤에 확인해 보니 숫자가 생각보다 훨씬 낮았어요. 기준선보다 한참 아래였거든요. 피부가 왜 그렇게 당겼는지 그제야 이해가 됐죠.

그런데 여기서 함정이 하나 있어요. 바깥이 많이 추운 동네에서는 무조건 습도를 올린다고 좋은 게 아니더라고요.

미네소타대학교 연구실 실험을 바탕으로 한 권장표가 있는데요, 이중창 집 기준으로 바깥 기온이 내려갈수록 실내 습도 상한도 같이 내려가요. 영상 20~40도(화씨)일 때는 40% 이하, 0~10도일 때는 30% 이하가 권장선이에요.

영하 10도에서 0도 사이면 25% 이하, 영하 20도에서 영하 10도 사이면 20% 이하예요. 영하 20도보다 더 내려가면 15%를 넘기지 말라고 되어 있어요.

처음 이 표를 보고 좀 놀랐어요. 한겨울엔 15%가 상한이라니, 거의 사막 수준이잖아요.

이유는 유리창이에요. 바깥이 추울수록 창 안쪽 면이 차가워지고, 실내 습도가 높으면 거기에 물이 맺히고 얼어붙어요. 창틀 나무가 썩거나 벽 안쪽에 곰팡이가 생기는 건 이런 식으로 시작된대요.

그러니까 우리 동네 겨울은 30~50%라는 일반 기준과 바깥 온도별 상한을 둘 다 봐야 하는 셈이에요. 저는 창 아래쪽 모서리에 물기가 보이면 그날은 가습기를 줄이는 걸로 정했어요.

이제 가습기 얘기를 해 볼게요. EPA 자료에 따르면 초음파식과 임펠러식, 이른바 쿨미스트 가습기가 물속 미생물과 미네랄을 공기 중으로 가장 많이 퍼뜨리는 편이라고 해요.

반면 필터에 물을 적셔 바람으로 날리는 증발식과 물을 끓이는 스팀식은 이런 물질을 훨씬 적게 내보낸다고 나와 있어요. 다만 물이 고여 있는 탱크가 있으면 어떤 방식이든 세균이 자랄 수 있다는 점은 같아요.

초음파식을 쓰다 보면 가구 위에 하얀 먼지가 앉는 걸 보신 분들 많을 거예요. CPSC는 이게 수돗물 속 미네랄이 미스트와 함께 나와 가라앉은 것이라고 설명해요.

그래서 CPSC는 증류수나 미네랄을 뺀 물을 쓰고, 수돗물은 쓰지 말라고 권해요. 기기에 미네랄 제거 카트리지나 필터가 딸려 있으면 그것도 쓰라고 하고요.

관리 방법도 꽤 분명하게 적혀 있어요. 가능하면 물은 매일 갈고, 새 물을 붓기 전에 탱크를 완전히 비우라는 거예요.

난방철에는 자주, 꼼꼼하게 청소하라고 해요. 청소 전에는 반드시 플러그를 뽑고요.

표백제나 소독제로 닦았다면 헹굼을 충분히 해야 한대요. 남은 화학물질을 들이마시면 안 되니까요.

물 표면이나 탱크 벽에 얇은 막이나 끈적한 게 보이면 세균이나 곰팡이가 자라고 있다는 신호래요. 저는 이 대목 읽고 바로 욕실로 가서 작년 가습기를 꺼내 봤어요.

사실 기계만이 답은 아니에요. 빨래를 실내에 널거나, 샤워 후에 욕실 문을 열어 두는 것만으로도 한동안은 숫자가 조금 올라가요.

요리할 때 냄비 뚜껑을 살짝 열어 두는 것도 저는 자주 해요. 대신 이런 방법도 결국 습도계를 보면서 해야 해요. 창에 물이 맺히기 시작하면 멈춰야 하니까요.

화분 몇 개를 거실에 모아 두는 것도 기분상으론 좋아요. 다만 이걸로 습도가 얼마나 오르는지는 공식 자료에서 확인된 수치를 못 찾았어요. 그러니 큰 기대는 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정리해 볼게요. 습도계부터 하나 둡니다. 평소엔 30~50% 사이를 목표로 하되 한겨울엔 바깥 기온표에 맞춰 낮춥니다.

가습기는 증류수로 채우고, 물은 매일 새로 갈고, 난방철 내내 자주 씻어요. 창가에 물방울이 보이면 그날은 줄이고요.

나라면 올겨울엔 쿨미스트보다 증발식 쪽을 고르겠어요. 하얀 먼지 닦는 일에서 해방되고 싶은 마음이 제일 크거든요.

요즘 버스 창밖으로 나무들이 하루가 다르게 노랗게 바뀌는 게 보여요. 곧 저 창에도 성에가 낄 테죠.

그 전에 우리 집 공기부터 미리 챙겨 두려고요. 올겨울은 정전기 없이 문고리 잡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