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호세에서 그나마 저렴하게 살 수 있는 동네는 어디일까 - San Jose - 1

산호세로 이사 간다고 했더니 주변에서 제일 먼저 하는 말이 집값보다 렌트비 얘기였어요.

"거기 월세 정말 비싸다"는 말을 하도 많이 들어서 저도 처음에는 겁부터 났거든요.

그런데 막상 동네별로 찾아보니까 산호세라고 전부 똑같이 비싼 건 아니더라고요. 어디를 고르느냐에 따라 몇백 달러씩 차이가 납니다.

일단 렌트비를 최대한 아끼려면 East San Jose 쪽부터 보게 됩니다. 1베드룸을 1,800~2,100달러 정도에서 찾을 수 있는 경우가 있는데, 산호세에서는 그나마 저렴한 편이에요. 히스패닉과 라틴계 주민들이 많이 살다 보니 식당이나 마켓도 많고 동네 자체는 활기가 있습니다. 다만 지역에 따라 치안 차이가 있어서 가격만 보고 계약하기보다는 밤에도 한번 가보고 주변 분위기를 확인하는 게 좋겠더라고요.

조금 더 주거환경과 교통을 생각하면 Berryessa도 많이 봅니다. 밀피타스와 가까운 데다 2020년 BART Berryessa/North San Jose역이 생기면서 교통이 상당히 편해졌어요. East San Jose보다는 렌트가 조금 비싸지만 한인 마켓이나 식당 이용하기도 편해서 한국 사람 입장에서는 생활하기 괜찮은 위치입니다.

Alum Rock 쪽도 가격을 중요하게 보는 분들이 찾아볼 만합니다. Alum Rock Park가 가까워서 산책이나 운동하기 좋고, 상대적으로 렌트가 낮은 매물도 나옵니다. 다만 이쪽 역시 몇 블록 차이로 분위기가 달라지는 곳이 있어서 직접 가보는 게 제일 정확합니다.

산호세만 고집하지 않는다면 Milpitas도 같이 보는 게 좋아요. 행정구역으로는 다른 도시지만 바로 붙어 있어서 생활권은 거의 연결돼 있습니다. H Mart도 있고 BART와 VTA를 이용할 수 있어서 한인들에게는 상당히 편합니다. 매물에 따라 산호세보다 렌트가 조금 저렴한 경우도 있고 비교적 주거환경이 안정적이라는 장점도 있습니다.

가족 단위라면 남쪽의 Blossom Hill 주변도 한번 볼 만해요. 다운타운에서 조금 떨어져 있지만 비교적 조용하고, 차로 출퇴근하는 분이라면 생활하는 데 크게 불편하지 않습니다. Zion Market도 이쪽에서 이용하기 편해서 한국 식재료 사러 다니기도 괜찮고요.

그리고 산호세에서 렌트를 구해보면 새 아파트만 볼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수영장에 헬스장까지 있는 새 아파트는 보기에는 정말 좋은데 그만큼 월세가 올라가잖아요. 오히려 관리가 잘된 오래된 아파트를 찾아보면 같은 동네에서도 몇백 달러 저렴한 경우가 있습니다.

오랫동안 비어 있는 개인 집주인 매물이라면 가격이나 계약조건을 한번 물어볼 수도 있습니다. Craigslist나 Facebook Marketplace에도 이런 매물이 올라오는데, 대신 사기도 있을 수 있으니 집을 직접 확인하고 소유관계나 계약 내용을 확인하기 전에는 돈부터 보내면 안 됩니다.

결국 산호세에서 싸고, 안전하고, 교통 편하고, 집까지 좋은 곳을 한꺼번에 찾기는 쉽지 않아요. 하나를 얻으면 하나는 조금 양보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처음 이사할 때부터 완벽한 집을 찾겠다고 무리하기보다는 내가 매달 감당할 수 있는 렌트비를 먼저 정하고 그 안에서 출퇴근 거리와 동네 분위기를 맞춰보는 게 낫습니다.

처음 1~2년은 조금 저렴한 곳에서 살아보고 산호세 생활이 익숙해진 다음 더 마음에 드는 동네로 옮기는 것도 방법이에요. 실제로 살아봐야 어느 동네가 나한테 편한지 알게 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