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시피강의 발원지는 미네소타 북부의 이타스카 호수(Lake Itasca)입니다.

이름도 인디언 말에서 유래했는데 '진짜 머리(Veritas Caput)'라는 뜻으로 '강의 시작점'을 상징합니다.

지도로 보면 미네아폴리스에서 북서쪽으로 약 200마일 차로 네 시간 정도 가야 하는데, 그곳은 거의 캐나다 국경과 맞닿은 숲과 호수의 땅이에요. 처음 그곳을 찾아간 사람은 1832년 헨리 스쿨크래프트(Henry Schoolcraft)라는 탐험가였습니다.

그는 당시 미시시피강의 근원을 찾으라는 정부의 명령을 받고 여러 원주민 가이드들과 함께 이 지역을 탐험하다가 이타스카 호수에 도착했죠. 그전까지 사람들은 미시시피강이 어딘가 캐나다 쪽에서 흘러들어온다고 막연히 믿고 있었는데, 스쿨크래프트가 이 호수를 "미시시피강의 진짜 시작점"이라고 선언하면서 역사가 새로 쓰이게 됩니다.

이타스카 호수는 크기가 그리 크지 않습니다. 길이 약 1.8마일, 폭은 1마일 정도로, 오히려 고요한 시골 호수에 가깝죠. 하지만 이 작은 호수에서 흘러나온 물이 2,340마일을 달려 멕시코만까지 이어진다는 걸 생각하면 참 신기한 일입니다.

호수에서 강이 시작되는 곳에는 넓지 않은 자갈밭과 얕은 물길이 있는데, 여름이면 관광객들이 신발을 벗고 그 위를 건너며 "미시시피강을 걸어서 건넜다"는 사진을 남깁니다. 물 깊이가 무릎 정도밖에 안 되니 아이들도 손쉽게 건널 수 있죠.

이타스카 주립공원(Itasca State Park)은 미네소타에서 가장 오래된 주립공원으로, 1891년에 설립됐습니다. 약 32,000에이커에 달하는 거대한 자연보호구역으로, 울창한 소나무 숲과 100여 개의 크고 작은 호수를 품고 있습니다.


공원 안에는 400년 된 레드파인 나무가 자라고, 여름엔 사슴, 곰, 수달, 독수리 같은 야생동물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겨울엔 눈 덮인 숲길을 따라 크로스컨트리 스키를 즐기는 사람들도 많아요. 이곳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미시시피강의 시작을 느낄 수 있는 자연의 교과서 같은 곳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미시시피강이 이 호수에서 시작될 때 폭이 10피트도 안 되지만, 멕시코만에 닿을 때는 폭이 1마일 이상으로 커진다는 겁니다. 즉, 미국을 세로로 가로지르는 거대한 생명선이 바로 이 조그만 숲속 호수에서 태어나는 거죠.

이타스카에서 흘러나온 물은 미네소타 북부의 늪지대를 거쳐 미니애폴리스와 세인트폴을 지나고, 위스콘신과 아이오와, 미주리, 일리노이, 켄터키, 테네시, 루이지애나를 거쳐 끝내 멕시코만으로 들어갑니다.

미국의 중서부 농업지대, 산업지대, 그리고 도시의 심장을 모두 연결하는 '물의 길'입니다. 그래서 미시시피강은 단순한 강이 아니라, 미국의 역사와 문화, 경제를 이어주는 대동맥이라 불립니다. 강 이름 자체도 흥미로운데, 인디언 언어인 오지브웨(Ojibwe)어에서 "Misi-ziibi" 즉 "위대한 강(Great River)"이라는 뜻에서 왔습니다. 미시시피강이 미국 문학과 음악, 특히 블루스나 포크 음악에서 자주 등장하는 이유도 바로 이 상징성 때문입니다.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에 나오는 강도 이 미시시피강이죠. 이타스카 호수를 직접 가보면 '여기가 그 위대한 미시시피의 시작이 맞나?' 싶을 정도로 조용합니다. 새소리만 들리고, 바람에 나뭇잎이 흔들리는 소리 외엔 아무것도 없습니다. 미시시피강의 첫걸음은 아주 작고 조용하지만 그 끝은 거대하고 웅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