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아폴리스의 인종구성을 이야기하려면 역사부터 짚고 가야 합니다.

이 도시는 원래 다코타(Dakota)와 오지브웨(Ojibwe) 원주민의 땅이었습니다. 미시시피강과 미네하하 폭포 주변은 오래전부터 이들이 사냥하고 모여 살던 신성한 지역이었죠. 그러나 1800년대 중반 미국 정부가 이 지역을 개척지로 편입하면서 상황이 바뀝니다.

토지조약을 통해 원주민을 서쪽으로 내몰고, 그 자리를 유럽계 이민자들이 차지하게 됩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노르웨이, 스웨덴, 독일계 이민자들이 미네소타 전역에 몰려들었는데, 그들의 영향이 지금까지 도시의 분위기를 결정지었습니다. 미네아폴리스가 '하얀 도시'라는 인식이 생긴 것도 이 시기부터입니다.

눈이 많이 내리는 혹독한 겨울, 거대한 호수, 그리고 고된 농업 환경은 북유럽 이민자들에게 익숙한 조건이었고, 이들이 정착하며 도시의 기반을 다졌습니다. 지금도 미네소타 사람들 중 상당수가 스칸디나비아계 후손이고, 그래서 미네아폴리스 곳곳에서 북유럽식 교회, 목조건물, 미트볼 요리 문화가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도시는 단일한 백인 사회만으로 유지되지 않았습니다. 1900년대 초, 산업화가 시작되면서 남부 출신의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일자리를 찾아 이주하기 시작했고, 1950년대엔 대학과 병원을 중심으로 아시아계와 유럽계 전문가들이 유입됐습니다. 다만 주택 차별 정책('레드라이닝') 때문에 흑인들은 일정 지역에만 몰려 살게 되었고, 이 격차가 지금까지 이어져 있습니다.

2020년 조지 플로이드 사건이 미네아폴리스에서 터진 것도 단순한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그 사건은 오랜 세월 누적된 인종 불평등의 결과물이었죠. 최근 들어 미네아폴리스의 인종 구성은 서서히 변하고 있습니다.

2020년 인구조사 기준으로 보면 백인이 약 60%, 아프리카계가 19%, 아시아계가 6%, 히스패닉이 10% 정도입니다. 특히 소말리아와 에티오피아에서 온 동아프리카계 이민자가 급격히 늘었는데, 이들은 미네아폴리스 남쪽 시더리버사이드(Cedar-Riverside) 지역에 많이 모여 삽니다.

그래서 그곳을 '리틀 모가디슈'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또한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 전쟁 이후 정착한 동남아시아계 공동체도 탄탄히 자리 잡았고, 최근엔 한인 이민자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다양성 속에서도 도시의 전체 분위기는 여전히 조용하고 점잖다는 겁니다.

미네소타 특유의 '미네소타 나이스(Minnesota Nice)' 문화가 인종 간 긴장을 완화시켜 왔지만, 겉으로는 평화로워 보여도 내부적으로는 여전히 소득 격차와 교육 불균형이 존재합니다. 백인 가정의 중간소득은 흑인 가정보다 두 배 이상 높고, 주택 소유율도 크게 차이 납니다.

과거엔 북유럽의 정착지였지만, 지금은 다양한 언어와 문화가 섞이는 지역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미네아폴리스의 진짜 매력은 바로 그 다층적인 역사 속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