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아폴리스의 대표적인 랜드마크 중 하나가 바로 스톤 아치 브리지(Stone Arch Bridge)입니다.

이 다리는 내가 사는 이곳 미네아폴리스의 역사와 산업, 그리고 재탄생의 상징 같은 존재입니다.

미시시피강을 가로지르는 이 다리는 1883년에 완공되었는데, 건축주가 다름 아닌 제임스 J. 힐(James J. Hill)입니다.

그는 당시 '제국의 빌더(Empire Builder)'라고 불릴 만큼 미국 철도 산업의 거물이었죠.

스톤 아치 브리지는 원래 기차가 지나가던 다리였습니다. 제임스 힐은 미시시피강 동쪽의 세인트폴과 서쪽의 미네아폴리스를 연결해 거대한 철도 운송망을 완성하려 했고, 그 핵심 루트가 바로 이 다리였습니다. 당시 사용된 돌만 약 10만 톤, 길이 2,100피트(약 640미터), 아치만 23개가 들어간 어마어마한 규모였죠.

돌의 질감과 곡선형 구조가 만들어내는 균형미는 지금 봐도 예술에 가깝습니다. 흥미로운 건, 스톤 아치 브리지가 미시시피강을 가로지르는 유일한 석조 다리라는 점입니다. 대부분의 다리가 철제나 콘크리트로 지어졌지만, 이 다리는 순수하게 화강암과 석회암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덕분에 1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원형 그대로 버티고 있죠. 다리 위에 서면 미시시피강의 물결이 굽이치며 떨어지는 세인트앤소니 폭포(St. Anthony Falls)가 보이고, 그 옆으로는 옛 제분소 건물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이 폭포는 미네아폴리스가 '밀가루 도시(Mill City)'로 불리게 된 이유기도 합니다.

19세기 말 이 지역엔 세계 최대의 제분소인 워시번-크로스비(현 제너럴밀스)와 필스버리 공장이 들어서면서, 미네아폴리스가 한때 전 세계 밀가루 수출의 중심이 되었죠. 스톤 아치 브리지는 바로 그 산업의 동맥 역할을 했던 겁니다. 하지만 1970년대 들어 철도 교통이 쇠퇴하면서 이 다리는 더 이상 쓰이지 않게 됩니다.

철길이 철거되고 몇 년 동안 방치되었죠. 그러던 중 1994년, 미네소타 주 정부와 시 당국이 다리를 복원해 보행자와 자전거 전용 다리로 재탄생시킵니다. 지금은 자동차나 기차가 아닌 사람의 발걸음이 오가는 산책길이 되었고, 주말이면 관광객, 조깅하는 시민, 사진 찍는 연인들로 붐빕니다.

특히 일몰 시간에 다리 위에서 바라보는 미시시피강과 다운타운의 스카이라인은 그야말로 압도적입니다. 붉은 돌이 석양빛을 받아 황금빛으로 변하고, 멀리 IDS 타워와 유에스뱅크 스타디움이 실루엣처럼 드러나죠. 여름에는 다리 아래 강가에서 재즈 페스티벌과 마라톤 대회가 열리고, 7월 4일 독립기념일에는 불꽃놀이 명당으로도 유명합니다.

흥미롭게도 이 다리의 한쪽 끝에는 구 워시번 제분소를 개조한 밀 시티 뮤지엄(Mill City Museum) 이 있습니다. 여기서 미네아폴리스의 산업화 역사를 배우고, 바로 옆 스톤 아치 브리지를 걸으면 과거와 현재가 한눈에 이어집니다. 역사적인 건축물이 단순히 보존만 된 게 아니라, 시민의 생활 속으로 다시 들어온 좋은 사례라 할 수 있죠.

또 다리 아래쪽 강변에는 세인트앤소니 메인(St. Anthony Main) 거리라는 낡은 상업지구가 있습니다. 이곳은 예전엔 공장 노동자들이 살던 구역이었지만, 지금은 카페와 와인바, 작은 극장들이 들어서면서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핫플레이스가 됐습니다.

낮에는 자전거 타는 가족, 밤에는 산책하는 커플과 거리 음악가들로 가득하죠. 스톤 아치 브리지는 그런 변화의 중심에 있습니다. 그래서 이곳을 걸어본 사람들은 입을 모아 말합니다. "스톤 아치 브리지를 한 번 걸어보면, 미네아폴리스가 어떤 도시인지 단번에 느낄 수 있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