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엔 친구들끼리 모이면 종종 하는 얘기가 있다.

"우리 세대는 과연 은퇴할 수 있을까?" 라는 거다.

30대 중반이 되니까 부동산, 연금, 투자 얘기가 술자리 안주처럼 자연스러워졌다.

"소셜 연금 없이 은퇴하는 사람도 생각보다 많대."

세금도 꼬박꼬박 냈고 열심히 일했는데 연금이 없다고? 뭐지 싶어서 찾아봤다.

만약 내가 갑자기 무슨 일이 있어서 일을 오래 못 하고, 크레딧도 못 채우고, 연금 못 받게 되면... 난 어떻게 살아야 하지?

그래서, 직접 알아봤다. 진짜 연금 없이 은퇴하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가장 먼저 나오는 게 바로 SSI, 그러니까 *보충 보장 소득(Supplemental Security Income)*이란 거다.

말 그대로, 소득이 없는 노인이나 장애인을 위한 최소한의 생계 지원 제도.

2025년 기준으로 혼자 사는 사람 기준 최대 월 $943.

와, 이게 끝이다. 1000불도 안 되는 돈으로 한 달 살아야 한다니. 게다가 자산도 $2,000 넘으면 안 된단다.

진짜 완전 '제로 베이스'여야 하는 거다.

그나마 위안인 건, SSI를 받으면 메디케이드도 같이 받을 수 있어서 병원비는 거의 안 드는 구조.

진료비, 약값 이런 거는 다 커버되니까 건강만 잘 챙기면 돈은 안 깨진다고. 하지만 이건 "아프지 않아야 되는 거"랑은 좀 다르다.

그냥 병원비 걱정은 덜 수 있다는 정도지, 품위 있게 노년을 보내는 건 전혀 아니다.

그리고 SNAP. 우리가 흔히 말하는 '푸드 스탬프'다.

월 $300 정도, 이걸로 마트에서 밥 사 먹으라는 건데... 솔직히 30대 기준으로 장 한 번 보면 150불 깨지는 거 다들 알 거다.

그 돈으로 한 달 버티려면 라면이랑 달걀, 냉동 채소 돌려막기 해야 할 듯.

그다음은 섹션8 주택 보조(Section 8 Housing Voucher). 저소득층에게 임대료를 깎아주는 제도다.

소득의 30%만 부담하고 나머지는 정부가 내주는 방식인데, 문제는 신청자가 너무 많다는 것.

기다리다가 몇 년 지나기도 한단다. 심지어 "죽을 때까지 못 받는 경우도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

이외에도 전기·가스 보조금, 무료 버스 패스, 무료 핸드폰 프로그램 등등... '극빈층'이 되면 받을 수 있는 건 많긴 하다.

내가 만약 지금부터 아무 준비도 안 하고 65세가 되면?

SSI $943 + SNAP $200 + 정부 보조 주택 받아서 월 임대료 $300으로 산다 치고...

그럼 내 한 달 고정 수입이 $943 + $200 = $1,143.

거기서 $300 월세 빼면 $843으로 한 달을 살아야 하는 것.

그런데 그 돈으로 옷 사는 건 물론이고, 차도 없고, 커피도 못 사 먹고, 가족 생일선물도 힘들고, 병원 말고는 어디 나갈 일도 못 하는 삶...

한마디로 "생존은 가능, 삶은 없다" 라는 말이 딱이다.

이 글을 쓰면서 문득 든 생각.

우리는 보통 연금은 '그냥 나오는 돈'으로 착각한다.

근데 실제로는 10년 이상 일을 하고, 소득을 꾸준히 신고한 사람만 받을 수 있다.

자영업자거나, 현금으로 일했거나, 출산과 육아로 커리어가 비었거나... 이 모든 게 연금 크레딧에는 '구멍'이 된다.

나는 아직 30대지만, 미래에 대해 무시할 수 없게 됐다.

당장 적금부터 늘려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내가 65살이 되었을 때, "커피는 사 먹을 수 있는 노년"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게 뭐 대단한 꿈은 아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