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콘신에 산다는 건, 미국 안에서도 유독 정직한 땀 냄새가 나는 주에서 살아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겨울엔 눈이 산처럼 쌓이고 여름엔 호수마다 낚시와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로 붐비지만, 계절이 바뀔 때마다 도시 전체가 새로운 색으로 변합니다. 매디슨의 깨끗한 캠퍼스 거리, 밀워키의 오래된 벽돌 공장 지대, 도어카운티의 평화로운 호숫가만 봐도 위스콘신의 삶이 얼마나 다양하고 단단한지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위스콘신은 미국 제1의 낙농 지역으로 손꼽힙니다. 우유, 치즈, 버터 등의 생산량이 미국 전체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하며, 실제로 주를 돌아다니다 보면 끝없이 이어지는 목장과 초원이 보입니다. 아침이면 소 젖 짜는 냄새가 퍼지고, 오후에는 치즈 공장에서 흘러나오는 고소한 향이 마을을 감쌉니다. 육우와 돼지 사육도 활발하고, 이들의 사료가 되는 옥수수와 건초, 귀리 등을 자체적으로 재배합니다.

이런 순환형 농업 구조 덕분에 위스콘신은 '미국의 낙농 수도'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죠. 특히 치즈는 단순한 식품을 넘어 지역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NFL 팀인 그린베이 패커스의 팬들이 스스로를 "치즈헤드(Cheesehead)"라 부르며 노란 치즈 모자를 쓰고 응원하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2019년에는 치즈 원산지 보호라벨을 리브랜딩하면서, 지역 특산품 산업으로 발전시키는 움직임도 활발히 진행되었습니다.

공업 역시 농업 못지않게 탄탄합니다. 유가공업과 제지업이 크게 발전했으며, 독일계 이민자들이 많이 들어오면서 밀워키를 중심으로 맥주 양조업이 번성했습니다. 밀워키는 한때 미국 맥주의 중심지로 불렸을 정도로 유명한데, 세계적인 맥주 회사인 밀러(Miller)가 쿠어스(Coors)와 합병하기 전까지 본사를 이곳에 두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지역 바나 펍에서는 독일식 라거와 소시지를 즐기는 문화가 남아 있습니다. 독일계 이민자들의 전통이 녹아든 음식문화는 '브랫워스트' 같은 소시지를 지역 명물로 만들었죠.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위스콘신의 기계 산업입니다. 주 내에는 완만한 구릉과 넓은 도로가 많아 오토바이나 자전거를 즐기는 인구가 많은데, 이 덕분에 관련 산업도 발달했습니다. 할리데이비슨(Harley-Davidson)이 밀워키에 본사와 공장, 박물관까지 두고 있으며, 자전거 브랜드 트렉(Trek)은 워털루에 본사를 두고 있습니다.

자동차 산업에서도 위스콘신은 존재감을 지켜왔습니다. 한때 미국 4대 자동차 제조사 중 하나였던 아메리칸 모터스 코퍼레이션(AMC)이 케노샤에 완성차와 파워트레인 공장을 두었고, 지금도 군용차량 제조사 오시코시 코퍼레이션(Oshkosh Corporation)이 그 전통을 잇고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시몬스 침대의 발상지도 이곳 케노샤입니다. 침대 하나로 대박을 터뜨린 창립자는 이후 케노샤 시장을 지내기도 했죠. 본사는 1975년에 조지아주 애틀랜타로 이전했지만, 창립자 일가의 이름은 여전히 케노샤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도서관 기부, 공원 명명, 장학재단 설립 같은 흔적들이 그 증거입니다.

결국 위스콘신에 산다는 건, 자연의 리듬 속에서 사람의 노동과 정직함이 어우러진 삶을 살아간다는 뜻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