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자스시티가 레이싱으로 유명한 이유?

내가 볼때 그건 단순히 Kansas Speedway 트랙이 이동네에 있어서가 아니라, 이 지역 사람들의 자동차에 대한 열정이 남다른 결과라고 할 수 있는것 같다. 우선 지리적으로 캔자스시티는 미국의 거의 중앙에 위치해 있어서 동부와 서부의 팬, 선수, 팀들이 모두 접근하기 쉽다. 그래서 전국 규모의 모터스포츠 대회가 열리기에 최적의 위치로 평가받는다.

실제로 캔자스시티 인근의 캔자스 스피드웨이(Kansas Speedway)는, 이 트랙이 들어선 이후 주변 지역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한다. 원래는 허허벌판이던 곳이 지금은 '빌리지 웨스트(Village West)'라는 거대한 복합 상업지구로 변했고, 쇼핑몰, 레스토랑, 호텔, 카지노, 아울렛이 줄줄이 들어섰다. 여기에 들어간 투자 규모만 해도 공공과 민간을 합쳐 약 8억 달러 이상이라고 한다. 이 덕분에 이 지역은 매년 1,000만 명이 넘는 방문객이 찾는 캔자스시티의 대표 관광지로 자리 잡았다.

예전엔 이 지역에서 1년에 고작 20만 달러 정도의 재산세가 걷혔는데, 지금은 1,100만 달러가 넘는 세금이 들어온다고 한다.

소매 매출은 연간 6억 달러 이상이고, 그로 인해 주와 시가 얻는 세금 수입만 해도 4,000만 달러를 넘는다. 기업도 100개가 넘게 입주해 있고, 약 5,700명이 일자리를 얻었다고 하니 경기장 하나가 만들어낸 변화가 얼마나 큰지 실감이 난다.

레이싱 이벤트 자체의 파급력도 엄청나다. 예를 들어 NASCAR 같은 대회가 열리는 주말이면 경제적 효과가 1억 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단순히 티켓 판매나 경기장 수익뿐만 아니라, 호텔 예약이 꽉 차고, 식당은 손님들로 붐비며, 교통편과 쇼핑센터까지 덩달아 돈이 돈다.

관람객의 70% 정도는 다른 주에서 온 외지인이라, 그들이 쓰고 가는 돈이 지역 경제를 살찌우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캔자스시티의 호텔과 레스토랑들은 레이싱 시즌이 되면 '황금기'라고 부른다. 경기장 자체의 연간 운영 수익은 약 400만 달러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주변 산업까지 합치면 그 규모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커진다. 경기 당일이면 도시 외곽 고속도로가 수만 대의 차량으로 가득 차고, 팬들은 새벽부터 RV나 텐트를 세워 바비큐 파티를 열며 하루 종일 축제 분위기를 즐기는데 거의 그 열기는 마치 록 페스티벌 같다.

이 지역은 오래전부터 자동차 산업과 관련된 부품 제조업이 발달했고, 지역 주민들 중에는 직접 차를 개조하거나 클래식카를 복원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그런지 여기 살다보면 주말마다 열리는 드래그 레이스나 스트리트 크루즈 행사에서도 그들의 자동차 문화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재미있는 건 이곳의 레이싱 문화가 가족 중심이라는 점이다. 남성들만의 취미가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 경기장을 찾는 가족이 많고, 세대를 이어 팬덤이 형성돼 있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첫 경기의 흥분을 전해주고, 그 아들이 또 다른 세대에게 같은 경험을 물려주는 식이다.

엄청나게 빠른 레이싱카의 속도, 엄청나게 큰 엔진 소리, 거기에 어울려 함께하는 열정이 이 도시의 정체성을 만들어 온거라고 할 수 있는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