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자스시티에 이주해서 살다보면 여기 사는건 어떤 느낌이냐고 주위 사람들이 자주 물어본다.

KC에서 달랑 2년정도 살았는데 그런 대답할 처지가 되나? 싶기도 하지만 ㅎㅎ

그럭저럭 여기 산지 좀 되다보니까 많이 익숙해진건 사실이다.

내 대답은 글자 그대로 미국의 중심에서 살아가는 느낌이랄까. 일기예보 방송볼때 느낌이 확 온다.

그리고 여기 환경은 동서부처럼 빽빽하지도 않고 남부처럼 느긋하지도 않은, 딱 중간 어딘가의 흐름과 리듬이 있다.

그래서 그런지 처음 이곳에 오면 많은 사람들이 "생각보다 괜찮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

도심 한가운데에서도 20분만 차를 몰면 평원이 끝없이 펼쳐지고, 밤에는 은은한 불빛 사이로 재즈가 흘러나온다.

캔자스시티는 농촌 이미지가 강한 편이지만, 막상 살아보면 도시의 세련됨과 시골의 여유가 절묘하게 섞여 있다.

재즈의 본고장이라 불릴 만큼 재즈클럽과 라이브 바가 많고, 주말마다 거리 공연이 열린다.

파워앤라이트 디스트릭트(Power & Light District)에 가면 젊은 층이 맥주 한잔하며 음악에 몸을 맡기고, 크로스타운의 오래된 바에서는 나이 지긋한 연주자들이 트럼펫을 불며 서로의 리듬을 주고받는다.

생활비가 낮은 것도 큰 장점이다. 미국 주요 도시 중 주택 가격과 렌트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교통 체증도 심하지 않다.

출퇴근 시간에 차가 막히더라도 10분 이상 걸리는 경우는 드물다. 사람들도 대체로 친절하고, 낯선 사람에게 먼저 인사하는 문화가 여전히 남아 있다.

대형마트와 로컬 식료품점이 적절히 섞여 있어서 장보기나 외식이 편하고, 주말이면 가족 단위로 바비큐를 즐기거나 스포츠 경기를 보러 간다.

캔자스시티는 미식 도시이기도 하다. 달콤하고 진한 소스에 훈연 향이 가득한 바베큐는 이 도시 사람들의 자부심이다.

"캔자스시티 스타일"이라는 말이 붙은 바비큐는 미국 어디서나 통할 정도로 브랜드가 됐다.

또 NFL의 캔자스시티 치프스(Chiefs)와 MLB의 로열스(Royals) 경기가 열리는 날엔 도시 전체가 들썩인다. 경기장 근처에서 팬들이 바비큐를 굽고, 길거리마다 붉은색 유니폼이 넘쳐난다.

다만 겨울은 조금 길고 춥다. 눈이 자주 오지는 않지만 바람이 매섭고, 초봄까지도 쌀쌀한 날이 이어진다.

그래도 여름에는 축제와 야외 이벤트가 많아서 지루할 틈이 없다. 가족 단위로 살기에도 안전하고, 교육 수준이 높아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이라는 평도 많다.

캔자스시티에 산다는 건 안정적이고, 재즈의 리듬처럼 약간의 여유가 느껴지는 곳에 사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