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서 의료보험이 있으면 암검사를 전부 무료로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실제로는 조금 다릅니다.
보험에서 중요하게 보는 것은 증상이 없는 사람에게 미리 하는 선별검사, 즉 cancer screening입니다. 나이와 성별, 위험요인에 따라 권장되는 검사를 받으면 ACA 규정을 따르는 많은 보험에서 본인부담금 없이 받을 수 있습니다. Medicare도 여러 암 선별검사를 보장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유방암 검사입니다. 여성은 일정 연령이 되면 유방촬영술인 mammogram을 정기적으로 받게 됩니다. 가족력이나 유전자 위험이 높은 여성은 의사가 MRI 같은 추가 검사를 권할 수도 있지만, 이런 추가검사는 일반적인 무료 선별검사와 보험 적용 방식이 다를 수 있습니다.
자궁경부암은 Pap test와 HPV 검사가 대표적입니다. 일정 연령대 여성에게 주기적으로 권장되고 보험에서도 예방검사로 보장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검사 간격은 나이와 어떤 검사를 받느냐, 과거 검사 결과에 따라 달라집니다.
대장암 검사는 남녀 모두 중요합니다. 평균 위험군에서는 보통 45세부터 검진을 시작합니다. 대장내시경뿐 아니라 집에서 대변을 채취하는 FIT, 대변 DNA 검사 등 여러 방법이 있습니다. 대장내시경은 검사 간격이 긴 장점이 있지만 용종이 발견되면 바로 제거할 수도 있어서 많이 이용됩니다.
폐암은 아무나 CT를 찍어주는 것이 아닙니다. 주로 50~80세 가운데 흡연력이 상당하고 현재 담배를 피우거나 끊은 지 오래되지 않은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저선량 CT 검사가 권장됩니다. 담배를 평생 피우지 않은 55세 사람이 걱정된다고 매년 폐 CT를 찍는 것은 일반적인 예방검진 기준과는 다릅니다.
전립선암은 조금 복잡합니다. 남성들이 흔히 이야기하는 PSA 혈액검사가 있지만 무조건 모든 남성에게 매년 해야 하는 검사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나이, 가족력, 인종, 개인 위험을 고려해 의사와 장단점을 상의하고 결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PSA가 높다고 반드시 암도 아니고, 반대로 검사 과정에서 필요 이상의 조직검사나 치료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많은 분이 묻는 게 췌장암, 간암, 난소암 같은 암은 왜 정기검진에 없느냐는 겁니다. 모든 암에 일반인을 대상으로 효과가 입증된 선별검사가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췌장암은 평균적인 위험을 가진 사람에게 정기적으로 CT나 MRI를 찍는 방식이 일반 선별검사로 권장되지 않습니다. 가족력이나 특정 유전자 변이처럼 위험이 높은 사람은 전문의 판단 아래 별도의 감시 프로그램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간암도 모든 사람이 정기적으로 검사받는 방식은 아닙니다. 간경변이나 특정 만성 간질환처럼 고위험군에서 초음파 등의 정기적인 감시검사를 시행합니다. 난소암 역시 증상이 없는 평균 위험 여성에게 CA-125 혈액검사나 초음파를 정기적으로 하는 것이 일반적인 암 선별검사로 권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또 하나 헷갈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무료 예방검사와 증상이 있어서 하는 검사는 보험 청구 방식이 다를 수 있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아무 증상 없이 정해진 일정에 맞춰 대장암 선별검사를 받는 것과 복통이나 혈변 때문에 진단 목적으로 검사를 받는 것은 같은 대장내시경이라도 보험 처리와 본인부담금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보험이 있다고 무조건 무료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보험 종류, 나이, 검사 주기, 네트워크 병원인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추가 검사나 마취, 조직검사 등에 별도의 비용이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Medicare와 직장보험, ACA Marketplace 보험도 세부 조건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결국 미국 암검진의 기본은 온몸을 CT로 찍어서 모든 암을 한꺼번에 찾아주는 방식이 아닙니다. 효과가 충분히 입증된 암을 대상으로 위험도가 높아지는 연령부터 정해진 검사를 하는 방식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건강검진을 받을 때는 그냥 "암검사 해주세요"라고 하기보다 내 나이와 가족력, 흡연력에 맞춰 지금 받아야 할 cancer screening이 무엇인지 주치의에게 하나씩 확인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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