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의 “멕시코만→미국만(걸프 오브 아메리카)”, “데날리산→맥킨리산” 이름 변경 선언은 한마디로 ‘미국의 위대함’과 역사적 인물을 강조하겠다는 상징적 조치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게 실제로 어느 정도까지 추진될 수 있고, 효과가 있을지 궁금하신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알래스카 최대 봉우리인 이 산의 원주민 명칭은 ‘데날리(Denali)’였지만, 1890년대에 25대 대통령 윌리엄 맥킨리의 이름을 따서 연방 차원에서 ‘맥킨리 산(Mt. McKinley)’이라 불렀습니다.
이후 알래스카 주정부와 원주민 단체가 줄곧 “원래 데날리라는 이름을 써야 한다”고 요구했고, 2015년 오바마 행정부 때 내무부 장관이 권한을 발휘해 연방 지명 정보 시스템상 이름을 맥킨리 산에서 ‘데날리 산’으로 바꾸어버린 거죠. 알래스카 주민들과 원주민 단체들에겐 오랜 소망이 실현된 순간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다시 이름이 맥킨리 산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있을까요? 당시에 오하이오(맥킨리의 고향) 출신 정치인들이 오바마 정부의 결정을 강하게 반발하며 “다시 이름을 되돌려야 한다”는 입법 시도를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후로 실질적인 법안 통과나 강력한 움직임이 나오진 않았습니다. 바뀌어버린 연방 지명은 쉽게 뒤집기가 어려운 면이 있거든요.
이 문제는 역사적 존중과 지역 정체성이 걸려 있기에 민감합니다. 이전에도 오하이오(맥킨리 대통령의 고향) 정치인들이 “맥킨리 이름을 되돌려야 한다”며 시도했지만, 큰 파장을 일으키진 못했어요. 이미 데날리가 공식 표기인 데다, 지역 민심도 ‘데날리’로 기울어져 있어서 실제로 다시 바꾸긴 만만치 않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