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노견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매일 시간이 좀 더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의 연속입니다. 제가 키우는 아이는 골든리트리버와 레브라도 믹스, 내년이면 10살이니까 이젠 중년을 지나 노년의 길에 들어섰다고 할 수 있습니다.
처음 강아지때는 산책만 나가면 흰자위로 가득찬 눈으로 저를 끌고 다니곤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조용한 눈빛 하나만으로도 대화가 가능합니다. 아침에 제가 눈을 뜨기 전 살짝 움직이면 벌써 기다렸다는 듯이 눈만 끔벅이며 '오늘 산책은 몇 시쯤 갈까?' 하는 듯한 표정을 짓습니다. 반대로 제가 피곤해 보이면 굳이 보채지 않고 소파에 조용히 웅크려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냉장고 문 열 때마다 후다닥 다가와 갸웃하는 모습은 여전히 어린 강아지 같고, 제가 무심코 한숨을 내쉬면 머리를 무릎 위에 올려놓으며 위로해 주는 모습은 심리 상담 전문가 같습니다. 친구들이 놀러 오면 "사람보다 먼저 눈으로 대화하는 개라니, 신기하다"라고 말할 정도입니다. 실제로 눈빛만 주고받아도 서로의 마음을 알 수 있으니까요.
골든리트리버 특유의 사교성과 레브라도의 충직함이 섞여 있어서인지 성격도 독특합니다. 낯선 사람에게는 환하게 웃는 듯 꼬리를 흔들며 다가가지만 불편해하는 기색을 보이면 금세 태도를 바꾸고 조용해 집니다. 또 제가 집에서 오래 앉아 일을 하고 있으면 의자 옆에 와서 꾸벅꾸벅 졸며 기다립니다. 마치 "이제 일 좀 그만하고 나랑 놀아 달라"는 듯한 모습입니다.
산책을 나가면 예전에는 공원 끝까지 전속력으로 달려가더니 이제는 조금 걸어가다가 저를 힐끗 바라보며 '집으로 돌아가자'는 눈빛을 보내곤 합니다. 발걸음이 무거워질 때면 억지로 끌고 가는 대신 제가 먼저 발걸음을 돌려 함께 집으로 돌아옵니다. 예전처럼 길게 뛰진 못하지만 그 대신 함께 앉아 바라보는 하늘과 바람이 더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노견과 산다는 것은 예전 같지 않음을 볼 때마다 마음이 짠해집니다.
젊을 때는 힘차게 뛰어오르던 계단도 이제는 한 칸 한 칸 천천히 오르며 저를 쳐다봅니다. 이제는 산책 속도를 맞추고, 공놀이도 짧게만 합니다. 대신 잔디밭에 함께 앉아 등을 쓰다듬어 주는 시간이 늘었습니다.
사실은 개가 사람을 키우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지칠 때마다 위로해 주고, 제가 기뻐할 때 함께 뛰며 웃고, 제가 외로울 때 묵묵히 곁을 지켜주는 존재이니 말입니다.
결국 노견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매일 조금씩 작별을 준비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하루하루를 소중히 여기게 되고, 눈빛 하나에도 마음이 움직이고, 말이 없어도 서로를 이해하는 법을 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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