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싱턴 주에 산다는 건 그저 미국 서북단 비가 자주 오는 곳에 산다는 뜻이 아닙니다.
오히려 이곳은 자연의 변화를 온몸으로 느끼며 사는 경험이죠. 내일 모레면 60대가 되니 그런 게 더 크게 와닿습니다.
예전엔 날씨가 흐리면 괜히 기분이 가라앉았는데, 지금은 그 회색빛 구름 사이로 비치는 햇살이 더 고맙게 느껴집니다.
워싱턴 주의 날씨는 변덕스럽습니다. 하루에도 네 계절이 다 오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아침엔 비가 오고 점심쯤엔 햇빛이 쨍, 저녁엔 바람이 거세지다가 밤엔 다시 안개가 내려앉죠.
이런 기후 덕분에 이곳의 숲은 늘 푸르고, 도시를 벗어나면 금세 깊은 삼림 속으로 들어간 듯한 기분이 듭니다.
그런 점에서 워싱턴 주는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천국 같은 곳입니다.
시애틀 근교만 나가도 하이킹 코스가 끝도 없이 펼쳐집니다.
올림픽 국립공원의 거대한 침엽수 숲, 그리고 퓨젓사운드의 잔잔한 바다는 늘 일상의 배경처럼 함께하죠.
주말이면 커피 한 잔 들고 호숫가 벤치에 앉아 시간을 보내는 게 가장 큰 힐링입니다.
이런 풍경은 젊을 때는 몰랐던 여유를 느끼게 합니다.
날씨 덕분에 이곳 사람들은 '레이어드 패션'의 달인이 됩니다.
집을 나설 때는 재킷을 입었다가, 낮에는 벗고, 저녁엔 다시 걸쳐야 하죠.
하지만 이게 또 생활의 일부가 되어버립니다.
집 창문만 열어도 새소리가 들리고, 동네 뒷산엔 사슴이 내려오기도 합니다.
가끔은 집 마당에 토끼나 너구리가 놀러오기도 하죠.
이런 자연스러움 속에서 사는 건 도시의 화려함 대신 느린 평화를 선택한 삶 같다고 할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시애틀이 시골은 아닙니다. 테크 기업들이 몰려 있는 만큼 도시 자체 인프라는 좋습니다.
그런 점에서 워싱턴 주는 자연과 도시의 균형이 절묘한 곳입니다.
나이 들어서 보면 이런 삶이 참 마음에 듭니다.
어딘가에 쫓기듯 사는 대신, 바다 냄새와 솔향기 속에서 하루를 천천히 보내는 삶의 마지막 쳅터를 꾸리는 것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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