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산 이야기 입니다. 그리고 그 산들이 만들어낸 그림같은 지형들.
미국 북서부의 땅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화산 지대, 바로 캐스케이드 산맥이 워싱턴을 관통하고 있죠.
그냥 보기 좋은 산 정도가 아니라, 이 산들은 워싱턴 사람들의 일상에, 풍경에, 심지어 마음속에까지 깊게 뿌리내리고 있어요.
이중에서도 특별히 주목할 만한 세 개의 산이 있습니다. 단순히 높아서가 아니라, 각자 다른 매력과 존재감을 지닌 워싱턴의 지붕 같은 존재들이죠.
첫 번째는 뭐니 뭐니 해도 마운트 레이니어입니다. 이름만 들어도 뭔가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나요? 높이 14,411피트, 미터로는 4,392미터에 달하는 이 산은 워싱턴에서 가장 높고, 미국 본토에서도 가장 높은 활화산 중 하나예요. 지금은 조용히 잠들어 있지만, 여전히 살아 있는 화산으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경외감이 느껴집니다.
산 전체가 마운트 레이니어 국립공원으로 보호받고 있고, 그 안에는 25개의 빙하가 퍼져 있어요. 그 중 '에몬슨 빙하'는 미국 본토에서 가장 큰 빙하랍니다. 빙하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놀라운데, 산행 코스까지 엄청 다양해요. 특히 '디스어포인트먼트 클리버(Disappointment Cleaver)'라는 이름의 루트는 이름과 달리 많은 등산객들에게 만족감을 주는 인기 코스입니다. 레이니어를 실제로 보면 정말 압도적이에요. 그 위용이 어마어마해서, 시애틀 도심에서도 맑은 날엔 그 웅장한 모습이 선명하게 보일 정도죠.
두 번째는 마운트 애덤스입니다. 레이니어보다는 덜 알려졌지만, 사실 높이는 12,281피트(3,743미터)나 돼요. 이 산도 역시 화산이고, 캐스케이드 산맥의 일부입니다. 워싱턴에서 두 번째로 높은 산이지만, 상대적으로 개발이 덜 되어 있어서 오히려 자연 그대로의 멋을 간직하고 있어요.
마운트 애덤스는 정말 조용한 산이에요. 덜 알려져 있다는 점이 오히려 장점이 되어, 백패커들과 진짜 산을 즐기려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죠. 접근할 수 있는 경로도 북쪽과 남쪽으로 다양하고, 정상에 오르면 주변 산맥과 평원이 펼쳐지며 그야말로 그림 같은 뷰가 기다리고 있어요. 가장 잘 알려진 루트는 '사우스 스퍼(South Spur)'인데, 상대적으로 완만한 편이라 초보 등반객도 도전해볼 수 있는 산입니다.
세 번째로 소개할 산은 마운트 베이커예요. 높이는 10,786피트(3,288미터)로, 이 역시 만만치 않은 높이입니다. 캐나다 국경과 가까운 왓컴 카운티에 위치한 이 산은 다른 산과는 또 다른 특징이 있어요. 바로 '눈'. 북미에서 눈이 가장 많이 오는 지역 중 하나라는 타이틀이 붙을 정도로, 겨울이면 정말 눈 세상이 됩니다.
그래서 베이커는 겨울철 스키 리조트로 인기가 많고, 여름에는 시원한 공기 속에서 하이킹과 등산을 즐기기 딱 좋은 곳이 되죠. 마운트 베이커도 활화산이에요. 마지막 분출은 1880년대로 기록되어 있지만, 아직도 완전히 사라진 불씨는 아니라고 합니다. 대표적인 등산 코스는 '콜먼-데밍 루트(Coleman-Deming Route)'로, 이 루트를 따라가면 눈과 얼음, 암석과 하늘이 만들어내는 멋진 조화를 느낄 수 있어요. 이 산은 노스 캐스케이드 국립공원과 연결돼 있어서 산 하나만 보는 게 아니라, 웅장한 자연의 일부분 속에 들어가는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워싱턴 주를 여행하면서 이 세 산을 한 번씩 눈에 담아보면, 정말 이 주가 왜 특별한지 체감하게 돼요. 단순히 높고 험해서가 아니라, 이 산들이 가진 표정과 기후, 그리고 풍경이 전혀 다르거든요. 이들은 단순한 돌덩어리가 아니라, 각각 하나의 '자연 예술'이자 역사이고, 워싱턴이라는 주를 존재감 있게 만들어주는 기둥 같은 존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