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넥티컷에 살다 보면 주말에 뭘 할까 고민하다가도 문득 "가까운 곳에 이런 게 있었지!" 하고 떠오르는 날이 있어요.
얼마 전 저는 하트퍼드의 자연사 관련 전시 공간에서 Giant Sperm Whale 전시를 보고 왔는데, 생각보다 훨씬 인상적이어서 아직도 그 느낌이 생생해요.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압도적으로 큰 향유고래 모형이 천장에서 매달려 있었는데, 그 웅장함이란... 정말 '거대한 바다의 주인'이라는 말이 왜 붙는지 단번에 알겠더라고요.
평소 바다 생물에 관심 많은 편이지만 이렇게 가까이에서 향유고래의 몸을 마주한 건 처음이라 순간 말문이 막혔어요. 길이가 어림잡아 버스보다 길어 보이고, 입 주변으로 뻗은 매끄러운 선, 육중한 몸통, 깊은 바다에서 살아가는 포식자의 위용이 그대로 전해졌어요. 안내판을 읽어보며 "이 거대한 생물이 실제로 바닷속을 유영했다는 사실이 얼마나 먼 이야기 같으면서도 실제였을까?" 생각도 들었어요.
향유고래는 지구에서 가장 큰 이빨을 가진 동물이라는데, 그런 포식자가 어둡고 깊은 심해에서 오징어를 사냥하며 살아간다니 상상이 잘 안될 정도였어요. 특히 머리 부분이 크고 둥글게 생겨서 처음엔 "왜 이렇게 불룩하지?" 싶었는데, 그게 바로 음파를 이용해 사냥하고 소통하는 데 중요한 부분이라고 하더군요.
아이들이 옆에서 "저게 진짜 바다에서 산 거야?" 하고 놀라 물어보는 모습을 보며 저도 그 순수함에 같이 동화되고 말았어요. 전시 공간 한쪽에는 향유고래가 좌초돼 올라온 사진과 커넥티컷 연안에 고래가 발견되었던 기록도 소개돼 있었는데, 우리가 바다와 결코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는 사실이 새삼 느껴졌어요.
고래 기름이 산업혁명 시기에 조명과 윤활유로 쓰였던 이야기, 그 때문에 고래 사냥이 번성했던 역사까지 생각하게 되니 단순히 크고 신기한 동물을 보는 게 아니라 인간과 자연이 어떻게 얽혀왔는지 곱씹게 되더라고요.
전시장을 나오기 전 저는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천장 위 고래를 올려다봤어요. 마치 바다 위를 유영하던 순간이 정지된 듯, 거대한 그림자가 조용히 떠 있는 모습이 묘하게 감성적이었어요.
바다 속이 얼마나 깊고 차가웠을까, 그 넓은 영역을 끝없이 헤엄치며 어떤 소리를 들었을까, 인간은 그 존재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 걸까. 돌아오는 길, 하트퍼드 거리를 바라보며 "도시 안에 이런 바다의 흔적이 숨어 있었다니" 괜히 기분이 좋아졌어요.
가까운 곳이라 가볍게 갔다가 마음 속에 잔잔하게 퍼지는 여운을 얻고 온 하루였죠. 이런 작은 발견들이 쌓여 커넥티컷에서의 생활이 더 풍부해지는 것 같다고 생각한 하루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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