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심시간에 회사 휴게실에서 동료 둘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었어요. 회의 얘기인 줄 알았는데, 듣다 보니 어젯밤 들은 살인사건 팟캐스트의 범인이 누구냐는 얘기였습니다.
처음엔 좀 웃겼어요. 그런데 생각해 보니 저도 출퇴근길에 그런 걸 듣고 있더라고요.
미국에 살면서 신기했던 것 중 하나가 이 true crime 장르의 인기입니다. 넷플릭스 메인 화면을 열면 실화 범죄 다큐가 꼭 한두 개는 걸려 있죠.
궁금해서 숫자부터 찾아봤습니다. 분석가 체질이라 어쩔 수 없네요.
Pew Research Center가 2023년에 발표한 자료가 있어요. 2022년 조사에서 최근 1년 사이 팟캐스트를 들은 미국 성인 중 34%가 true crime 팟캐스트를 정기적으로 듣는다고 답했습니다.
성별 차이가 꽤 큽니다. 팟캐스트 청취자 중 여성은 44%, 남성은 23%로 여성이 거의 두 배였어요.
나이로 보면 18~29세 청취자는 41%, 65세 이상은 15%였습니다. 젊을수록 더 많이 듣는다는 얘기죠.
학력별로는 고졸 이하가 45%, 학사 이상이 27%였어요. 이건 저도 예상 못 한 숫자라 한참 들여다봤습니다. 고학력자일수록 이런 콘텐츠를 즐길 거라는 막연한 선입견이 있었나 봐요.
사실 이 장르의 뿌리는 꽤 깊어요. 트루먼 커포티의 In Cold Blood가 1966년에 책으로 나왔는데, 1959년 캔자스주 홀컴에서 일가족 네 명이 살해된 사건을 다룬 논픽션입니다.
그런데 지금 같은 붐은 2014년 10월에 시작됐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This American Life에서 파생된 팟캐스트 Serial이 그때 첫 방송을 했거든요.
Serial은 1999년 볼티모어 고교생 살인사건으로 유죄를 받은 애드넌 사이드 사건을 다시 파고들었어요. 진행자가 기자처럼 직접 취재하고 헷갈리는 마음까지 그대로 들려준 게 새로웠습니다.
이 방송은 팟캐스트 최초로 피버디상을 받았어요. 팟캐스트라는 매체 자체를 주류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도 많습니다.
이듬해 2015년 12월에는 넷플릭스가 10부작 다큐 Making a Murderer를 공개했습니다. 오디오에서 시작된 열풍이 스트리밍으로 옮겨붙은 순간이었죠. 그 뒤로는 거의 모든 플랫폼이 비슷한 다큐를 쏟아냈습니다.
그럼 왜 하필 여성이 더 빠져들까요. 이건 연구가 하나 있습니다.
심리학자 아만다 비커리가 2010년 학술지 Social Psychological and Personality Science에 낸 논문이에요. 여성은 실화 범죄 이야기에, 남성은 다른 폭력적 장르에 더 끌린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연구진의 해석은 생존이에요. 범인이 어떤 신호를 보였는지, 피해자가 어떻게 빠져나왔는지를 알아두려는 심리라는 거죠.
저는 이 설명이 꽤 와닿았습니다. 밤에 주차장을 걸을 때 열쇠를 손가락 사이에 끼우는 습관, 많은 여성들이 어디서 배웠는지도 모르게 갖고 있잖아요.
또 하나는 퍼즐 본능이라고 생각해요. 증거를 하나씩 맞춰 보고 내 나름의 결론을 내리는 과정이 묘하게 중독적입니다. 회사에서 데이터 들여다보는 거랑 비슷한 쾌감이 있어요.
마지막으로 제도에 대한 질문이 있어요. 많은 작품이 결국 경찰 수사가 허술하지 않았는지, 재판이 공정했는지를 묻거든요.
실제로 사이드는 2022년에 유죄 판결이 무효화되면서 20년 넘는 수감 끝에 풀려났습니다. 그 뒤로도 법적 공방은 이어졌지만, 대중의 관심이 사건을 다시 들여다보게 만든 건 분명해요.
다만 불편한 면도 있습니다. 2022년 넷플릭스 드라마 Dahmer가 나왔을 때 피해자 유족들이 공개적으로 반발했어요.
유족 중 한 명은 제작진이 자신에게 한 번도 연락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법정에서 했던 자신의 발언이 그대로 재연된 걸 보고 다시 상처를 받았다고요.
제작자 측은 3년 넘게 대본을 쓰는 동안 유족과 지인들에게 연락했지만 아무도 답하지 않았다고 반박했습니다. 어느 쪽이든, 누군가의 가장 끔찍한 날이 남의 오락이 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아요.
솔직히 저는 여기서 늘 마음이 걸립니다. 범인의 이름은 다 외우는데 피해자의 이름은 기억 못 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래서 요즘은 기준을 하나 정했어요. 피해자와 유족의 목소리를 충분히 담는지, 제도의 허점을 짚는지 먼저 봅니다.
범인을 무슨 스타처럼 그리거나 잔혹한 장면을 길게 끄는 작품은 그냥 꺼요. 그런 건 분석이 아니라 소비라고 생각하거든요.
true crime이 이렇게 인기 있는 건 결국 불안과 호기심, 그리고 정의에 대한 갈증이 섞여 있어서일 겁니다. 그 마음 자체는 이상한 게 아니에요.
다만 듣는 우리도 조금 더 까다로워졌으면 합니다. 오늘 밤 재생 버튼을 누르기 전에, 이 이야기가 누구의 시선으로 만들어졌는지 한 번만 생각해 보시면 어떨까요.

MARIO 2022







콘푸라이트 선생님입니다 | 
SEVEN SEVEN | 
Korean Mom | 
novapixel | 
Peter Pan Pet | 

세상에 이런일이있네 | 
탐구하는 미국 생활 정보 | 
apricotla |
Soy Angelino |
Nati 8 |
NE 호돌이 프레이크 |
washington mom |
Celtics |
Balancework |
round1 |
Way to easy |
musicque |
road98 |
츄러스 열차 기관사 |
gleeful |
미국 사주 |
Burbank Lee |
올리비아 블로그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