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장사 잘하는 사람은 어떤 능력이 남다른걸까 - Santa Monica - 1

미국에서 한국 사람이 장사한다고 하면 예전부터 많이 하던 업종이 있다.

옷 장사, 식당, 잡화점, 뷰티용품 같은 것들이다. LA만 돌아다녀도 한국 사람이 운영하는 이런 가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예전에는 장사하는 방법도 비교적 단순했다.

한국이나 중국에 가서 미국에서 팔 만한 물건을 찾아 컨테이너로 들여오고 적당히 마진을 붙여 팔았다.

미국에서 구하기 힘든 물건을 먼저 가져오는 것 자체가 경쟁력이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 요즘은 한국이나 중국에서 물건 하나 찾는 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인터넷을 조금만 뒤지면 제조업체도 찾을 수 있고 도매가격도 대충 나온다.

소비자들도 아마존이나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직접 주문한다.

그러니 이제는 "중국에서 싸게 떼다가 미국에서 비싸게 팔면 되겠지" 하는 생각만 가지고 장사를 시작하면 돈 벌기가 쉽지 않다.

옷 장사도 마찬가지다.

옷을 보는 눈이 없는 사람이 동대문이나 중국에서 자기가 예쁘다고 생각하는 옷을 잔뜩 가져왔다고 해보자.

그게 미국에서 팔린다는 보장은 없다. 미국 사람 체형도 봐야 하고 지역마다 선호하는 스타일도 다르다.

어느 연령대가 사는지, 얼마까지 부담 없이 지갑을 여는지도 알아야 한다.

잘하는 사람은 여기서 차이가 난다.

100가지 옷을 보고 자기가 좋아하는 옷을 고르는 게 아니라 손님이 살 옷을 골라낸다.

이게 장사의 센스다.

음식 장사는 더 확실하다.

내 입맛에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놓고 손님이 왜 안 오는지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 장사는 요리 경연대회가 아니다.

음식 맛은 기본이고 가격, 양, 위치, 서비스, 메뉴 구성, 포장, 배달까지 전부 상품이다.

점심 손님이 많은 지역인데 30분 걸리는 음식을 팔면 아무리 맛있어도 힘들다.

반대로 장사 잘하는 사람은 손님이 점심시간에 무엇을 원하는지부터 생각한다.

빨리 나오고, 배부르고,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고, 다시 먹어도 질리지 않는 메뉴를 만든다.

잡화도 똑같다.

물건을 싸게 가져오는 능력보다 어떤 물건이 앞으로 팔릴지를 보는 눈이 중요하다.

3달 뒤에 유행할 물건을 먼저 가져온 사람은 돈을 벌지만 이미 여기저기서 팔기 시작한 물건을 싸게 가져온 사람은 결국 가격 경쟁을 해야 한다.

그러면 마진은 계속 줄어든다.

요즘 장사는 물건을 구하는 장사가 아니라 정보를 먼저 읽는 장사에 가까워진 것 같다.

잘되는 가게에 가보면 주인이 손님을 정말 많이 본다.

어떤 사람이 들어왔는지, 무엇을 집었다가 내려놓았는지, 어떤 가격에서 망설였는지 기억한다.

손님이 "이런 거 없어요?"라고 물으면 그냥 없다고 끝내지 않는다.

그 질문을 기억해둔다.

비슷한 질문을 하는 사람이 계속 나타나면 그게 다음에 팔 물건이 되는 것이다.

장사에서 가장 무서운 것도 자기 생각만 믿는 것이다.

"이건 무조건 팔린다."

이 생각으로 물건을 5만 달러어치 주문했는데 안 팔리면 그 순간부터 재고가 된다.

그래서 장사 잘하는 사람은 처음부터 크게 들어가지 않는다. 조금 가져와서 반응을 보고 팔리면 더 주문한다.

손님이 답을 알려주게 만드는 것이다.

미국에서 한인들이 장사해서 돈 벌던 방식도 계속 바뀌고 있다.

예전에는 한국이나 중국과 미국 사이에 정보 차이가 컸다.

그 차이를 이용해서 돈을 벌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인터넷 때문에 그 차이가 거의 없어졌다.

결국 남는 것은 사람의 감각이다.

무엇을 가져올 것인가보다 누구에게 팔 것인가를 먼저 알아야 한다.

얼마에 가져왔느냐보다 손님이 왜 이 가격을 내고 사야 하는지를 만들어야 한다.

옷이든 음식이든 잡화든 마찬가지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만 장사라고 생각하면 이제 미국에서는 버티기 어렵다.

손님을 보고, 변화를 빨리 읽고, 안 팔리는 이유를 찾아내고, 팔리는 것을 발견하면 바로 움직이는 사람.

결국 그런 사람이 장사를 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