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에서 살다 보면 사람들 만날 일이 참 많습니다.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면 제일 먼저 나오는 말도 비슷해요.
"야, 너는 왜 옛날이랑 똑같냐?"
얼굴에 주름 생기고 머리숱 줄어드는 건 어쩔 수 없는데, 신기하게도 몸무게까지 옛날하고 똑같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반대로 30대 때는 날씬했던 친구가 40대 중반쯤 되면서 배가 확 나온 경우도 많고요.
저도 40대가 되고 나서 느끼는 게 30대 때 체중을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는 게 생각보다 건강에 중요한 일이구나 하는 겁니다.
젊었을 때는 조금 많이 먹어도 다음 날 한 끼 대충 먹고 돌아다니면 금방 빠졌잖아요. 그런데 40대가 넘어가니까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습니다.
회사에서는 하루 종일 앉아 있고, LA에서는 가까운 거리도 차를 타고 다니니까 걷는 시간도 별로 없습니다.
퇴근하고 집에 오면 운동하러 나가는 것도 귀찮아지고요. 집에 사놓은 트레드밀하고 로윙머신도 창고구석으로 옮겨놓게 되더군요.
그런데 계속 먹는 것은 오히려 더 당깁니다. 스트레스 받으면 한인타운 가서 순대국 한 그릇 말아먹고, 저녁에는 지인만나서 고기 먹고, 집에 와서 TV 보면서 오징어포나 새우깡 좀 먹으면 하루가 끝납니다. 이런 생활이 몇 년 쌓이면 어느 순간 허리둘레부터 달라지는 거죠.
특히 남자들은 더 그런 것 같습니다. 몸무게가 5kg밖에 안 늘었다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데 그 5kg이 팔이나 다리로 가는 게 아니라 대부분 배 주변으로 몰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체중계 숫자보다 허리둘레를 더 신경 쓰게 됩니다.
40세 이후에 30대 체중을 플러스마이너스 2~3kg 정도로 계속 유지하고 있다면 일단 생활습관이 크게 무너지지 않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매년 조금씩 살이 붙는 패턴을 막고 있다는 것 자체가 중년 이후에는 상당히 중요하니까요.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조심해야 할 것도 있습니다. 몸무게가 똑같다고 몸까지 똑같은 것은 아닙니다.
30대 때 70kg이고 50대에도 70kg이라고 해도 예전보다 근육이 줄고 지방이 늘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그래서 40대 이후에는 무조건 살을 빼겠다는 생각보다 근육을 지키는 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주일에 몇 번이라도 걷고, 스쿼트나 가벼운 근력운동을 하고, 매끼 단백질도 챙겨 먹는 게 필요합니다.
그리고 의외로 중요한 게 간식입니다.배가 조금 고프다고 무조건 뭔가를 먹을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우리는 배고프기 전에 먹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아침 먹고 커피에 빵, 점심 먹고 간식, 저녁 먹고 과일에 과자까지 먹다 보면 하루 종일 배가 부른 상태가 됩니다.
저는 오히려 식사와 식사 사이에 적당히 배가 고픈 시간이 있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식사가 기다려질 정도의 자연스러운 허기는 과식만 하지 않는다면 체중 관리에도 도움이 됩니다.
결국 40대 이후의 건강 관리는 거창한 게 아닌 것 같습니다.
30대 때 입던 바지가 아직도 맞고, 계단을 올라가도 숨이 많이 차지 않고, 허리둘레가 크게 늘지 않았으며 근육도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다면 꽤 잘 관리하고 있는 겁니다.
40대부터는 살을 얼마나 많이 빼느냐보다 지금의 건강한 체중을 50대, 60대까지 얼마나 오래 가지고 가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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