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스 파머스마켓 즐기는 법, 10월 제철 장보기 요령 - Dallas - 1

토요일 아침에 파머스마켓에 갔다가 빈손에 가까운 장바구니로 돌아온 적이 있습니다. 열한 시 넘어 도착했더니 눈여겨보던 채소는 이미 빠졌고, 남은 건 사람 구경뿐이었어요.

그 뒤로는 시간표부터 확인하고 나갑니다. 달라스 쪽 마켓은 장소마다 여는 요일과 시간이 꽤 달라서, 이것만 알아도 헛걸음이 확 줄어듭니다.

가장 잘 알려진 곳은 다운타운 남쪽 Harwood 거리에 있는 Dallas Farmers Market입니다. 야외 농산물 장터인 The Shed는 토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일요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엽니다.

평일에는 The Shed가 닫는다는 점을 기억해 두세요. 실내 푸드홀이 있는 Market 건물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라서, 평일에 가면 장보기보다는 식사하러 가는 곳에 가깝습니다.

The Shed는 비가 와도 열고 연중 운영합니다. 다만 꽃, 빵, 귀한 품목은 일찍 동나니 토요일이라면 10시 전에 도착하는 게 제일 낫습니다.

주차는 생각보다 선택지가 많습니다. Harwood, Marilla, Taylor 거리에는 무료 노상 주차가 있고, Harvest Lofts 주차장은 처음 2시간이 무료라고 안내돼 있어요.

차 대기가 번거로우면 DART도 괜찮습니다. Pearl/Arts District 역에서 걸어서 5분 정도라고 마켓 측이 안내하고 있습니다.

동네 분위기를 좋아하신다면 동쪽 화이트록 쪽도 추천할 만합니다. Good Local Markets가 운영하는 White Rock Farmers Market은 1450 Old Gate Lane에서 토요일 오전 8시부터 정오까지 열립니다.

여기는 생산자가 직접 키우고 만든 것만 파는 producer-only 마켓이에요. 판매하는 분이 곧 농부인 셈이라, 물어보면 수확 시기나 보관법을 바로 들을 수 있다는 게 장점입니다.

올해 일정상 추수감사절 주말인 11월 28일에는 쉰다고 공지돼 있습니다. 그 주에 갈 계획이라면 미리 달력에 표시해 두세요.

일요일에는 같은 단체가 Skillman 거리의 Tietze Park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장을 엽니다. 가을 시즌이 9월 27일에 시작해 12월 20일까지 이어지니 지금이 딱 한창입니다.

그럼 10월에 뭘 사면 좋을까요? 텍사스 농업부 계열 자료를 보면 이 시기에 비트, 브로콜리, 당근, 케일, 콜라드그린, 무, 순무, 고구마, 호박이 함께 나옵니다.

과일과 견과류 쪽에서는 감, 배, 피칸이 10월 목록에 올라 있습니다. 텍사스 피칸은 이 동네 사람들이 자부심을 갖는 품목이라, 껍질째 파는 것과 깐 것을 비교해 보는 재미도 있어요.

한국 사람 입장에서 반가운 건 청경채와 쪽파, 부추 같은 아시아 채소도 10월 목록에 있다는 점입니다. 마켓에 따라 없을 수도 있지만, 보이면 망설이지 말고 사는 편입니다.

오크라와 가지, 고추는 늦여름부터 이어지는 품목입니다. 날이 확 추워지기 전까지 나오니 끝물 가격을 노려볼 만합니다.

장 보는 순서도 나름 요령이 있습니다. 저는 들어가자마자 사지 않고 한 바퀴를 먼저 돕니다.

같은 고구마라도 부스마다 크기와 상태, 가격이 다릅니다. 한 바퀴 돌고 나서 마음에 둔 곳으로 돌아가면 충동구매도 줄고 비교도 됩니다.

무거운 것은 마지막에 삽니다. 호박이나 고구마부터 사면 그걸 들고 내내 걸어야 하니까요.

장바구니는 넉넉하게 두세 개 챙기세요. 잎채소용 천가방과 단단한 것용 가방을 나누면 집에 와서 시든 케일을 보는 일이 줄어듭니다.

결제는 카드가 대부분 되지만 현금만 받는 곳이 아예 없지는 않습니다. Dallas Farmers Market에는 현장 ATM이 있고 현금 없는 부스도 많다고 하니, 소액 현금 조금과 카드를 같이 들고 가는 게 무난합니다.

SNAP을 쓰는 가정이라면 꼭 알아둘 내용이 있습니다. Dallas Farmers Market The Shed와 Good Local Markets 두 곳 모두 SNAP/EBT를 받습니다.

The Shed에서는 과일과 채소에 대해 SNAP 사용액을 추가로 얹어주는 매칭 프로그램도 운영합니다. 다만 1회 한도 안내가 자료마다 달라서, 도착하면 안내 부스에서 직접 확인하시는 게 정확합니다.

Good Local Markets는 WIC 바우처도 받는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어린 자녀가 있는 집이라면 챙겨볼 만한 부분이에요.

사 온 뒤의 관리도 장보기의 절반입니다. 고구마와 호박은 냉장고가 아니라 서늘하고 통풍되는 곳에 두는 게 보통이고, 잎채소는 젖은 키친타월에 싸서 냉장하면 며칠 더 갑니다.

피칸은 기름이 많아서 상온에 오래 두면 맛이 변합니다. 한꺼번에 많이 샀다면 지퍼백에 담아 냉동해 두고 조금씩 꺼내 쓰는 쪽이 낫습니다.

솔직히 가격만 놓고 보면 마트가 더 싼 품목도 있습니다. 그래도 그 주에 딴 채소를 키운 사람한테 직접 사는 건 값으로만 따질 일은 아니라고 봐요.

저라면 토요일은 아침 일찍 화이트록에서 잎채소와 계란을, 일요일 오후에는 다운타운 The Shed에서 호박과 피칸을 사는 식으로 나누겠습니다. 이렇게 하면 한 주 장보기가 거의 끝납니다.

마지막으로, 마켓 일정은 날씨나 행사 때문에 바뀔 때가 있습니다. 나가기 전에 각 마켓 홈페이지나 SNS를 한 번 보고 출발하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