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붕 슁글이 몇 장 날아가고 펜스가 기울었는데, 보험사에 전화했더니 공제액이 1만 7천 달러라는 말을 듣는 경우가 있습니다. 평소 알고 있던 1천 달러짜리 공제액은 어디 갔냐고 되묻게 되죠.
이유는 간단합니다. 플로리다 주택보험에는 일반 공제액과 별도로 허리케인 공제액이 따로 있고, 이건 대부분 금액이 아니라 퍼센트로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플로리다 금융서비스국(CFO) 소비자 안내에 따르면 보험사는 허리케인 공제액으로 500달러, 2%, 5%, 10% 옵션을 제시해야 합니다. 다만 주택 보험금액이 25만 달러 이상이면 500달러 옵션은 제시하지 않아도 됩니다.
여기서 퍼센트의 기준이 중요합니다. 집값이나 청구 금액이 아니라 Coverage A, 즉 건물 자체의 보험 한도가 기준이에요.
용어가 낯설다면 이렇게 생각하면 됩니다. Coverage A는 집이 통째로 무너졌을 때 다시 짓는 데 보험사가 내주는 최대 금액입니다.
예를 들어 Coverage A가 35만 달러이고 허리케인 공제액이 5%라면, 공제액은 1만 7,500달러입니다. 피해가 1만 5천 달러라면 보험사에서 받을 돈은 없습니다.
그래서 보험료를 낮추려고 공제율을 올리는 분들이 많은데, 저는 이 부분을 꼭 계산기로 확인해 보라고 말씀드립니다. 보험료 몇백 달러 아끼려다 큰 피해 때 현금 수만 달러를 준비해야 할 수도 있으니까요.
법적으로 보험사는 퍼센트 공제액을 달러 금액으로도 함께 표시해야 합니다. 갱신 서류의 Declarations 페이지에서 Hurricane Deductible 항목을 찾으면 숫자가 바로 보입니다.
그럼 언제부터 허리케인 공제액이 적용될까요. 플로리다 법(627.4025)은 그 기간을 꽤 구체적으로 정해 두었습니다.
국립허리케인센터가 플로리다 어느 지역에든 허리케인 경보(warning)를 내린 시점에 시작됩니다. 그리고 플로리다에 내려진 마지막 허리케인 주의보나 경보가 해제된 뒤 72시간이 지나면 끝납니다.
쉽게 말하면 우리 동네가 아니라 플로리다 남쪽 끝에만 경보가 떠도 기간은 시작된다는 뜻입니다. 이 시간 안에 생긴 바람 피해는 허리케인 공제액으로 처리됩니다.
또 하나의 조건은 그 폭풍이 국립허리케인센터로부터 허리케인으로 선언됐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열대폭풍 단계에서 생긴 피해라면 일반 공제액이 적용될 수 있으니 약관을 확인해 보세요.
다행스러운 규정도 있습니다. 허리케인 공제액은 같은 보험사 또는 같은 보험 그룹 안에서 한 해(1월~12월) 동안 한 번만 적용됩니다.
CFO가 든 예시가 이해하기 좋습니다. 20만 달러 주택에 2% 공제액이면 4,000달러이고, 일반 공제액은 1,000달러라고 가정합니다.
첫 허리케인 피해가 2,000달러였다면 보험금은 없지만, 이 2,000달러가 공제액에 기록되어 남은 공제액은 2,000달러가 됩니다. 두 번째 허리케인 피해가 5,000달러면 남은 2,000달러를 빼고 3,000달러를 받습니다.
두 번째 허리케인부터는 남은 허리케인 공제액과 일반 공제액 중 큰 금액이 적용됩니다. 허리케인 공제액을 다 채운 뒤라면 그해 남은 허리케인 청구에는 일반 공제액만 적용되고요.
여기서 많은 분이 놓치는 부분이 있습니다. 피해가 공제액보다 작아도 청구를 넣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청구를 해 둬야 보험사가 그 금액을 기록하고, 같은 해 다음 허리케인 때 공제액에서 빼줍니다. 연락을 안 하면 기록이 남지 않아요.
주의할 점은 보험사를 바꿨을 때입니다. 시즌 중간에 다른 그룹의 보험사로 옮기면 앞서 쌓인 공제액은 인정되지 않고, 다음 청구 때 공제액 전액을 다시 부담해야 합니다.
청구 기한도 짧아졌습니다. 2023년 3월 1일 이후 발생한 손해는 최초 청구를 1년 안에, 추가 청구는 18개월 안에 해야 합니다.
그리고 오해가 가장 많은 부분이 침수입니다. 허리케인 공제액이 적용된다고 해서 홍수 피해까지 보상되는 건 아닙니다.
일반 주택보험은 홍수를 보상하지 않습니다. 빗물로 인한 실내 피해도 바람이 먼저 지붕이나 창문에 구멍을 낸 경우에만 보상되는 게 원칙입니다.
홍수는 연방 NFIP나 민간 홍수보험으로 따로 준비해야 하고, NFIP 신규 가입은 보통 30일의 대기기간이 있습니다. 폭풍이 다가온 뒤에 가입하면 늦는다는 뜻입니다.
잉여보험(surplus lines) 상품은 공제액 구조가 다를 수 있고 플로리다 보험보증협회(FIGA) 보호도 받지 못합니다. 보험 가입 당시 서류에 이 표시가 있는지 확인해 보세요.
Inflation Guard 옵션도 한 번 살펴볼 만합니다. 보험 한도가 해마다 자동으로 올라가는 기능인데, 퍼센트 공제액도 함께 올라가는 구조입니다.
제가 독자분들께 권하는 순서는 이렇습니다. 갱신 서류에서 허리케인 공제액을 달러로 확인하고, 그 금액을 비상금으로 따로 마련해 둘 수 있는지 먼저 따져 봅니다.
그다음 피해가 나면 공제액보다 작더라도 사진을 찍고 청구 번호를 받아 둡니다. 홍수보험은 시즌 막바지인 지금부터 여유 있게 알아 두는 편이 낫습니다.
정책마다 조건이 다르고 개인 상황에 따라 유리한 선택이 달라집니다. 공제율을 바꾸기 전에는 담당 에이전트에게 실제 금액으로 비교해 달라고 요청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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