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되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미국에 왔었다.

벌써 사십 년이나 흘렀다. 그때 나는 젊었었고, 가진 것도 많지 않았었지만, 용기 하나로 건너왔었다.

낯선 땅, 서투른 영어, 하루하루가 버겁고 고단했었다. 그래도 버텼다. 어떻게든 흘러가겠지, 그렇게 믿었었다.

그 사이 집 한 채를 마련했었고, 딸 둘을 시집보냈었다.

사람들은 잘 살았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내 마음은 늘 허전했었다. 몇년전에, 아내가 암으로 먼저 떠났었기 때문이다.

그녀가 병상에 누워 내 손을 꼭 잡았었다. "당신, 나 없어도 잘 살아야 해요. 어떻게든 되니까." 그렇게 말했었다.

그 말이 마지막이었다. 나는 그렇게 홀로 남았었다.

필라델피아 겨울은 길고 차가웠었다. 눈 내리는 길을 혼자 걸을 때면, 목도리를 두른 채 내 팔짱을 끼던 아내의 모습이 떠올랐었다.

그때는 따뜻했었다. 지금은 바람만 스며들었다.

집 벽에 걸린 사진 앞에 매일 섰었다. "여보, 딸들 잘 컸어. 제 몫 하며 살고 있어. 다 당신 덕분이야."  사진 속 미소가 대답하는 것 같았었다.

필라델피아의 겨울은 유난히 길고 춥다.

눈 내리는 거리를 걸을 때면, 아내가 옆에서 팔짱을 끼던 모습이 자꾸만 떠오른다.

이제는 편하게 살면 된다고 말하지만, 마음 한쪽 빈자리는 누구도 채워줄 수 없는것같다.

세상 어떤 성공도, 어떤 재산도, 아내의 미소만큼 값지지 않아서일거다.

결국 살아남은 자의 몫은 무거웠었다. 그래도 버텼다.

아내가 했던 말 때문이었다. "어떻게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