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트레이크시티(Salt Lake City)를 처음 듣고 떠오르는 게 뭐냐고 미국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꽤 흥미로운 대답들이 돌아옵니다.

"몰몬!", "보수적인 도시!", "스키 타기 좋은 데지!" 등등. 그런데 이 이미지들, 과연 얼마나 정확할까요?

사실 이런 스테레오타입은 어느 정도 사실을 반영하면서도, 한편으론 꽤 과장되거나 단편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몰몬 교도들의 도시?

가장 흔하게 떠오르는 이미지입니다. 솔트레이크시티는 몰몬 도시.

왜일까요? 유타주 전체가 몰몬교(정식 명칭: 예수 그리스도 후기 성도 교회)의 본산이기 때문입니다. 교회 본부도, 템플 스퀘어도, 몰몬교의 역사적 발자취도 이 도시에 모두 모여 있어요. 실제로 예전엔 도시 인구의 절반 이상이 몰몬 교도였고, 지금도 상당수가 그렇긴 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포인트! 솔트레이크시티는 점점 더 '다문화적'이고 '세속적'인 분위기로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이에요.

특히 젊은 세대와 도심 인구는 이전보다 훨씬 자유롭고 다양한 신념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LGBTQ 커뮤니티 행사도 활발하고, 예술이나 대안 문화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죠.

몰몬 도시라는 타이틀이 과거의 진실이었다면, 오늘날엔 '몰몬의 뿌리를 가진 다변화된 도시'로 보는 게 더 정확합니다.

보수적인 정치 성향

유타주 자체가 공화당의 '철옹성'인 건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솔트레이크시티는 주도이자 중심도시이니, 당연히 이 보수 이미지가 덧씌워지죠. 실제로 유타주는 여러 대선에서 줄곧 공화당이 승리했고, 전통적 가치와 종교적 보수성이 강한 주로 분류됩니다.

하지만 솔트레이크시티는 여기서 약간 결이 달라요. 도심 지역은 오히려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하고, 정치적으로 더 진보적인 경향을 보입니다. 대학생, 이주민, 젊은 직장인들이 밀집해 있으니까요. 유타 전체는 붉은 주(Red State)일지 몰라도, 솔트레이크시티만 놓고 보면 파란 점(Blue Dot)에 가깝다는 분석도 많습니다.

그러니 외지인들이 "이 도시는 지나치게 보수적일 거야"라고 생각하는 건, 시 전체를 '주'의 색깔로 단정지은 오해일 수 있어요.

자연경관과 야외 활동의 천국

솔트레이크시티는 바로 뒤에 와사치 산맥, 차로 1시간 거리에 10여 개의 스키 리조트, 그리고 주위를 둘러싼 다양한 트레일과 국립공원 덕분에 미국 최고의 야외 액티비티 도시 중 하나로 손꼽힙니다.

하이킹, 마운틴 바이킹, 암벽등반, 스키, 스노보드, 캠핑... 계절마다 할 수 있는 게 다르니 매번 색다른 모험이 기다리고 있죠. 그래서 사람들은 솔트레이크시티를 "애들이 어릴 땐 자연 속에서 키우고, 나이 들면 산책하며 살기 좋은 도시"라고들 합니다.

여기에 공기 맑고 물 맑은 환경까지 갖췄다 보니, '야외 중심의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는 이상적인 도시로 각인되어 있어요. 유일한 단점이라면... 겨울철 미세먼지(인버전 현상)가 가끔 기승을 부린다는 점 정도?

몰몬 도시? 보수 정치 중심지? 야외 천국? 이 모든 건 일면의 진실이지만, 전체 그림은 아닙니다.

오히려 최근의 솔트레이크시티는 다양한 문화를 수용하고, 세대 변화에 따라 가치관도 빠르게 바뀌고 있는, 미국 서부의 숨겨진 다이내믹한 도시예요.

여행지로도, 이주지로도, 창업지로도 주목받고 있는 지금의 솔트레이크시티는 한마디로 말하면 "편견보다 훨씬 더 매력적인 도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