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주말엔 워싱턴 D.C. 안에 있는 록크릭 파크(Rock Creek Park)를 다녀왔습니다. 프레더릭에서 차로 한 시간 남짓 걸리는데, 도착하자마자 '이게 정말 도시 안의 공원 맞나?' 싶을 만큼 푸르른 숲이 끝없이 이어지더군요. 도심을 벗어나지 않고도 이렇게 깊은 자연 속에 들어온 느낌이라 기분이 묘하게 여유로웠습니다.
록크릭 파크는 생각보다 훨씬 넓어요. 서울의 남산공원이나 뉴욕의 센트럴파크보다 규모가 크다고 하죠. 공원 입구부터 울창한 나무들이 만들어내는 그늘 아래로 자전거 타는 사람들, 조깅하는 사람들, 가족 단위로 피크닉 나온 사람들까지 다양한 풍경이 이어졌습니다. 특히 아침 시간대에는 새소리와 바람소리가 섞여서 정말 평화롭더군요.
잠시 차를 세워 두고 산책로로 들어섰는데, 공원 한가운데를 흐르는 록크릭(Rock Creek)이 잔잔하게 흘러가고 있었어요. 물소리를 들으면서 걷다 보니 도심의 소음은 완전히 사라지고, 대신 흙 냄새와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살만 남았습니다. 도로 바로 옆에 이런 자연이 있다는 게 놀라웠어요. 공원 안에는 크고 작은 트레일 코스가 정말 많습니다.

'Western Ridge Trail'은 약간 오르막길이 많아서 운동하기 딱 좋고, 'Valley Trail'은 완만해서 가볍게 산책하기 좋더군요. 저는 두 코스를 조금씩 섞어서 걸었는데, 길 중간에 작은 다리와 전망대가 나와서 잠시 앉아 쉬기 좋았습니다
그늘진 나무 아래서 물 한 모금 마시고 있으니, 마치 숲속에 집 하나 짓고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공원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록크릭 천문대(Planetarium)도 있고, 예전 대통령들이 여름 별장처럼 이용했다는 'Pierce Mill' 같은 역사적인 장소도 있습니다.
오래된 물레방아 건물인데, 1800년대 초반부터 이 지역 농부들이 실제로 곡물을 빻던 곳이라고 하더군요. 지금은 복원되어 전시관으로 운영되고 있었는데, 옛 건물 특유의 냄새와 나무결이 남아 있어 잠시 시간 여행을 한 기분이었습니다.
점심은 공원 근처에 있는 작은 카페에서 샌드위치와 커피를 먹었는데, 바깥 테라스 자리가 있어서 숲을 바라보며 천천히 식사하기 좋았어요. 도시 속에 이런 여유가 있다는 게 참 부럽기도 했습니다. D.C.라는 거대한 행정 도시가 이렇게 큰 공원을 품고 있다는 게 얼마나 잘 계획된 도시인지 새삼 느껴졌어요.

오후가 되니 공원 입구 쪽에는 요가하는 사람들, 아이들과 함께 자전거 타는 가족들이 많아졌습니다. 한쪽에서는 기타를 치며 노래 부르는 젊은이들도 있었고요. 그 풍경을 보는데, '이게 바로 워싱턴 D.C. 사람들이 주말을 보내는 방식이구나' 싶었어요.
프레더릭에서는 느리게 흘러가는 평화로움이 매력이라면, 록크릭 파크에서는 도심 한가운데서 잠시 숨을 고르는 여유가 매력이었죠.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석양이 비치고 나무 그림자가 길게 늘어졌습니다.
짧은 나들이였지만 머릿속이 맑아지고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어요. 록크릭 파크는 단순한 공원이 아니라 '도시 속 쉼표' 같은 곳이더군요. 다음번에는 자전거를 싣고 가서 더 긴 코스를 달려볼까 합니다.
자연을 느끼면서도 도시의 리듬을 놓치지 않는, 그런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곳. 바로 록크릭 파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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