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텍사스로 이사 왔을 땐 솔직히 "Y'all"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뭔가 촌스러운 느낌까지 들었습니다.

뭐랄까... 영어책에서 배운 "you"나 "you guys"만 쓰던 제 입장에선, "Y'all want some sweet tea?" 이런 말이 나오면 그게 나한테 하는 말인지, 복수형 인사말인지 익숙하게 들리지가 않았거든요.

그런데 20년 살다보니 이제는 저도 당당하게 말합니다.

"Hey y'all, dinner's ready!"

처음 미국와서 뉴욕에서 살다가 지금은 텍사스 생활만 20년째입니다.

이젠 누가 봐도 텍사스 로컬이죠. 사실 미국 영어에서 "you guys"랑 "y'all"이 어떻게 갈리는지 보면 일종의 미국 문화 지도 같아요.

기본적으로 "you guys"는 북부 스타일, "y'all"은 남부 스타일입니다.

캘리포니아, 뉴욕, 시카고, 보스턴 같은 데서는 "you guys"가 압도적이에요. 길거리 카페에서 바리스타가 "What can I get for you guys?" 하고 묻는 건 너무 자연스럽죠. 여긴 성별도 상관없어요. 여성들끼리 있어도 그냥 "you guys"예요. 약간 젠더 뉴트럴처럼 쓰이죠. 이 표현은 좀 쿨하고, 도시적인 느낌이 있어요.

반면, 조지아, 앨라배마, 미시시피, 루이지애나, 그리고 물론 텍사스! 이쪽에서는 "y'all"이 기본 인사예요. 누가 물 한 컵 줘도 "Thank y'all" 하고, 단체 메일 보낼 때도 "Hey y'all"로 시작합니다. 부드럽고 따뜻하고, 뭔가 공동체 의식 있는 느낌. 약간 "우리는 다 함께야"라는 뉘앙스도 있고요.

처음엔 "you guys"랑 "y'all"이 둘 다 2인 이상을 지칭하는 줄 알았는데, 재미있는 건 "y'all"은 때때로 1인한테도 씁니다. 가게에서 점원이 저한테 "Y'all have a good day now"라고 했을 때 혼자서 당황했는데, 알고 보니 그냥 습관처럼 나오는 인사말이더라고요.


지역별 특징을 지도로 보자면 이렇게 갈립니다.

동북부: "you guys" 천지. 뉴욕, 펜실베이니아, 보스턴은 무조건 이쪽. 여기서 "y'all"하면 무조건 남부태생으로 각인됩니다. ㅋㅋ

중서부: 여전히 "you guys", 하지만 일부 지역은 슬슬 "you all"도 써요.

남부: "y'all"의 천국. 텍사스는 거의 종교 수준입니다. 회사이메일에서도 우리끼린데 뭐 어때하면서 "y'all"을 쓰죠

서부: 캘리포니아는 "you guys" 기본, 하지만 요즘은 inclusive language 흐름 때문에 "you all"이나 "folks" 같은 것도 슬슬 늘고 있어요. 그러나 "y'all"은 거의라 해도 될 정도로 안씁니다.

그런데 말이죠, "y'all"의 진가는 "y'all"을 쓰는 사람들과 좀 더 가까워질 때 나옵니다. 누군가 나한테 "How y'all doing?" 하고 묻는 순간, 묘하게 마음이 열리는 기분이 들어요. 영어 특유의 미국 정서도 있잖아요.

지금은 누가 "you guys" 하면 저는 약간 거리감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저 사람은 남부 사람이 아니구나..." 하고요.

그리고 뭔가 따뜻하고 느긋한 이 남부의 말투, 지금은 저도 정말 좋아합니다.

So y'all take care now, alr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