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1980년대부터 비만율이 가파르게 상승한 주된 배경을 다섯 가지로 정리하겠습니다.

고과당 옥수수시럽(HFCS) 사용 확대입니다.
1970년대 후반에 저렴한 감미료로 자리 잡은 HFCS는 탄산음료·과자·조미료 등 가공식품 곳곳에 들어가면서 당 섭취량을 급격히 끌어올렸습니다. 가격 경쟁력이 높아 설탕을 빠르게 대체했고, 가공식품 소비 증가와 맞물려 열량 과잉의 핵심 요인이 됐습니다.

초가공식품(UPF) 소비 급증입니다.
냉동식품, 즉석 스낵, 패스트푸드 같은 초가공식품은 조리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 주었지만, 높은 열량·당·지방·나트륨과 낮은 식이섬유라는 특성을 가졌습니다. 1980년대 전자레인지 보급과 함께 가정에 빠르게 침투해 일상적 주식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외식 및 ‘빅 사이즈’ 문화 확산입니다.
패스트푸드 체인이 전국으로 확장되면서 “수퍼 사이즈” 음료·감자튀김을 묶은 저가 세트 메뉴가 유행했습니다. 대용량 음료와 무한 리필 정책은 음료수·프렌치프라이 섭취량을 폭발적으로 늘렸고, 가정식보다 높은 열량을 일상화했습니다.

좌식(앉아 있는) 생활 패턴의 보편화입니다.
사무직·서비스직 중심의 산업 구조 변화, 개인용 컴퓨터와 게임기 보급, TV 시청 및 이후 스마트폰·인터넷 사용 증가는 하루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줄였습니다. 에너지 소비가 줄어든 반면 음식 섭취는 그대로이거나 더 늘어나 에너지 불균형이 심화되었습니다.

자동차 의존도와 도시 설계의 변화입니다.
교외 주거지 확대와 대중교통 쇠퇴로 통학·통근·장보기에 걷거나 자전거를 타는 기회가 크게 줄었습니다. 걷기 친화적인 인도가 부족하고, 식료품점 대신 패스트푸드점이나 편의점이 가까운 환경이 많아져 활동량 감소와 열량 밀도 높은 음식 섭취가 동시에 증가했습니다.

이 다섯 가지 요인이 서로 맞물리면서 1980년대 중·후반부터 미국인의 평균 열량 섭취가 상승하고, 신체 활동량은 감소해 비만율이 급격히 높아졌습니다.

비만이 불러오는 질환들

  • 제2형 당뇨병
    지방 조직이 늘어나면서 인슐린 저항성이 커지고, 췌장이 이를 보상하려다 지쳐 혈당 조절이 무너집니다.

  • 고혈압·심혈관 질환
    체중이 늘면 심장이 더 큰 압력으로 혈액을 보내야 하고, 복부지방에서 분비되는 염증성 물질이 혈관 내피를 손상해 동맥경화를 촉진합니다. 그 결과 심근경색·뇌졸중 위험이 동시에 상승합니다.

  • 지질 이상증(콜레스테롤·중성지방 변화)
    LDL-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은 올라가고, 보호 역할을 하는 HDL-콜레스테롤은 내려가 혈관 건강에 악영향을 줍니다.

  • 비알코올성 지방간·간염
    과잉 지방이 간에 축적돼 염증·섬유화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심하면 간경변으로 진행하기도 합니다.

  • 수면무호흡증
    목 주변 연조직이 두꺼워져 기도가 쉽게 좁아집니다. 밤새 호흡이 끊기면 만성 피로·고혈압·부정맥 위험이 커집니다.

  • 골관절염(무릎·허리·고관절)
    체중 부담이 관절 연골을 빠르게 닳게 하고, 지방세포에서 나오는 염증 매개 물질이 관절 통증과 부종을 악화시킵니다.

  • 암 발생 위험 증가
    유방·대장·자궁내막·췌장 등 특정 암은 체내 만성 염증, 호르몬 불균형, 인슐린·IGF-1(성장인자) 과다 등의 영향을 받아 발생률이 높아집니다.

  • 만성 신장 질환·담석·불임(호르몬 불균형) 등도 비만과 유의한 연관이 보고돼 있습니다.

예방·관리 핵심

  1. 체중 감량 5~10 %만 이뤄도 혈압·혈당·지질 수치가 뚜렷이 개선됩니다.

  2. 주 150분 이상 중등도 유산소 운동(빠른 걷기·자전거)과 주 2회 근력 운동을 권장합니다.

  3. 가공식품·설탕 음료 줄이고 채소·통곡물·단백질(생선·두부·살코기)을 늘리면 포만감 대비 열량을 낮출 수 있습니다.

  4. 필요하면 전문의 상담을 통해 식이·운동 처방, 약물·수술적 비만 치료도 검토합니다.

생활 습관의 작은 변화만으로도 여러 성인병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으니, 꾸준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